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대전 대덕구의회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지탄을 받고 있다.
특히 제9대 의회 전반기 원구성을 놓고 의원들 간 2주 동안 대치를 이어가면서도, 내부 조율은커녕 ‘장외설전’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 비난을 자초한다는 지적이다.
대전 5개 기초의회 중 전반기 원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곳은 대덕구의회가 유일하다.
대덕구의회는 이달 7일 제263회 임시회를 열었지만, 개회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 20일까지 돌아오지 않으면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전반기 의장직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놓고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것.
대덕구의회 회의규칙에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과반수 득표로 선출된다. 표결 결과 동률이 2회 이상 나오면 다선, 다선이 없으면 연장자가 의장직을 맡도록 돼있다.
현재 대덕구의회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4대 4로 나뉘었다. 이탈 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사실상 과반 득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선은 유일한 재선인 국민의힘 김홍태 의원. 나머지 7명은 모두 초선이다. 김 의원은 의장 선거에 단독으로 입후보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주당 의원들이 4대 4 동석을 이유로 후반기 의장 자리 ‘약속’을 요구하며 보이콧에 나섰다. 전반기 의장을 내줄 경우, 후반기 의장마저 장담하기 어렵다는 계산에서다.
김 의원을 제외하면, 역시 국민의힘 소속 양영자 의원이 연장자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규칙대로 의장을 선출하고, 후반기 의장은 후반기에 절차대로 뽑자는 주장이다.
대덕구의회는 개회, 정회를 반복하며 2주일째 ‘식물의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임시회 마지막 날인 21일에도 의장을 선출하지 못하면, 다음 달 임시회까지 기다려야 한다.
전반기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도 의원들은 내부 협의를 이루지 못하고, 대외 ‘입장문’ 발표 등 장외설전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특히 박영순(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정용기 당협위원장까지 소환하면서 원구성 하명 의혹 제기, 밀실 야합 주장 논란 등 첨예한 감정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대덕구의 한 주민은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해서 뽑아줬더니 자리싸움만 하고 있다”며 “의원으로서의 본분보다는 사리사욕에 빠져있는 모습에 실망감을 금하지 못하겠다”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