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이게 정말 공정과 상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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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씨 형 집행정지에 대한 고찰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6.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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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각종 부정부패 혐의로 수감된 전직 대통령 이명박 씨가 28일에 검찰의 3개월 간 형 집행정지 처분으로 인해 일시 석방되었다. 검찰이 형 집행정지를 인용한 이유는 형사소송법에 근거한 것이라고 한다.

형사소송법은 형의 집행으로 인해 현저히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보전하지 못할 염려가 있을 때, 연령 70세 이상인 때, 임신 6개월 이상인 때, 노령의 직계존속이나 유년의 직계비속을 보호할 사람이 없을 때 등 7가지 사유를 징역형 집행 정지 요건으로 규정한다. 심의위원회는 ‘이명박 씨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할 때 형 집행으로 인해 현저히 건강을 해칠 염려가 있다.’고 심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그럼 필자 또한 역으로 검찰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분명히 형사소송법엔 저런 조항이 있긴 하다. 그런데 지난 날 박연차 게이트를 구실로 노무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압박할 때 노무현 대통령의 친구이자 순수한 재정 후원자였던 창신섬유 강금원 회장도 함께 구속되었다. 그런데 강금원 회장은 지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 지병이 보통 지병도 아닌 뇌종양이었다.

이에 강 회장은 뇌종양 치료를 위해 병 보석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끝까지 강 회장의 보석을 허가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9년 5월 23일에 노무현 대통령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자 그제야 검찰은 허겁지겁 보석을 허가했다. 그러나 이미 수술 시기를 놓쳐버렸고 결국 2012년에 강금원 회장은 만 59세의 나이에 별세하고 말았다.

분명히 형사소송법에는 형의 집행으로 인해 현저히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보전하지 못할 염려가 있을 때 형 집행정지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왜 강금원 회장에게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았나? 강금원 회장 뿐 아니라 지금 옥고를 치르고 있는 정경심 교수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정경심 교수의 보석 허가 신청도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러고도 과연 법이 만인에게 평등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故 노회찬 전 의원의 말대로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 게 아니라 만 명에게만 평등한 것이란 말인가?

더군다나 이건 과거사 청산에 역행하는 행위이다. 필자는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전두환과 노태우를 사면한 것과 또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씨를 사면한 것에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이해는 하지만 지지는 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렇게 온정적인 태도로 일관하면 과거사 청산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전두환 씨와 노태우 씨는 군사반란의 주동자로 정부를 불법으로 전복시킨 자들이었다. 그 뿐 아니라 전두환 씨는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학살한 학살자였다. 어디 그 뿐인가? 두 사람 모두 수천 억원이 넘는 비자금을 조성한 부패사범들이었다. 정치적 고려도 있었겠지만 김대중 대통령 본인이 아량이 넓은 사람이었다보니 그 두 사람에게 정치적 탄압을 받았던 피해자로서 가해자를 용서한다는 마음으로 두 사람을 사면했다.

그나마 노태우 씨의 경우 자식 교육은 제대로 했는지 그 장남이 비록 냉대를 받더라도 꾸준히 광주를 방문하여 시민들에게 사죄를 올리고 있다. 광주 시민들이 용서하는 그 날까지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사죄하겠다고 본인이 직접 말했으니 노태우 씨의 경우는 그나마 좀 낫다.

하지만 전두환 씨는 다르다. 그는 죽을 때까지 5.18 민주화항쟁 당시 벌어진 학살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어디 그 뿐인가? 영원히 마르지 않는 ‘29만원’으로 떵떵거리고 살았으면서 추징금은 완납하지도 않고 죽었다. 노태우 씨처럼 자식 교육이라도 잘 시켰으면 모르겠는데 자식들도 반성 없긴 매한가지다. 심지어 전두환 씨 손녀도 발언 문제로 구설에 오르지 않았던가?

전두환 씨가 생전에 저렇게 뻔뻔하게 행동할 수 있었던 것에는 그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역사는 엄단을 해야 다시 되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 처벌이 미미했기에 이 사달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 날 친일파 청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지금까지 식민사관과 신친일파들의 준동을 목도하는 꼴을 보게 되지 않았는가?

전두환-노태우에 대한 미약한 처벌은 이후 이명박-박근혜라는 희대의 두 부패 대통령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이 4명의 범죄자 대통령을 배출한 보수 정당은 여전히 건재하여 결국 또 다시 집권 여당이 되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작년 연말에 있었던 박근혜 씨 사면과 이명박 씨 형 집행정지 신청 인용에 필자가 분개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자당 출신 전직 대통령 중 무려 4명이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해 ‘〜전 대통령’이란 칭호 대신 ‘〜씨’로 불리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반성과 사죄를 한 적이 없다. 어떨 때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으로 마치 자신들과 관련이 없는 남인 양 치부하거나 또 어떨 때는 도리어 저들을 옹호하기 바쁘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들은 건재하다.

전두환-노태우 두 사람을 제대로 엄벌하지 못해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안 되었듯이 지금 이명박과 박근혜도 온정적 태도로 일관하면 과거사 청산, 적폐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죄를 지었으면 그 범죄자가 어떤 신분이었든 간에 마땅히 그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이란 이유만으로 또 나이가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또 어떤 정치적 계산 때문에 온정적으로 대하면 또 다시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필자를 비롯해 촛불혁명에 동참했던 수많은 국민들이 이런 꼴을 목도하려고 6년 전에 찬 겨울바람을 맞으면서 촛불을 든 것이 아니다.

필자는 이 이명박 씨의 형 집행정지 건을 굉장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불과 취임 한 달 반만에 벌써 자신의 대선 당시 득표율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이명박 씨 형 집행정지는 집토끼인 보수층을 결집시키려는 신호가 아닌가 강력하게 의심된다.

그 다음에 윤석열 정부와 검찰이 벌이는 작업은 무엇인가? 뻔하다. 문재인 전대통령을 치는 것이다. 이미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을 다시 끌어들이고 국민의힘이 유족을 선동하며 언론 플레이를 하는 건 문재인 전대통령을 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유족들을 선동하고 굉장히 감성적인 신파극 수준의 기사를 써서 문재인 전대통령을 악마로 만드는 게 지금 저들이 벌이는 짓이다. 과연 이 작전이 과거처럼 먹혀들지는 모르겠지만 못 먹어도 고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더불어민주당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이 사건은 단순히 화내고 유감표명 하는 것으로 그칠 만큼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이미 대선 전에 박근혜 씨를 사면할 당시에도 국민 여론은 이명박 씨의 사면을 반대한다는 여론이 훨씬 더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짓을 단행한 것은 분명히 뭔가가 깔려 있다는 증거이다. 이 이후에 벌어질 일을 반드시 예의주시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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