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사망사건이 체험학습 문제?" 교육계 거센 반발
"완도 사망사건이 체험학습 문제?" 교육계 거센 반발
교육부, 교외체험학습 학생 관리 방안 강화
“비난의 화살 학교‧교사로 돌리는 떠넘기기식 대책”
“교사 연락으로 막아지나?” 실효성 지적도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2.07.0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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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최근 전남 완도에서 발생한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으로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강화된 교외체험학습 학생 관리 방안을 내놓은 교육당국에 대한 교육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만약에라도 같은 비극이 벌어질 경우, 비난의 화살이 단위학교 및 담임교사에게로 향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강화된 교외체험학습 학생 관리 방안을 마련하도록 17개 시·도교육청에 주문했다.

해당 방안은 연속 5일 이상 장기 체험학습 신청 시 담임교사와 보호자가 정기적으로 통화함으로써, 학교에서 학생의 안전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교사는 보호자와 연락이 되지 않으면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체험학습 기간이 끝난 뒤 학생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현행 제도의 개선을 통해, 이번 사건과 같은 비극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학교 측은 학부모가 교외체험학습 신청서 등을 제출하면 이를 승인하고, 체험학습이 끝나면 체험 결과 보고서를 받아 수업일수를 인정하고 있다. 체험학습 중 학생의 상황이나 위치 등은 점검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육계에선 이 같은 방안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가정사로 인해 발생한 비극의 책임을 학교와 교사의 부실 관리 탓으로 하는 ‘떠넘기기식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대전의 한 교육계 관계자는 “도대체 현장 교사가 가정의 어느 부분까지 케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 과연 체험학습 기간이 짧았다면 완도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사건은 순식간에 발생한다. 하교 후나 주말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통화를 하고 신고를 했음에도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면, 그때 모든 비난의 화살이 누구에게로 향하겠느냐. 사회적 제도 강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학교 현장으로 떠넘기는 행정편의주의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해당 방안이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교사가 전화를 시도해도 받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며, 사생활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는 민원도 나올 수 있다는 것.

지역의 한 교사는 “장기 체험학습 시 학생 소재를 파악하라는 대책은 전시성 행정에 불과하며 효과가 없는 방법이다. 연락 후 소재를 파악했는데, 그게 보호자의 거짓일 확률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냐”라며 “사생활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는 불만도 나올 수 있다. 전화를 받지 않아 신고를 했는데, 휴가를 즐기려 일부러 피했다며 오히려 사생활 침해라고 민원을 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밖에도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그런데도 해당 대책이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정기적인 연락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연락을 통해 막아질 사건도 아닐뿐더러, 해당 방안이 시행되면 모든 책임은 학교와 교사에게 전가된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교사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녀 살해 후 자살하는 일이 늘어났다. 오랜만에 아빠랑 놀러 간다고 좋아하며 가던 아이의 모습이 계속 떠오른다고 펑펑 우시던 선생님 모습이 생각났다. 아마 완도 피해 아동의 담임과 친구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다”라며 “학교는 피해자다. 교육당국에서 책임을 떠넘기지 않아도 교사는 죄책감을 안고 살 텐데, 이를 현장 탓으로 돌리려고 한다는 게 암담하다. 당국은 피해 아동 담임의 심정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을까”라고 개탄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또한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학교와 교사의 부실 관리를 탓하며 본질을 흐리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밝힌 바 있다.

전교조는 “교육당국의 이번 조치는 실종된 학생과 가족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어린 학생의 생명을 앗아간 현실에 분노하는 교사들의 가슴에 한 번 더 대못을 박는 행위”라며 “현실과 동떨어진 책임 전가 식 면피 행정은 교원들의 저항은 물론, 학부모 및 시민들의 냉소와 비판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학교로 인해 뒤늦게나마 완도 피해 아동을 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될 수 있었다. 학교가 이 사실을 인지할 때까지, 위기가정을 지원해야 할 우리 사회의 안전망은 제대로 작동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다. 실효성 없는 면피식 행정이 아닌, 사회의 근본적 전환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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