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리] 월성원전 사건… 경제성 조작
[사건정리] 월성원전 사건… 경제성 조작
검찰 “월성1호기 조기 폐쇄 위해 경제성 조작… 한수원 손해”
변호인단 “안전·경제성 문제로 이미 멈춰… 장관이 조작했다면 불리한 결과 X”
  • 박종혁 기자
  • 승인 2022.06.25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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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지난해부터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혐의를 받는 백운규(57)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에 대한 사건에서 강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 측이 지난 기일에 법정에서 발표한 공소사실 프레젠테이션 등 재판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 내용을 정리해본다.

피고들은 무슨 혐의를 받고 있나?

프레젠테이션에 따르면, 이 사건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내세웠고, 이에 산업부가 한국수력원자력에 월성1호기를 조기 폐쇄하자고 한 일로부터 시작한다.

먼저 산업부는 한수원이 자발적으로 월성1호기를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한수원 경영진 등은 배임이나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 등을 우려해 산업부에 조기 폐쇄 의향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산업부는 계속해서 한수원에 월성1호기의 조기 폐쇄 의사가 담긴 설비현황조사표를 요구했으며, 한수원은 여러 차례 거절하다 결국 조기 폐쇄 관련 의사가 드러나지 않는 문구를 기재해 산업부에 제출했다.

자체적으로 진행한 경제성 조사 결과 월성1호기를 조기 폐쇄하는 방안은 ▲즉시 가동중단 ▲연장된 수명까지 가동 ▲원자력안전위 결정 대기 등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탈원전 정책 가속을 위해 월성1호기를 즉시 가동 중단하면, 한수원이 약 1조 8000억 원의 손해를 입을 것으로 나타났고, 원전을 연장 수명까지 가동하면 탈원전 정책이 지연되나 한수원은 약 1399억 원에서 3909억 원의 이득을 볼 것으로 예측됐다.

양 선택지가 극단적인 만큼 한수원은 절충안으로 월성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하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허가를 기다렸다가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채택했으며, 백 전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비서관도 이에 동의했다.

법정에 출석하는 백 전 장관.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법정에 출석하는 백 전 장관.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하지만, 지난 2018년 4월 2일 청와대 내부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월성1호기 영구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가요?”라는 댓글을 달았고, 이를 본 채 전 비서관은 마음을 바꿔 산업부가 즉시 가동중단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2회에 걸쳐 지시했다.

다음 날 지시를 전달받은 산업부 B 과장은 백 전 장관에게 “기존 절충안을 무시하고 가동중단을 강행하면, 위험성이 너무 크다”라고 보고했지만 백 전 장관은 “너 죽을래?”라며 월성1호기를 즉시 가동중단 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하지만, 월성1호기를 멈추기 위한 근거가 부족했고, 이에 백 전 장관은 경제성이 없단 논리로 가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정재훈(61) 한수원 사장 등의 지시에 따라 회계사 A 씨(51)는 같은 해 5월 8일 월성1호기의 경제성을 1700억 원에서 약 200억 원으로 조작한 보고서를 한수원에 제출했으며, 한수원 이사회는 이를 바탕으로 월성1호기를 조기에 폐쇄했다.

대전법원청사.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대전법원청사.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피고 측 주장과 재판 과정은?

검찰의 주장에 대해 피고 측 변호인단은 ▲공소장 등 법리적 문제 ▲월성1호기 안전·경제성 문제 ▲사익추구를 위한 행위가 아닌 점 ▲조작한 결과라고 믿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반박했다.

먼저 재판을 1년 넘게 끌어온 주역인 공소장 등 법리적 문제는 크게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동시 성립 불가 나뉜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기타 서류나 증거물은 일체 첨부하거나 제출해선 안 된다는 원칙이다.

변호인단 측은 공소장 분량이 100여 페이지가 넘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장황한 공소장은 법원의 예단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무방해는 권한이 없는 자가 협박을 하는 것이고, 직권남용은 권한 있는 자가 남용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 측은 이 사건이 청와대-산업부-한수원 등이 장기간 조직적으로 행한 범죄이기에 공소장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에 공소장 내용 중 피고인별 혐의를 특정하고, 손해액 산출 근거 등을 더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중재했다.

또, 변호인단은 월성1호기의 안전·경제성에 문제가 있어 폐쇄 중이었으므로 혐의 성립이 불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변호인단은 월성1호기는 삼중수소가 누출되는 등의 안전성 문제와 40.6%의 낮은 이용률로 가동이 정지된 상태였던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특히 백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장관이 나서서 조작한 결과가 월성1호기 조기 폐쇄에 불리하게 나올 이유가 없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지난 기일에 법정에서 변호인은 “놀랍게도 한수원 자체평가에선 점수가 낮을수록 이득인 손익분기점(BEP)이 63%로 나타났는데, ‘장관이 직접 나서서 조작한’ 평가 결과가 54.4%로 나왔다”라며 “상식적으로 장관이 직접 나서서 조직적으로 조작했는데, 원전 폐쇄에 더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5일에 증거목록을 확정한 뒤 이에 대한 양측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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