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대통령 된 기분"…개방된 청와대 가보니
[동영상] "대통령 된 기분"…개방된 청와대 가보니
영빈관, 본관, 상춘재, 녹지원 등 볼거리 풍성…역사와 문화 온전히 전달 되길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2.06.12 16: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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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20여 년 전 초등학생이었던 기자는 청와대로 소풍을 온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본관 앞 잔디광장 등만 구경했던 것 같은데, 대통령이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점에 신기한 눈빛으로 선생님 손에 이끌려 청와대를 둘러본 적이 있다.

30대가 된 기자가 청와대를 다시 찾았다. 지난달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시작일에 맞춰 청와대가 일반에 전면 개방됐기 때문이다.

국민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

기자는 사전에 청와대 예약 누리집(www.청와대개방.kr)을 통해 예약했는데 운 좋게 당첨돼 개방 한 달이 지난 10일 연차를 쓰고 부모님과 함께 서울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용산역에 도착해 1호선 전철을 타고 종로3가에 도착, 3호선으로 갈아타 청와대와 가까운 경복궁역에 도착했다.

경복궁역과 4번 출구 앞.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경복궁역과 4번 출구 앞.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경복궁역에서 청와대로 가는 길.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경복궁역에서 청와대로 가는 길.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경복궁역 4번 출구에는 청와대로 가는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다. 장애인과 만 65세 이상, 임산부, 만 8세 이하 및 동반자의 이동 편의를 위해 셔틀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경복궁에서 청와대로 이어지는 무궁화동산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면 갈 수 있다.

기자는 걷기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도보길을 택했는데, 경복궁이 옆에 있어서 그런지 한복을 입고 있는 관광객이 여럿 보였다.

분수대가 있는 무궁화동산 앞에 섰다. 그간 시민들은 이곳에서 시위를 열곤 했다. 법적으로 대통령 관저 100m 이내에서 집회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날은 일부 보수 성향의 시민들이 1인시위를 열고 있었다.

분수대가 있는 무궁화동산.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분수대가 있는 무궁화동산.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출입구는 영빈문과 정문, 춘추문 3곳이다. 기자는 정오쯤 영빈문을 통해 진입했다. 당첨확인 바코드를 찍고 입장하는 시스템이다. 시간이 지체되지 않아 좋았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은 영빈관이다. 영빈관은 대규모 회의와 외국 국빈을 위한 공식행사가 열리던 장소다. 18개의 돌기둥이 경복궁 경회루를 연상케 했다.

기존에는 바라만 볼 수 있었던 영빈관이 지난달 10일 이후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하는 공간이 됐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시민들은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않으며 사진을 찍고 연신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한 시민은 “매번 무궁화동산 앞에서 시위하는 걸 지켜보면서 뒤에 보이는 영빈관은 무슨 공간인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영빈문과 영빈관.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영빈문과 영빈관.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영빈관 내부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영빈관 내부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길게 늘어진 대기 줄에 영빈관 내부 관람은 뒤로 미뤘다. 결과적으로 기자는 영빈관 내부를 관람할 수 없었다. 한 시간여 뒤부터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천 시 내부 관람은 불가능하다.

영빈관에서 북동쪽으로 경사진 길을 따라 올라가면 본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성인 걸음 기준 10분 정도 걸린다.

“진짜 푸르다” 본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시민들은 외마디 함성과 함께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본관으로 향하는 길.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영빈관에서 본관으로 향하는 길.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본관.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본관.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왕궁 방불케 하는 본관 내부…박물관 느낌 들어

본관은 대통령의 집무와 외빈 접견 등에 사용된 공간이다. 전통적인 궁궐 양식을 외형 삼아 청기와를 얹은 형태인데, 흰색 벽체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특히 곡선미가 부각된 지붕선과 처마선은 특히 아름다웠다. 본관의 푸른색 팔작지붕, 그 뒤로 펼쳐진 북악산의 기개는 압도적이었다.

본관의 모습을 앵글 안에 최대한 담겠다며 이리저리 카메라를 만지는 시민들이 다수 보였다.

청와대 본관 내부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본관 내부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본관 내부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본관 내부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본관 앞에 있던 관계자는 “외부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됐던 곳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본관 내부는 준비된 덧신을 신고 관람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이 빨간색 카펫과 천장에 웅장하게 달린 샹들리에였다. 이곳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연설을 하던 모습을 텔레비전 화면으로 지켜본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중앙 계단 벽에 김식 작가의 ‘금수강산도’가 보이고 별자리가 그려진 천장에는 샹들리에가 잘 어우러져 한국의 미와 현대적 미가 세련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대통령과 외빈이 만나는 장소였던 접견실과 본관의 핵심 공간인 대통령 집무실이 있다. 한 마디로 웅장했다. 박물관을 구경하는 느낌이었다.

