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금선탈각(金蟬脫殼)의 교훈
[기고] 금선탈각(金蟬脫殼)의 교훈
  •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 승인 2015.04.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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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굿모닝충청 송명석(영문학 박사, 세종교육연구소장)]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의 주인공들이 본격 은퇴하며 또 다른 세상으로 쏟아져 나오는 현실이다.

요즘 주변에서도 명예퇴직, 희망퇴직, 정년퇴직 등 자의반 타의반으로 직장을 떠나는 동료, 지인들을 보며 그들이 가질 막연한 두려움과 기대감으로 복잡해질 감정에 공감하게 된다.

불과 몇 달전 또 다른 꿈을 위해 과감하게 명퇴를 선택한 나 또한 그러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동고동락했던 삶의 터전을 떠나 낯 설은 세상으로 나온다는 것은 마치 사회초년생으로 어설픈 걸음을 내딛는 느낌이었다.

괜찮은 듯 아닌척하나 한편 짙게 배어있는 아쉬움과 미련, 그리고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은 누구나 가지는 감정일 것이다.

갑자기 변해버린 환경 탓에 혼자인듯 싶기도 하고 외로워도진다. 이때쯤 중년의 남성에게는 큰 변화가 생긴다. 그동안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높였던 전투력은 사라지고 작은 일에도 의기소침해지며 대신 눈물이 많아지는 감성이 살아난다. 자칫하면 현실에 함몰되어 자신감을 상실하고 우물쭈물하다 남은 삶을 의미 없이 보내 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명예퇴직, 정년퇴직의 미련도 아쉬움도 언젠가는 맞이해야 할 삶의 과정이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할 일이다.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더 이상 평생직장이라는 낡은 개념은 없다. 오랫동안 익숙했던 것과의 결별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눈을 뜨게도 한다.

‘금선탈각(金蟬脫殼)’이라는 말이 있다. 금빛매미는 허물을 벗어야 만들어지니 영원히 내 껍질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이다. ‘왕년에 내가누구였는데...’로 지난모습에 집착하여 다가온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인과 조직은 생존에서 실패 할 것이라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충고이다.

새로운 변화 없이는 새로운 삶도 없고 그 삶에 변화가 없다면 그의 인생은 이미 녹슬은 것과 같다. 도전과 선택의 삶은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날짐승인 독수리의 일생에서도 볼 수 있었다. 독수리는 약 70년의 수명을 누릴 수 있는 새이다. 그러나 약 40년이 되는 시점에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부리는 닳아 음식을 먹을 수가 없고 두껍고 무거워진 날개로 잘 날수가 없으며 무디어진 발톱으로는 더 이상 사냥도 할 수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대로 살다 죽을 것인가?

몇 달간에 걸쳐 부리와 날개와 발톱을 새로 돋게 하는 고통의 과정을 거칠 것인가? 하는 결단을 해야 한다. 변화를 선택한 독수리는 높은 바위산에 올라가 무겁고 둔탁한 날개의 깃털을 스스로 뽑아버리고 무디어진 부리와 발톱을 바위에 찧어 제2의 삶으로 부활을 준비한다. 몇 달 후 고통을 거쳐 환희로 거듭난 독수리는 푸른 창공을 비행하며 30년을 더 살아간다고 한다.

독수리의 일생은 누군가 프리젠테이션 영상자료로 만들어 각 기업체등의 교육홍보용 자료로 사용되어 큰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내용상의 과학적 근거의 논란을 떠나 변화와 자기혁신에 대한 감동적인 비유임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는 살다가 힘이들 때, 무심코 마주친 콘크리트 바닥 틈새로 고개를 내민 풀 한포기를 보고도 위로를 받은적이 있다. 인간은 때로 생각보다 나약한 존재이다. 그 연약한 자연의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하며 의지를 다져보지 않았던가?

이제 인생 전반전을 마친 시니어들이 인생2막을 준비하면서 힘들고 나약해지는 순간이 온다면 한번쯤 떠올려봄직하다.

최근에 만난 사람중 에 이용규 선교사를 보며 큰 감동과 도전을 받았다. 서울대와 하버드대학을 나와 돈과 명예가 보장된 삶을 버리고 아프리카선교의 꿈을 실천하며 살고 있었다. 보통사람들은 이제 내려 놓는때 라며 꿈을 접을 나이 오십 후반에 시리아에 2020년까지 학교를 몇 개 세운다는 꿈을 이야기했다. 생생한 꿈을 꾸는 사람은 언제나 활기차고신선하다. 그의 간절하고도 구체적인 꿈은 그의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이 이끌어 가리란 확신이 들었다.

새로운 시도를 할 때 매사에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사람들은 말한다.

너의 형편상 안 된다고 너의 구조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편협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말에 용기가 꺽일 필요가 없다.

우물안 개구리에게는 변화에 대해 설명할 수가 없다. 그 개구리는 자신이 살고있는 우물안 이라는 공간만 고집하며 생각도 함께 우물 안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호박벌은 커다란 몸집에 비해 날개가 너무 작아 몸 구조상 날수가 없는 곤충이다. 하지만 이런 객관적인 사실과 상관없이 호박벌은 자유로이 비행을 하고 있다. 호박벌은 주변의 평가에 좌지우지 하지 않고 내가날 수 있을까? 생각하기 전에 날개 짓 을 한 번 더 한다.

온 세상이 초록의 생명력으로 생동거리는 계절이다.

지팡이를 거꾸로 꽂아놓아도 새순이 돋는다는 좋은 시절이다.

여러 분야에서 퇴직을 하고 인생후반전을 시작하는 모든 이들이 힘을 내기 바란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동안 가슴속에만 간직해왔던 꿈을 들고 용기 있게 세상에 도전장을 내밀어보라.

내가 잘 할수 있는 일, 내가 진정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이제 나 자신을 위해 삶을 디자인해보기 바란다.

4월의 햇살이 따사롭다.

먼저 나와 보니 세상은 아직도 참 따스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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