“고등학생이 선택한 논문주제는 우연인가 필연인가?”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대필 논문’과 관련, ‘논문을 쓰는 일이 주업인 연구자’로서 날 선 비판을 가했던 천체물리학자인 우종학 서울대 교수(물리천문학부)가 14일 던진 궁금증이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지명자의 딸이 고1 때 출판한 논문이 8개나 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접하며, 어떻게 이렇게 정치·경제·사회를 넘나드는 다양한 논문을 쓸 수 있었을까도 의문이었다”며 “그러나 더 궁금했던 것은 셔먼 액트(Sherman Act), 국가부채 등 이런 구체적인 주제들을 어떻게 정했을까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의문이 풀린다. handonghoon.com이 제기한 의혹을 보니, 이 주제들은 지난해 10월에 발표된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학생 주최 에세이 경진대회 주제였다”며 “알렉스 한이 ‘ABC Research Alert’에 3편의 논문을 출판한 시점은 바로 다음달인 11월과 12월”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가 출판한 세 편의 주제가 모두 하버드대 경진대회 주제로 공지된 4가지에 포함되는데, 대단하다”며 “어떻게 대략 한 달 만에 3편의 논문을 쓴 걸까?”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혹은 알렉스 한이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주제에 대해서 중학생 때부터 써 온 글들이 있었는데, 마침 우연의 일치로 하버드대학에서 에세이 경진대회를 위해, 딱 그 세 가지 주제를 골랐을 가능성도 있다. 글쎄요 이런 가능성은 제 페북 포스팅에 ‘좋아요’를 누른 분들 중에 안드로메다은하에 사는 외계인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지 않을까 싶다.”
그는 “한동훈이 논문이 아니라 에세이라고 말한 이유도 이제 이해가 간다”며 “에세이 경진대회를 위해 준비한 글인데 경진대회에 제출하지 않은 글이 논문이 될 거라는 생각 못하고 저널에 출판한 것이니 고등학생의 글, 에세이, 연습용 글 등을 언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어떻게 그렇게 짧은 기간에, 그러니까 하버드대햑이 주제를 공지한 21년 10월 17일 이후 한두 달 사이에 여러 주제의 글을 한번에 다 쓸 수 있었을까다. 이미 보도된 대로 출판된 논문 한 편은 방글라데시 저자의 대필 의혹이 있고, 한동훈 측은 첨삭지도해준 거라지만 믿기는 어렵다. 나머지 논문들도 그렇지 않을까 추정하는 건 합리적 의심이다.”
그리고는 “더군다나 알렉스 한이 미국에 사는 사촌과 같이 써서 저널에 출판한 논문은 여러 논문을 짜집깁한 표절의혹이 있는데, 이런 것도 첨삭지도일까”라고 묻고는 “알렉스 한이 작성한 논문의 주제들은 우연일까, 아니면 필연일까? 이 의혹이 사실인지 수사로 밝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