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의 복지이야기] 가계 금융복지, 들어보셨나요
[김세원의 복지이야기] 가계 금융복지, 들어보셨나요
2012년부터 가계 금융복지조사 실행
위험한 암호화폐… 2040은 왜 투자 하나
재산 지키고 운용하는 금융복지 교육 필요
  • 김세원 대전과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22.06.0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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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굿모닝충청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국산 가상화폐(코인)인 루나와 테라USD 폭락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테라폼랩스 대표를 검찰에 고소했다. 피해자의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은 “설계 오류와 하자에 대해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고, 고지 사실과 달리 루나 코인의 발행량을 무제한으로 확대한 행위는 기망 행위이며, 지속 불가능한 연이율 19.4% 이자 수입을 보장하면서 투자자를 유치 했다”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금융정보분석원의 실태조사를 보면, 2021년 12월 기준 29개 가상자산사업자(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하는 인원 558만 명 가운데 30대가 174만 명(31%)으로 가장 많았고 40대(148만 명, 27%)와 20대 이하(134만 명, 24%)가 뒤를 이었다. 2040세대가 전체 암호화폐 투자자의 82%를 차지한 것이다.

주택을 포함한 자산 가치가 근로소득이나 제도권 금융 투자로는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오르면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고수익을 노리는 젊은 층의 투자가 이어진다. 젊은이들은 부동산에 투자하려니 대출이자 부담이 크고 주식은 큰 이득을 기대하기 어려워 위험한 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집값이 터무니없이 올라 월급만으로 자산을 형성하는 게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20-40세대가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에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 젊은이들이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빚을 만드는 요인은 위험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연령층을 떠나 우리의 가정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하는 것 중 하나가 간병비다. 가정 내에 ‘전담 돌봄자’가 없는 경우 간병 상황 발생은 곧바로 위기로 이어진다. 아프거나 생계를 위해 일을 빠질 수 없을 때, 또 혼자라면 ‘간병 파산’으로 발전할 개연성이 크다. 본인이 50-60대 이면서 부모가 생존해 있는 사람들의 걱정 1 순위는 바로 간병비다.

예수를 유대교 종교재판소에 넘기는 유대인들의 모습을 그린 12세기 영국의 성화. 유대인은 구부러진 코, 물갈퀴가 있는 발이 달린 존재로 그려졌고, 심지어 악마의 모습으로 형상화되기도 했다. 기독교인 상인들이 길드를 형성하면서 유대인들은 상업에 제한을 받았고, 노예를 소유해 농사를 지을 수 도 없었다. 대부업은 꼭 필요하지만 누구도 그 일을 맡으려고 하지 않았다. 유대교에서는 “이방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는 받을 수 있되 너희 형제에게는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어서는 안 된다.”라는 구약성경을 근거로 이방인에게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유대인들이 대부업에 종사하게 된 하나의 배경이다.
예수를 유대교 종교재판소에 넘기는 유대인들의 모습을 그린 12세기 영국의 성화. 유대인은 구부러진 코, 물갈퀴가 있는 발이 달린 존재로 그려졌고, 심지어 악마의 모습으로 형상화되기도 했다. 기독교인 상인들이 길드를 형성하면서 유대인들은 상업에 제한을 받았고, 노예를 소유해 농사를 지을 수 도 없었다. 대부업은 꼭 필요하지만 누구도 그 일을 맡으려고 하지 않았다. 유대교에서는 “이방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는 받을 수 있되 너희 형제에게는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어서는 안 된다.”라는 구약성경을 근거로 이방인에게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유대인들이 대부업에 종사하게 된 하나의 배경이다.

건강 보험이나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간병비는 보장되지 않는다. 요즘 하루 간병 비는 최고 13만 원을 넘어 섰다. 코로나 사태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이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이 크게 모자란 탓이라 한다. 종일 간병인을 고용한다면 월 300-4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간병과 관련 최근에는 영 케어러(Young Carer) 문제가 부각되었다. 영 케어러는 만성적인 질병이나 장애, 정신적인 문제나 알코올, 약물 의존 등을 가진 가족을 돌보는 청소년 또는 청년들이다. 비록 여리지만 이들은 아픈 가족의 신체와 정서, 그리고 집안의 필수노동을 해 내야 한다.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돈을 융통해야 하지만, 신용이 약하다 보니 금융권에서는 외면받고 ‘사채’를 이용하기도 한다.

20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 실시 의료기관 확대 및 서비스 대상에 중증 환자를 포함시키는 방안, 현재 3천만 원인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5천만 원까지 증액하고 간병비를 포함시키는 방안, 일정 금액 이상 병원비를 쓰면 다음 해에 되돌려주는 현행 본인부담 상한제를 바꿔 퇴원 전에 정산하는 방안, 본인부담 상한제를 100만 원으로 제한하고 비급여와 간병비를 포함하는 방안, 병원비를 국가가 대납해주고 장기 분할상환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논의 된바 있다.

법과 제도의 정비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간병비는 개인의 몫으로 남는다. 개인과 가정의 경제상태와 운용은 그 중대성이 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부터 가계금융조사에 복지 부분을 추가했다. 가계의 경제 사회적 생활 수준 정도, 지속 기간, 변화 요인 등을 파악하여 경제적 삶의 수준 및 변화를 미시적으로 파악하고, 사회 및 복지 관련 정책 및 연구를 위한 것이다.

전국 20.000 여 가구를 표본으로 한 2021년 가계금융복지 조사에 따르면 예상 은퇴 연령은 68.2세였지만 실제 은퇴 연령은 62.9세 였다. 은퇴 후 가구주와 배우자의 월평균 적정생활비는 305만 원으로 전년 대비 12만 원이 올랐다. 가구주와 배우자의 노후 준비상황에 대해 ‘준비가 잘 되어있는 가구’는 8.9%에 불과 했고, 39.4%가 ‘잘 준비 못 했다’고 응답했으며, 14.8%는 ‘전혀 노후 준비가 안 됐다’고 밝혔다.

유대인들은 13살 성인식을 치르면서 성경과 시계, 축의금 등 세 가지 선물을 받는다. 보통 천 만 원 단위의 돈이 모이고, 여유 있는 조부모들이 사전 증여의 개념으로 더 큰 돈을 주면 상당한 축하금이 모아 진다. 부모는 아이 명의로 주식. 채권, 예금 등 금융자산으로 넣어둔다.

그대로 묻어두고 20세가 되거나 대학 졸업을 하게 되면 2배 이상 불어난다. 아이들은 10대부터 어떻게 돈을 굴리고 불리는 방법, 곧 투자를 배운다. 주말 가족 식사 테이블에 철학자나 랍비가 초대되기도 하지만, 투자에 성공한 유대인 이웃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는 ‘투자 특강’도 수시로 접할 수 있다. 탈무드에는 사람을 해치는 것 세 가지를 걱정, 말다툼, 빈 지갑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성인이 되어서야 뒤늦게 재테크 공부를 시작할 때, 유대인들은 10대 초반부터 고도의 금융 마인드로 무장되어 세상을 살고 있다. 근검도 중요하지만, 우리도 어린 시절부터 돈에 대한 가치와 투자를 제대로 알려줄 금융복지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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