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있더라도 산불이 나면 헬기라도 타고 와야죠.”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3월 4일 밤 10시 40분 경북 울진군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이재민보호소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하면서 이같이 약속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29일 이틀째 이어지는 경북 울진 산불에도 헬기를 타지도 않았고 화재현장을 찾지도 않았다. 대신 산림청, 소방청 및 경상북도 등에 산불 진화와 주민 일상 복귀 지원을 지시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두어 달 사이로 공교롭게도 경북 울진에서만 두천리와 행곡리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으나, 대선 전과 후로 윤 대통령은 180˚ 태세를 전환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 주연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에게 각각 축전을 보냈다.
또 언론은 이날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7일과 2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의 대통령 집무실을 연이틀 들른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전날 반려견들을 데리고 집무실을 방문한 김 여사와 함께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댕댕이 나들이'에 나섰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수구언론은 “윤 대통령 내외는 청사 앞 잔디밭에 앉아 강아지들이 노는 모습을 구경하거나 대통령 집무실 의자에 앉아 대화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에게 민생(民生)은 온데 간데 없고, 지엽말단적인 가십성 보도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압권은 〈조선일보〉를 비롯 '참칭 언론'이 일제히 보도한 김 여사의 운동화 홍보기사다. 대놓고 특정업체 제품을 PR해주는 홍보대행사를 자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건희 여사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Dior) 제품으로 추정되는 운동화를 착용한 사진이 공개됐다. 이날 사진에서 김 여사는 옅은 황갈색 바탕에 검정 무늬가 새겨진 캔버스 운동화를 신었는데, 이는 디올 제품으로 보인다. ‘워크 앤 디올’ 스니커즈는 황갈색의 자수 캔버스 소재를 활용했다. 신발끈에는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이라고 적혀있다. 해당 제품은 현재 디올 공식 홈페이지에서 14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조선일보)
소탈한 '서민 코스프레'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하다 전날 175만원 상당의 ‘크리스찬 디올’ 명품 블라우스를 띄우며 ‘명품 패셔니스트’로 컨셉을 전환한 수구언론이 아예 이처럼 ‘건비어천가’를 대놓고 부르기 시작한 셈이다.
이에 방송인 송기훈 애널리스트는 “하루 종일 대통령 동정이라고 나오는 뉴스의 대부분이 먹고, 마시고, 입고, 놀고…”라며 “국민들이 언제 배부른 돼지처럼 사는 삶이 궁금하다고 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는 “국민들이 궁금한 것은 나라의 비전과 경제, 어려운 살림살이에 대한 대책, 그리고 국정 철학 등등”이라며 “언론은 짖지 못 하고 꼬리만 흔들어 대다가 침만 흘리는 입마개한 개들이 되었구나”라고 장탄식의 한숨을 내뱉었다.
국민의 알권리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