청와대 본관 대통령 집무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본관 대통령 집무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본관 1층 무궁화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본관 1층 무궁화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1층으로 다시 내려오면 영부인이 외빈 접견과 집무실로 사용한 무궁화실을 둘러볼 수 있다. 이곳에는 역대 영부인의 초상화가 걸려있었다.

‘지하벙커’로 알려진 국가위기관리센터 회의실 내부 모습도 궁금했지만, 이곳은 미개방된 상태다.

본관 다음으로 인기가 많다는 관저로 향했다. 관저까지는 성인 걸음 기준 15분 정도 걸린다. 관저로 넘어가는 길에는 744년의 고목이 있는 수궁터도 있었다. 1993년까지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가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청와대 본관 내부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본관 내부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본관 앞에서 바라 본 남산타워.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본관 앞에서 바라 본 남산타워.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고즈넉하고 편안한 관저…상춘재·녹지원·춘추관까지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은 준비된 우산을 펼치기 시작했다. 기자는 우산을 준비하지 못해 당혹스러웠다.

관저는 앞서 본 영빈관, 본관과는 또 다른 매력의 한옥이었다. 본관은 웅장함이 느껴진다면 관저는 고즈넉하고 편안했다. 팔작지붕의 겹처마에 한식 청기와를 얹은 ‘ㄱ자형’ 지붕 형태다. 대통령 내외의 생활 공간인 본채와 사랑채인 청안당이 있다.

본관에서 웅장함이 느껴진다면 관저는 고즈넉하고 편안했다.

청와대 대통령 관저.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대통령 관저.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대통령 관저.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대통령 관저.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내부를 볼 수 있게 문과 창문을 열어 놓았지만, 본관 내부처럼 들어가서 볼 수는 없다.

외부에서 만찬장, 접견실, 거실, 침실, 식당, 드레스룸, 미용실 등 관저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다. 조금이나마 역대 대통령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관저를 빠져나오면 황금으로 장식된 청와대 문이 나타난다. 청와대를 상징하는 마크와 황금색 무궁화, 태극마크가 장식돼 있다. 이 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하는 시민들의 줄이 이어졌다. 문마저 하나의 포토존이 된 것이다.

청와대 대통령 관저 드레스룸과 미용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대통령 관저 드레스룸과 미용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상춘재로 향했다. 상춘재는 외국 귀빈을 맞이하거나 의전 행사, 비공식회의 장소로 사용한 곳이다. 지난 3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만찬 회동을 한 장소이기도 하다.

시민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피해 지붕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한 시민은 “역대 대통령들이 국민에게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늘 약속했지만, 살아보니 그러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정도로 너무 좋다”며 웃으과 함께 농담을 건넸다.

상춘재 앞으로는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녹지원이 있다. 120여 종의 나무와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 식수가 자리하고 있다.

청와대 상춘재.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상춘재.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녹지원.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녹지원.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어린이날 등 대중적 행사가 펼쳐진 이곳에서 수령이 150년에 이르는 소나무를 배경으로 많은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누워 있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잠시나마 생각에 빠지기도 했다.

춘추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각종 국정 현안이 생길 때마다 청와대 출입 기자들의 손이 바삐 움직였던 곳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입으로, 또 손으로 시민들에 전해졌던 공간이다.

청와대 춘추관 2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춘추관 2층.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춘추관 1층에는 일일 청와대 대변인이 돼볼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됐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청와대 대변인 등이 대통령의 입장을 전하던 브리핑룸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서 치열하게 취재 경쟁을 하던 기자 선배들의 모습을 상상해봤다.

"바깥서 볼 수 없는 세계"…가을·겨울엔 어떨까?

대한민국 정치사의 발자취가 담긴 청와대를 직접 거닐고자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개방 첫날 관람객은 2만6000여 명. 지난 9일까지 누적 관람객 수가 77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경내를 직접 걸어보니 청와대가 ‘구중궁궐’이라는 별명이 붙고, 윤 대통령이 취임 전 집무실 이전을 서둘렀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청와대 무궁화동산 앞.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청와대 무궁화동산 앞.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한 마디로 바깥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공간이었다. 경내 잘 다듬어진 녹지 역시 도심 속 환경과는 달라 보였다.

건물 사이 평균 거리는 10분 정도였고, 경내를 전부 돌기 위해선 성인 기준 2시간 가까이 걸릴 것 같았다. 실제 이날 기자가 청와대에서 걸은 걸음만 1만8000보였다.

한편으론 경내에는 눈에 띄게 소나무들이 많았는데, 그 위로 눈이 쌓이고, 단풍으로 물든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기대가 된다.

청와대가 국민 품으로 돌아왔다. 청와대가 지닌 역사와 문화가 시민들에게 온전히 전달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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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석 2022-06-12 16:33:07
윤석열이가 나랏돈 펑펑 써대네

udumbasf 2022-06-13 13:18:00
청와대가 다른 나라한테 뺏겼다가 반환받았냐? 국민한테 준다는 걸로 뭘 생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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