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누구나 대통령은 처음 해본다
[청년광장] 누구나 대통령은 처음 해본다
스스로 준비 안 된 대통령을 시인하는 대통령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6.16 10: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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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영부인 김건희여사에 대한 논란이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사실 김건희여사는 윤석열대통령이 당선되기 이전부터 그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된 사람이었다.

김건희 여사 본인과 모친인 최은순씨는 각종 비리에 연루되어 있었고 대선 중에도 무속 논란 등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다. 그 때문에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김건희 여사는 영부인 노릇할 생각 말고 대통령 내조에만 힘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 때문에 2021년 연말에 김건희 여사는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되어도 영부인으로 나서지 않고 조용히 내조에만 전념할 것임을 국민 앞에서 맹세한 바 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이었고 처음 몇 주가 지나자 김건희 여사는 공공연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언론 앞에서 검소한 모습을 보이다가 나중에는 샤넬, 크리스찬 디오르 등 값비싼 프랑스제 명품들을 걸치고 다니며 본 모습을 드러냈다.

급기야 13일에는 봉하마을에 거주 중인 노무현 대통령의 영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나러 갔는데 그 때 김건희 여사와 동행한 의문의 여성이 크게 논란이 되었다.

공식 직함도 없는 일반인 여성인데 도대체 이 여성이 누구이기에 김건희여사와 함께 봉하마을에 간 것이냐는 게 의문점이었다. 하도 취임 전부터 무속 세계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많았기에 혹시 이 의문의 여성도 무속인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용산 집무실에 출근하며 김건희 여사와 봉하마을에 동행한 의문의 여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제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다. 그래서 아마 권양숙 여사님 만나러 갈 때 좋아하시는 빵이라든지 이런 걸 많이 들고 간 모양인데, 부산에서 그런 거 잘하는 집을 안내해준 것 같다.” 그러면서 “봉하마을도 비공개 일정인데 보도된 것으로 안다”며 행사가 비공개 일정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뭐 그건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문제가 된 것은 바로 뒤에 나온 말이었다. 그 문제의 말은 이렇다. “제가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비공식 이런 걸 어떻게 나눠야 할지, 대통령 부인으로서 안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이걸 어떤 식으로 정리해서 해야 할지, 저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한번 국민 여론을 들어가며 차차 생각해보겠다.”는 말이었다.

대통령을 처음 해본다니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누구나 대통령은 다 처음 해보는 것이지 뱃속에서 배워서 나오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본인 전임자인 문재인 대통령도 처음 대통령을 해보는 것이고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도 그렇고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등도 다 처음 해보는 것이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대수를 연임한 3명인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대통령도 다 초선 시절을 거쳤다. 윤석열대통령만 대통령을 처음해본 게 아니라는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대통령 되기 전에 검사도 처음 해본 것이었지 뱃속에서 배워서 나왔는가?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 다 처음 사는 인생이지 여러 번 살았던 인생이 아니다. 그럼 저런 말이 나온 건 무엇을 말하는가? 결국 본인 스스로가 대통령이 될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한 때의 시운(時運)을 잘 만나서 대통령이 되었다고 실토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또 “공식·비공식 이런 걸 어떻게 나눠야 할지, 대통령 부인으로서 안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이걸 어떤 식으로 정리해서 해야 할지, 저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한번 국민 여론을 들어가며 차차 생각해보겠다.”는 말도 그렇다. 지금 본인이 취임한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걸 본인 입으로 실토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그들의 외부 행사는 모두 공식성을 띤다. 왜냐하면 대통령부부는 필자 같은 사인(私人)이 아니라 공인(公人)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호 등 국가 의전이 동반되는 것이다. 굳이 비공식 일정이라고 할 만한 건 휴가 중에 벌어지는 일들 정도밖에 없을 것이다. 그 외에는 모두가 공식이다. 다시 말해 공식 일정이니 비공식 일정이니 나누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국민 여론을 들으면서 차차 생각해보겠다는 말도 그렇다. 이미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정확하게 말하면 조용히 내조만 하라는 의견이 60%를 상회하는 조사가 여러 건 나왔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 지지층에서도 그 의견이 훨씬 더 높았다. 그만큼 김건희여사가 나서면 나설수록 윤석열 대통령 본인에게 이득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손해가 된다는 것이고 본인의 아킬레스건이란 뜻이다.

여론이 그렇다면 되도록 김건희 여사가 여기 저기서 나서고 다니지 말고 조용히 본인 내조만 하게끔 하면 된다. 왜 멀쩡한 제2부속실을 폐지해서 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역시 언론이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직설적이고 화끈한 화법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이것은 양날의 검이기도 했는데 지지자에게는 요즘 말로 하면 ‘사이다’ 같은 느낌을 주었지만 반대파들에게는 트집 잡기 참 좋은 소재가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언론에 공격을 받은 말 중 그 유명한 “대통령 못 해먹겠다.”는 말이 있었다.

이 때 이 말을 두고 언론들은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맹렬하게 물어뜯었다. 참고로 노무현 대통령이 저 말을 했을 때는 2003년 5월로 취임하고 석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노사모’라는 팬클럽이 창시되었던 인기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취임 후 불과 석 달도 안 되어 이 말을 했으니 자신을 믿고 뽑아준 국민들을 배신하는 행위라는 게 언론의 비판이었다.

그렇다면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이 처음이라 뭘 모르겠다.”는 말도 당연히 비판해야 마땅하다. 누구나 대통령은 다 처음하는 것이지 뱃속에서 배워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취임 한 달밖에 안 되어 저런 말을 한다는 건 결국 본인이 대통령이 될 준비를 전혀 안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 또한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국민들을 향한 배신이 아닌가?

대통령이 될 준비도 안 되어 있으면서 선거에 나와서 뽑아달라고 국민들을 감언이설로 홀리고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이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언론들은 이 말에 대해 조용하다.

비판을 하더라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비판하는 시늉만 한다.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그러니까 대한민국 언론 신뢰도가 꼴찌인 것이다. 언론인들 스스로가 부끄럽지 않은가? 

대한민국 언론이 정파성이 강하다는 건 익히 알려진 상식이니 좀 더 원색적으로 말하겠다. 당신들이 보수 정권을 향해 보이는 태도는 아이를 과잉보호하는 부모들 같아 보인다.

그런데 과잉보호를 받으며 자란 아이가 과연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하다. 온실 속 화초는 온실 밖으로 나가면 말라 죽어버린다. 반면에 들판에서 자란 잡초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당신들의 보수 정권을 향한 일방적 비호가 오히려 보수 정당을 더욱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걸 스스로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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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 2022-06-16 19:32:01
시원합니다. 언론은 이래야합니다.

크롱 2022-06-16 13:08:37
조하준 시민기자님, 제 속 깊이 부글부글 끓고있던 감정을 차분히 글로 풀어주셨네요~ 기사 내용에 100% 동감합니다. 기성 언론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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