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도로 새누리당이 된 국민의힘
[청년광장] 도로 새누리당이 된 국민의힘
누구든 대통령에게 찍히면 죽는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7.28 11: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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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결국 이준석 대표의 정치 생명은 이제 끝난 것 같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이후 그렇게 갖은 아부를 했지만 결국 아무 보람도 없었던 것이다. 필자는 이준석 대표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그의 말로는 참 씁쓸하게 느껴진다. 마치 그의 모습은 6년 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단단히 찍혀 당을 떠나야 했던 유승민 전의원을 보는 것 같다.

지난 26일에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 사이 주고 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큰 논란을 빚고 있다. 그 메시지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대표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고 보낸 것이 있다. 그리고 권성동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고 했다. 바로 이 메시지가 문제였다. 결국 이번 이준석 대표를 향한 징계가 윤석열 대통령의 암묵적인 동의 하에 이루어진 숙청 작업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물론 이준석 대표가 받은 징계는 본인이 자초한 면이 매우 크다. 성 상납을 받은 건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구태 정치인들의 부패한 모습이다. 지난 날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은 성 비위 문제로 ‘성누리당’, ‘색누리당’ 등의 멸칭을 국민들로부터 들어야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더불어민주당 역시 성 비위 문제로 ‘더불어만진당’, ‘더듬어민주당’ 등이 멸칭을 들어야 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성 비위 문제를 집중 공격했던 당이었다. 그런 당에서 대표가 성 상납을 받았다는 건 결국 그 놈이 그 놈임을 보여주는 대목인 것이다. 그러므로 징계를 받는 것 자체는 합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 사이의 메시지 내용이다. 이 메시지 내용은 도대체 무엇이고 또 권성동 대표는 실수로 기자들에게 메시지 내용을 노출한 것인가? 아니면 의도적으로 노출한 것인가? 이 문제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메시지 속 내용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를 평소에 굉장히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그는 이준석 대표의 징계가 확정되었을 때 “당원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하면서도 “당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이었고 가식이었음이 이 메시지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평소부터 이준석 대표를 고깝게 여기고 있었고 건수만 잡히길 기다리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당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말도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 정말 당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면 애초부터 권성동 대표와 이런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시피 윤석열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사라지니 국민의힘이 달라졌다고 말했고 권성동대표는 대통령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굽실거리고 있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은 명시적으로든 암묵적으로든 국민의힘 내부의 일에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었고 권성동 대표를 비롯한 소위 윤핵관들이 신하처럼 떠받들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정지 징계엔 윤석열 대통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준석 대표는 본래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본래 그는 유승민 전의원을 지지하던 사람였고 사석에서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떠야겠다.”는 식의 농담까지 할 정도로 윤석열 대통령을 탐탁찮게 생각했다. 그 때문에 작년 연말에서 올해 초 사이에 두 사람 사이에서 온갖 잡음이 나왔고 그 시기에 지지율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역전당한 바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후 어찌저찌 갈등을 봉합하고 대선에서 승리했긴 했다. 그러나 그 이후 논공행상에서 여당 대표인 이준석은 완벽하게 소외되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준석 대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온갖 낯 간지러운 수준의 아부를 하면서까지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쳤다. 하지만 그는 이전부터 윤석열 대통령에게 단단이 찍혀 있었고 윤석열 대통령은 그를 찍어내려고 건수 하나만 잡히길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터진 게 바로 성 상납 사건이었다. 일단 선거 승리를 위해 잠시 봉인했지만 선거가 끝난 후 다시 그걸 끄집어내서 결국 윤핵관들을 내세워 이준석 대표를 찍어내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정말 정치판이란 곳이 추악한 복마전으로 느껴진다.

권성동 대표가 그 메시지를 주고 받은 시간대와 기자가 그걸 찍은 시간대를 비교해 보면 분명히 의도적으로 노출했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필자의 생각으론 아마도 국민의힘 내부의 비윤(非尹)파들에게 “우리한테 개기면 이준석처럼 된다.”는 경고를 하려는 의도에서 노출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지금 상황으로 보면 그런 경고 효과보다는 오히려 역효과가 더 크게 난 것 같다.

결국 이로서 국민의힘은 다시 박근혜 정부 시절의 새누리당으로 돌아갔다. 그 시절 새누리당은 박근혜 개인 숭배 정당이나 다름 없었다. 대통령 박근혜는 교주이자 임금이었고 소속 국회의원들은 반항 한 번 못하고 신하처럼 절대 복종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번 반항을 해보려다 찍혀서 쫓겨났던 사람이 바로 유승민과 진영이었다. 진영은 결국 진영을 바꿔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적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고 유승민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었다.

[사진=국민의힘]
[사진=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진영이나 유승민과는 사례가 비슷한 듯 다른 면이 있지만 어쨌든 대통령에게 단단이 찍혀서 쫓겨나는 신세가 된 점은 같다. 자기 처신을 잘못한 죄치고는 좀 가혹한 대가를 받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자신이 자초한 면이 있기에 동정심은 들지 않지만 국민의힘이란 정당이 얼마나 살벌한 권력 다툼 속에 있는 당인지 다시금 느끼게 된다.

필자 생각으로 이준석대표를 축출한 것은 윤석열 정부에게 크게 도움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폐주가 되었던 임금들이 대개 이런 전철을 밟았다. 가령 태봉국의 국왕 궁예(弓裔)는 자신에게 쓴소리를 했던 신하들을 ‘신라의 첩자’로 몰거나 관심법을 동원해 ‘역적’으로 몰아 모조리 잡아죽였다. 그리하여 조정을 자신의 말에 절대 복종하는 예스맨들로만 채웠다. 하지만 그 결과 왕건(王建)의 역성혁명으로 인해 폐위되었고 본인은 여기저기를 떠돌다가 보리밭에서 배고파서 보리 이삭 잘라먹다가 들켜서 백성들에게 몰매를 맞고 죽는 비참한 신세가 되었다.

옆 나라 중국에서도 수나라 2대 황제인 양광(楊廣)을 보라. 그는 자신을 황제의 자리에 올린 킹메이커였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직언을 아끼지 않았던 양소(楊素)를 핍박해 죽음으로 몰고 갔다. 양소 이외에도 직언하던 신하들을 이런저런 이유로 죽이거나 내쫓고 조정을 예스맨으로 채웠다. 그러다가 고구려 원정에서 실패하고 전국에서 반란이 일어난 끝에 근위장 우문화급(宇文化及)의 손에 비참하게 죽었다.

가까이로는 비록 국왕은 아니지만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가 이런 전철을 밟은 끝에 탄핵으로 파면되었다. 자신에게 직언을 하는 자는 모두 멀리하거나 적대시하고 김기춘, 문고리 3인방, 이정현 등 자신에게 절대 복종하는 자들만 가까이 하고 최순실의 꼭두각시처럼 살다가 결국 몰락의 길을 걸었던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런 경로를 밟지 않을까 걱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건 역사 공부일지도 모르겠다. 과거를 알아야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역사란 돌고 도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폐주가 된 인물들은 모두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폐주가 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그 사례들을 통해서 뭔가를 배우고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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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다 2022-07-28 19:35:57
참 걱정도 팔자다
남의 집 걱정하지 말고 느그집 안방에
있는 견 두마리나 걱정해라.
요새 아주 그냥 인정사정 없이 물어뜯고 싸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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