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설훈 등 이낙연계 의원들이 이재명 의원에게 8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종용하고 나섰다. "우리도 출마하지 않을 테니, 함께 하지 말자"는 이른바 ‘물귀신 불출마’ 요구다.
이들은 23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를 이유로 이 의원 책임론을 제기하며 출마하지 말라고 종용했다.
당 대표 출마를 고민 중인 홍 의원은 같은 테이블에 마주 앉은 이 의원에게 “의원들이 당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 ‘당신 같은 사람들이 희생을 해달라’고 하니, 나는 그럴 용의가 있다"며 "누구보다 그런 새로운 리더십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 이 의원 아니겠냐”고 불출마를 설득했다. 설 의원 역시 이 의원 면전에서 대놓고 홍 의원과 같은 말을 되뇌며 “이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표면상 '설득'이지 실상은 '요구'다.
이에 이 의원은 침묵했다. 앞서 이 의원은 전대 출마에 대한 질문에 "아직 결정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낮은 자세로 열심히 의견을 듣는 중"이라고 했고, 지난 22일 전해철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도 "특별한 의견이 없다"고 밝혔다.
요컨대, 이들의 주장에는 근래 이낙연계 재선 의원들이 '떼지어 만들어낸' 목소리 말고는 다른 공신력 있는 근거라고는 없다. 그 흔한 여론조사업체의 패인분석이나 책임론 등 비슷한 근거조차 없다. 그저 “우리가 당신을 원치 않아서”이다.
이에 김우영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소신발언으로 직격하고 나섰다. 그는 24일 “선거 패배하면 다 자숙하고 어디 골방 같은 곳에 들어앉아 있어야 하느냐”며 “진정 책임지는 자세는 다시 전열을 정비, 민생에 기여하고 다음을 위해 뛰는 것이고, 당원들이 바라는 것도 바로 그것”이라고 소리쳤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두 팔 걷어붙이고 민심 속으로 용감히 뛰어들 민중의 선량들은 보이지 않고, ‘네 탓’ 운운 불가론 공방이나 하고 앉아 있으니 한심하다”고 성토했다.
특히 “검찰공화국 하에서 지나친 권력의 남용을 견제하고 민생을 챙기는 일을 민주당이 하려면 국민들에게 힘이 되는 리더가 바로 서야 한다”며 “1600만표를 얻은 리더를 배제하고 누가 이 당을 이끌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전해철을 비롯 홍영표 설훈 등 자칭 당권을 노리는 의원들이 이 의원을 '동급'으로 여기고 있으니, '착각도 유분수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대안 없이 이재명 불가론을 말하는 분들, 공당의 시스템을 통해 선출되어 피 말리는 싸움 끝에 간발의 차이로 진 우리의 당원 이재명을 함부로 여기지 말라”며 “진정 정의로운 주장을 펴고자 한다면, 가치와 미래를 놓고 한판 붙자고 하라”고 목청 높였다.
그리고는 “’불가론-불출마론’ 이전에 ‘혁신론-긍정론’을 말하라”며 “왜 안 된다고만 하느냐, ‘可’를 천만번 외쳐도 될까 말까한 판국에”라고 장탄식을 내뱉었다.
한편 앞서 지난 10일 공표된 여론조사업체인 〈미디어토마토〉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민주당 지지층의 78.6%가 압도적으로 찬성했고, 6.1지방선거 참패 관련 책임론에 대해서는 무려 84.2%가 이 의원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