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백 만평] '민주당스러운' 패배, '민주당이 민주당했다'
[서라백 만평] '민주당스러운' 패배, '민주당이 민주당했다'
  • 서라백 작가
  • 승인 2022.06.0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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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서라백] 6·1 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끝났다. 전라와 제주를 제외하더라도 캐스팅보트인 충청권에서 4개 광역단체를 모두 내줬다. 간신히 챙긴 경기도지사 하나로 위안을 삼기에는 부끄러운 성적표다. 

이번 패배는 일찌감치 예상된 결과다. 윤석열 정부 집권초 안정론을 선택한 국민의 뜻이기도 하지만, 대선 패배후 순발력있게 당을 추스리지 못한 지도부의 안이함도 컸다. 선거전략도 미비했고 방향성도 통일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계파간 '남탓'과 '내부총질', 선거를 코앞에 두고 찬물을 끼얹는 지도부의 '자학'도 한 몫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이 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못해서'라고 표현한다. 조금 돌려말하면 '민주당이 뭘 잘했는지 모르겠다'로도 풀이된다. 즉, 잘 하든 못 하든 뭔가 했다는 티가 나야 하는데 그마저도 보이지 않았으니, 그동안 배부른 배만 튕기며 안분지족 했다는 뜻일 수도 있다. '민주당스럽다'도 있는데 이것은 '국민이 기껏 힘을 실어주면 지들끼리 치고박다가 결국 분열로 망하더라'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직선제 개헌 이후 진보·중도정당이 완승한 사례를 보면, '잘해서 이겼다'기 보다는 '지나가다 지갑을 주웠다' 정도로 비유될 수 있다.    

지난 2004년 초 분열된 여당(새천년민주당)과 야당인 자유민주연합(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 역풍을 맞으며 이어진 총선에서 철퇴를 맞았다. 덕분에 친노그룹 중심 열린우리당은 국회 과반을 넘는 150석(지갑)을 차지했다. 

기억이 더 뚜렷한 지난 2016년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정국이 뒤죽박죽된 해다. 이로 인해 이듬해 2017년 대선을 거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게 되고, 민주당은 막강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2018년 총선 승리(지갑)까지 챙긴다. 국정농단 파문이 일어나기 전 무력하기 짝이 없던 민주당에게 이런 횡재가 따로 없다. 

국민의힘도 과거 참패 당시에는 '천막당사'와 '무릎사죄'라는 '쇼'를 통해 등돌린 민심을 수습했다. 민주당은 비대위 총사퇴로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분위기지만 수습은 커녕 계파간 갈등만 깊어가는 형국이다. 진정성이 없더라도 이벤트라도 그럴싸하게 하면 그럭저럭 봐줄만 한데 그것마저 없다.

어떤 사람의 행색이나 돌아가는 상황을 속된 말로 '꼬라지'라고 한다. 2024년 총선이 2년도 남지 않았다. 민주당이 재차 죽쒀서 개주는 꼬라지를 보이지 않으려면 망가진 자신의 꼬라지부터 수습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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