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을 마치고 전날(7일) 귀국했다.
법무부는 한 법무부 장관이 이번 출장에서 미국 월드뱅크(6월 29일)를 비롯, 30일 연방 수사국(FBI: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과 연방 법무부(7월 1일)를 거쳐 뉴욕남부 연방검찰청(5일) 및 유엔 등을 방문, 수뇌부와 면담을 마치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미국 FBI를 방문해서는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을 만나 인사검증체계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FBI에선 미국 법무부 산하 기구나 백악관으로부터 어떤 독립된 인사검증체계를 갖추고 있고 어떤 시스템으로 작동되는지 알아보고, 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 법무부에서는 형사국장과 반독점국장을 만나 ‘글로벌 가상화폐 범죄’ 등에 대한 대처방안을 들었고, ‘월가의 저승사자’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뉴욕 남부연방검찰청(The U.S. Attorneys' Office, Southern District of New York: SDNY)에서는 안드레아 그리스울드 수석법률고문 등을 만나 증권/금융 범죄와 관련해 수사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한 장관이 미국 출장 중 만난 인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속속 공개했고, 실무 협상을 논의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도 언론에 배포했다.
하지만 한 장관의 첫 행보치고는 지나치게 초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FBI의 레이 국장 말고 각 조직의 헤드나 넘버2는 없고, 대부분 넘버3나 그 아래 실무자급이 고작이었으며, 한 장관이 이들을 만나 실무적인 미팅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일국의 법무부 장관의 수준과 격에 떨어지는 회동이 아니었느냐는 아쉬움이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가 언론에 배포한 사진은 물론 미국 해당 기관 홈페이지나 트윗을 통틀어 살펴본 결과,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FBI의 레이 국장을 만났다고 하지만 FBI 홈페이지나 트윗에서조차 그 흔한 기념사진 한 장 보이지 않고, 에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장관들이 서로 만났을 때 공식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7월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외무장관 회의에서 독일의 아날레나 바에르보크 외무장관이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프로프 장관과 함께 하는 사진찍기를 거부하는 경우 불발될 수 있다. 하지만 '혈맹'인 한미 관계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특히 법무부의 경우 한국보다 국격이 못 미치는 라트비아나 콜롬비아 법무부 장관은 물론 스위스 검찰총장까지도 최근 갈랜드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이 법무부 트윗에 버젓이 공개된 케이스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 미국에 홀대를 톡톡히 당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장관급 대 장관급'처럼 위상이 비슷한 카운터 파트와의 미팅이 아니라, 한두 단계 아래 수준인 국장급 실무자 미팅이었다면 애당초 우리나라도 국장급에 준하는 실무자가 미국을 방문했어야 한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한마디로, 격이 안 맞았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으로 법무부가 6일 공개한 뉴욕 남부연방검찰청(SDNY) 미팅 사진은 가히 처참한 수준이다.
이를 본 네티즌은 8일 “우리나라 장관이 실무적인 것까지 챙기려고 미국의 93개 연방검찰청 중 하나인 곳에 가서, 그곳의 헤드나 넘버2도 아니고 겨우 넘버3 정도 되는 책임자와 만나고 왔다”며 “사진 속에 보이는 철제 사다리나, 목이 마르면 갖다 마시라는 탁자 위 생수병보다, 우리측은 자료도 많고 열심히 받아 적는 분위기인데, 미국측은 책상에 아무것도 없거나, (볼펜도 없이) 달랑 메모지만 있는 게 인상적”이라고 한숨 지었다.
다른 네티즌은 “우리보다 위상이 낮은 나라에서 장관이 와도 저렇게 대하지는 않을 것이고, 일반 회사에서 임원이 와도 저렇게 접대하지는 않는다”며 “저런 정도 대우를 받았다면 법무부 과장을 보내도 되는 정도가 아닌가 한다. 아무리 봐도 개인자격 방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