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지난 1월 이별 통보한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조현진(28)이 항소심 재판에서 주장을 번복했다.
14일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재오)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조 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다.
법정에서 조 씨는 피해자 B 씨(27)의 집에 올라간 경위와 범행 장소인 화장실에 들어가는 과정에 관한 주장을 번복했다.
원심서 조 씨는 B 씨에게 “밖이 추우니 집으로 들어가서 이야기하자”라고 제안 후 B 씨와 함께 집으로 올라갔다고 진술했지만, 이날 조 씨는 “피해자가 올라간 뒤 잠시 후 담배를 가져가기 위해 집에 올라갔다”라고 했다.
또, 범행 장소(화장실)로 들어간 경위에 대해서도 원심서 조 씨는 피해자의 모친에게 B 씨와 잠시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한 뒤 화장실에 들어갔다고 말했지만, 이날 조 씨는 “담배를 가지러 올라왔다가 물을 마시고 나가려다가 화장실에 들어갔다”라며 “제가 자리를 마련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조 씨가 흉기를 사용해 범행한 방식과 피해자 모친의 심리상태 등에 대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기존 살인 건과 달리 이 사건 범행 당시 흉기가 상당히 깊숙한 곳인 이자(췌장)까지 들어간 점을 볼 때, 조 씨가 흉기를 어떤 방식으로 찔렀는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라며 “사건 당시 피해자 모친의 심리상태와 정서적 고통 등에 대해서도 형량을 정함에 있어 심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다만, 2차 가해의 우려로 재판부가 직접 유족과 접촉하긴 어렵다”라며 “검찰에서 유족 측과 접촉해 사건 당시 심정 등을 법정에서 충분히 드러나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조 씨에 대한 구속기간 만기일이 다가오는 관계로 다음 달 19일에 심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앞서 조 씨는 지난 1월 12일 오후 8시 50분경 피해자의 거주지 내 화장실에서 이별을 통보받았다는 것을 이유로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B 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현장엔 피해자의 모친이 있었다.
원심 재판부는 “피고의 범행 결심-준비-실행 과정은 불과 1시간 만에 이루어졌고, 어머니와 함께 있는 장소에서 피해자가 절박한 호소나 저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주저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다만, 초범인 점과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생활을 해왔던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징역 23년에 보호관찰 5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과 조 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잔혹하고 계획적인 살인을 저질렀음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가볍다”라고 주장했으며, 조 씨는 “혐의는 인정하나 형이 무겁다”라는 이유로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