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기부는 카타르시스다
[시민기자의 눈] 기부는 카타르시스다
  • 홍경석
  • 승인 2015.04.21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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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석 수필가

[굿모닝충청 홍경석 수필가] 동창회가 있던 지난 4일 약속시간보다 세 시간 일찍 천안에 도착했다. 그리곤 참으로 오랜만에 독립기념관을 구경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엔 나도 차가 있었기에 독립기념관 역시 자주 가곤 했었는데…

아무튼 모처럼 찾은 독립기념관에서는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까지도 다시금 만날 수 있어 많이 반가웠다. 경교장(京橋莊)은 서울특별시 종로구에 위치하고 있는 일제 강점기에 건축된 일본식 주택이다.

1945년 11월 임시정부 국무위원들과 함께 귀국한 김구 선생께서는 그러나 1949년 6월 26일 경교장 집무실에서 육군 소위 안두희에게 암살된다. 경교장은 본디 일제 강점기의 금광업자 최창학(崔昌學)의 별장이었다.

최창학은 1923년부터 1929년까지 평안북도 구성군 소재 광산을 광업권으로 설정하면서 삼성금광(三成金鑛)을 설립한다. 그리곤 일제 강점기 동안 조선인 최대의 광업자이며 천만장자로 불렸다고 한다.

그가 얼마나 대단한 부자였는가 하면 1938년 최창학 일가족이 그곳을 떠나 경성으로 이사했을 때 구성군과 평안북도의 세 수입이 줄어들었다는 일화까지 있을 정도라니 말 다했다. 서울로 이사한 후로는 여러 친일 단체에 참가하여 태평양 전쟁을 적극 지원했다고 알려져 있다.

최창학은 이 때문에 해방 후에는 친일파로 몰려 고생했지만 개인 별장으로 지은 죽첨장(竹添莊)을 김구 선생께 기부 형식으로 기증했고 김구 선생은 이를 경교장으로 개명하였다고 전해진다.

얼마 전 국내 1위 종합 홈인테리어 전문기업인 한샘의 조창걸 명예회장이 세계 속에서 한국의 미래를 개척해 갈 전략을 개발하고 미래의 한국을 이끌어 갈 리더를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법인 한샘드뷰 연구재단에 개인 재산의 절반인 45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출연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른바 ‘통 큰’ 기부였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솔직히 기부에 인색한 게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는 걸 극도로 회피하며, 자자손손 물려주려는 세습 경영의 고집 또한 여전히 철옹성처럼 견고하다.

한데 그러한 어떤 악습과 폐단이 여전하기에 대한한공 여 부사장의 ‘땅콩 회항’이란 소위 갑질에 대한 엄중한 법적 처벌까지를 자초한 것 아니겠는가! 진부하고 고루하기까지 한 주장이겠지만 기부(寄附)란 역시나 아름다운 것이다.

그건 또한 어떤 카타르시스(catharsis)이기도 하다. 마치 지난날 사랑하는 딸이 서울대에 합격한 뒤 내가 그 기쁨을 그예 제어하지 못 하고 공유하려 직원들 모두에게 푸짐한 식사를 산 어떤 ‘기부’ 차원의 그 기분 좋은 카타르시스와도 같은 종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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