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사랑’이 지나쳐 최근 논란이 된 바 있다.
김 여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 참석했을 때, 펜던트와 이어링에 스커트 등을 모두 고가의 ‘명품’으로 치장해 "TPO(time, place and occasion)에 맞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펜던트는 ‘반 클리프 앤 아펠(Van Cleef & Arpels)’ 브랜드의 쥬얼리로 시가 6200만~1억600만원 상당이었고, 이어링 역시 같은 브랜드로 2210만원이었으며, 스커트는 프라다(Prada) 제품으로 451만원이었다. 세 가지 아이템을 합친 가격은 대략 8861만~1억3261만원에 이르렀다.
그런데 최근 〈월간조선〉이 뒤늦게 팩트체크를 하고 나섰다. 매체는 지난 10일 「김건희 여사의 녹색 치마 프라다 제품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명품 업계와 해당 업체를 통해 확인했다’는 부제를 곁들였다.
하지만 내용을 들춰보면, [팩트체크]라는 마크까지 붙이면서도 정작 중요한 알맹이가 빠진 빈껍데기에 불과함을 금새 알 수 있다.
매체는 먼저 프라다가 명품 브랜드임을 소개한 뒤 2016년 최서원(당시 최순실) 씨의 '벗겨진 프라다 신발'을 끄집어내더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 제목으로 비튼 다음,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를 국정농단의 최서원 씨가 연상되도록 프레이밍하기 시작했다는 논리를 부자연스럽게 펼쳤다.
이어 난데없이 민간인 스페인 동행 이슈를 소환, 2017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때 동행한 코미디언 김영철 씨는 비선이 아니었느냐며 비선논란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 다음 15년 만에 열린 ‘스페인 재외동포 간담회’ 때 김 여사가 입은 짙은 초록색 치마를 ‘프라다’라며 ‘고가’라고 비난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김 여사를 대신해 기자가 불만을 대신 노골화하는 듯한 뉘앙스다.
그리고 이어지는 에필로그.
“그런데 《월간조선》이 명품업계와 해당업체를 통해 취재한 결과 그 치마는 ‘프라다’ 것이 아니었다. 이 의류는 김 여사가 자비로 국내 중저가 맞춤옷 전문점에서 맞췄다. 김 여사는 이 전문점에서 취임 의상을 맞추기도 했다. 가짜뉴스로 김 여사를 공격하는 진영의 뻔뻔함은 현재진행형이다.”
뜬금없이 "프라다가 아니라, 국내 중저가 맞춤옷 전문점에서 김 여사가 자비로 맞췄다"고 결론짓고 기사를 마무리했다. 요컨대, 프라다 스커트를 그대로 모방한 '짝퉁임'을 팩트로 확인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기자가 팩트체크했다는 구체적인 취재내용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냥 “명품 업계와 해당 업체를 통해 취재한 결과”라는 게 전부다.
기사 작성에 있어서의 필수조건인 누가(who), 언제(when), 어디서(where), 무엇을(what), 왜(why), 어떻게(how) 등 여섯 가지 기본이 되는 조건이 송두리째 빠졌다.
한 중견 언론인은 “저널리즘의 ABC도 모르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낙서장”이라며 “팩트체크라고 했으면 체크된 팩트의 구체적 내역을 제시해야지, ‘더 이상 묻지마’ 식으로 얼렁뚱땅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려버리는 경우가 어딨느냐”고 비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