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 ‘아내와 힘 겨루기’
[좋은생각] ‘아내와 힘 겨루기’
  • 정기룡
  • 승인 2015.04.20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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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룡 미래현장전략연구소장

[굿모닝충청 정기룡 미래현장전략연구소장] 이사람 저사람 만나느라 바쁘게 동분서주했던 때가 어제인데 퇴직하고 나니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날마다 마주대하는 사람은 아내뿐이다. 현직 시절에는 멋지게 자전거 타고 등산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는데 막상 퇴직하고 보니 관심이 가질 않는다. 바쁠 때는 하루 실컷 자보고 싶었는데 이젠 누어도 잠이 오지 않는 것이 퇴직인가 보다.

어느날 아내가 사온 바지가 크다. 정년하고 집에 있으니 살도 빠지는가 보다. “여보! 바지가 크네” 라고 하니 같이 바꾸러 가자고 한다. 백화점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4층 옷가게로 올라가야 하는데 아내는 지하 1층에 그릇매장으로 달려간다. 이것저것을 살피는데 30분이   지나간다. “여보! 집에 그릇 많잖아”라고 하니 “이 그릇은 없어”라고 하며 계속 이것저것 만져본다. 속이 터진다. 다시 1층으로 올라가니 화장품코너로 달려간다. 립스틱을 종류별로 발라보는데 30분이 또 지나간다. “여보! 옆에 소파에 앉아 있을 테니 다 보고 와”, 한쪽구석에 쇼파로 가보니 쇼핑백을 안고 앉아 아내를 기다리는 불쌍한 남편들이 가득하다.

“남편은 밥먹을 돈으로 꽃을 사고
아내는 꽃을 살 돈으로 남편에 밥 한 그릇 살 수 있는 마음만 있으면
가정은 날마다 화목해질 수 있다.”

결국 4층에 가서 바지 바꾸는데 4시간 걸렸다. 백화점에서 근무 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 돈도 안 가져간 아내에게 이것저것 입혀보고 발라보게 하고, 사지도 않는데 웃으며 또 오라고 한다. 대단한 인내심이다. 내가 만약에 백화점 사장이라면 정문에 일제검문 시켜서 돈안 가져온 아줌마들은 못 들어오게 하겠다.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속이 터진 김에 아내에게 한마디 던졌다 “여보! 나 지금 기분이면 당신 바꾸고 싶어” 라고 하니 아내가 또 한마디 던진다. “나는 매일 바꾸고 싶어!” 라고 쏘아붙인다. 본전도 못 찾았다.

남자와 여자는 처음부터 생각이 다르게 태어난다고 한다 여성들은 관계를 중시하지만 남성들은 목표를 중시 한다고 한다. 남편들은 밥 한 그릇에 배가 불러 행복하지만 아내는 꽃 한송이에 행복을 느낀다.

남편은 밥 먹을 돈으로 꽃을 사가지고 집에 들어가야 하고 아내는 꽃 살돈으로 남편에게 밥 한 그릇 살 수 있는 마음만 있으면 가정은 날마다 화목해 질 수 있다. 세월이 지나서 이만큼 와 있다. 30대에는 예쁜 여자가 좋았던 시절이 있었고 40대 때에는 돈 버는 여자들이 부러울 때가 있었다. 훌쩍 50대를 지나다 보니 이제는 편안한 아내가 좋아진다.

부부관계는 50대 50이 될 수 없는가 보다. 한 사람이 51이면 한 사람은 49가 되는 것이다. 서로가 조금씩만 양보하고 조금만 낮아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바다에 가면 기분 좋은 것은 바다는 낮기 때문에 모든 물이 다 모여 시원하고 탁 트여 막히는 것이 없어서이다.      

어린 시절 시소를 타면 누가 힘줘서 상대방을 올라가게 하는지 다 알 수 있다. 내가 조금 힘을 써야만 상대방을 올라가게 할 수 있다. 그런 관계가 부부인 것 같다.

언젠가 TV광고에서 그런 이아기를 한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고 아무리 열정적인 부부라도 세월과 더불어 사랑의 온도가 내려가게 되어있다. 화목한 가정과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 꽃이 만발한 화창한 이 계절에 서로의 입장을 바꿔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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