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가슴에 손을 얹고 경례한 것에 대한 논란에 23일 대통령실이 내놓은 해명이 다시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냥 “부적절했고 생각이 짧았다”고 실수를 솔직히 시인하면 될 것을, “상대 국가를 연주할 때 가슴에 손을 올리는 것은 상대국에 대한 존중 표시”라며 “행정안전부 ‘대한민국국기법’과 정부 의전 편람을 보더라도 상대방 국가 연주 시 예를 표하는 데 대한 어떠한 제한 규정도 없다”고 해명한 것이다.
하지만 ‘구구하고 구차하다 못해 궁색하기 그지 없는 변명’이라는 불쾌한 반응이 지배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상대국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굴종'이다" "광복절날 미국 성조기도 게양하지?"라는 등 비아냥마저 나올 정도다.
네티즌들은 당장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물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어느 누구도 그런 전례가 없을뿐더러, 거꾸로 상대국 정상들마저 우리나라 국가가 연주될 때 윤 대통령처럼 가슴에 손 얹고 경례한 바가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도시전문가인 김진애 전 의원은 이날 “비상식적인 짓을 몰상식으로 해명하려는 윤석열 정부. 그리 감싸주다가는…”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한 네티즌은 “사실 의전에서 저런 실수를 한다는 것 자체보다 그 이면에 있었던 상황이 더 심각하게 우려스럽다”며 “바이든은 부통령까지 경험한 사람으로서 외교 경험이 풍부한 능구렁이라면, 윤 대통령은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초보 수준의 외교력을 보이지는 않았는지 크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지 미국 동맹국의 ’예스맨’이 결코 아니다”라며 "한미동맹의 근본은 군사동맹이고, 주권국가인 한국이 경제에 있어 주체적으로 움직이면 되지, 중국을 견제하는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에 왜 쉽게 가입해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미국은 중국 제품 수입하는 거 제한 거의 안 하는데, 왜 동맹국들이 뭉쳐서 미국이 원하는 똘마니 역할을 해야 하느냐?
이와 관련,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IPEF에 한국 참여를 공식화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등 상당한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다.
IPEF 참여문제의 경우 우리나라가 미국을 상대로 이용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인데, 도리어 기다렸다는 듯이 미국의 제안을 덥석 받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게 사실.
또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연합훈련을 명분으로 가장 우려되는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이는 대선 TV토론회 당시 윤 대통령이 시사했던 우려스런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그렇다.
미국이 챙긴 실리들과 비교할 때 우리가 거둔 결과물은 지극히 왜소하고 초라하기 그지 없다는 손익계산서가 흘러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