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라백] '봉봉'. 이것은 기성세대가 기억하고 있는 오렌지 음료의 상표명이 아니다. 최소한 필리핀에서는 이 이름을 개그 소재로 삼는 것을 주의해야 할 지 모르겠다. '봉봉'은 무려 새 대통령에 당선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의 별칭이기 때문이다. 주니어라고 해서 청년 정치인으로 해석되기 싶지만 '봉봉'은 이미 올해 환갑을 훌쩍 넘긴 64세(1954년생)다.
아버지 마르코스(1970~1989년)는 잘 알려진 대로 악명높은 독재자다. 그의 폭정으로 사망한 필리핀 국민이 3천명을 넘고, 외국에 빼돌린 재산은 10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이중 회수한 돈은 절반도 안 된다. '구두 3천켤레'로 유명했던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는 90세를 넘기고도 최근까지 명품을 걸치고 재력를 과시중이다.
독재자의 자식을 다시 대통령으로 옹립한 필리핀 국민 수준이 우스운가.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불과 10년 전 '박 씨의 딸 박 씨'를 대통령으로 받들었던 선례가 있다. 일각에서 '봉봉'을 '필리핀 판 박근혜'라고 부르는 이유다.
한편 5·18민주화운동이 42주년을 맞았다. 5.18민주묘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오월 정신'을 언급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선거 전 전두환을 옹호했던 그 대통령이다. 비극의 현장에서 희극이 펼쳐지고 있다.
광주 시민에게 발포를 명령한 책임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40년이 넘는 동안 심증으로만 기록된 망각의 역사가 그렇게 또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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