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무더위 날려줄 얼얼한 맛… “오늘 마오차이 한 그릇 어때요?”
[맛집] 무더위 날려줄 얼얼한 맛… “오늘 마오차이 한 그릇 어때요?”
대전 유성구 관평1로 78-1 ‘아이엠마오차이’
남녀노소 불문 친숙하게 다가오는 맛, 입문자용으로 ‘강추’
직접 공수해오는 신선한 식재료… “좋은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부터”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2.07.29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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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마오차이 간판/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아이엠마오차이 간판/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유독 그런 날이 있다.

혈중 마라 농도가 떨어지는, 마라를 먹지 않아 일이 손에 안 잡히는(?) 그런 날.

“오늘 마라 관련 음식을 먹지 않으면 일을 못 하니까… 회사를 생각해서라도 오늘 점심에는 꼭 먹어야만 한다.”

쓸데없이 비장한 다짐을 핑계로, 손가락에 불이 나게 ‘대전 마라 맛집’을 검색했다.

“뭐? 중국 본점에서 직접 비결을 전수받고 공식 1호점으로 한국에 상륙했다고? 그런 가게가 대전에 있다고?”

시계를 보니 11시 30분. 점심시간까지 30분이나 남아있었지만, 그대로 길을 나서 유성구 관평동에 위치한 ‘아이엠마오차이’로 향했다.

마오차이/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마오차이/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마오차이란 마라탕의 기원이 되는 중국 쓰촨의 대표적 음식이다. 마라탕과 다르게 국물에 땅콩 소스나 깨 소스가 들어가 있지 않아 깔끔한 맛을 자랑하며, 특히 마라탕 입문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흥분한 마음을 가다듬고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끈 건, 깨끗하게 정리된 신선한 식재료였다.

보통 마오차이는 원하는 재료를 직접 담아 무게를 다는 형식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식재료 코너로 시선이 먼저 가기 마련이다. 상온에 나열된 재료의 신선도 스캔을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

재료를 보자마자 머릿속에선 구 오빠들의 노랫말이 스쳐 지나갔다. ‘찾았다 내 사랑~♪’

깨끗하게 정리된 식재료 코너/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깨끗하게 정리된 식재료 코너/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친절하게 매장 이용법을 알려주던 사장님 조현진 씨에게 재료가 너무 좋다는 칭찬을 건넸다.

“좋은 재료가 좋은 음식을 만들잖아요.”

간단명료하지만 이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답이 어디 있을까?

조 씨에 따르면 이 식당 식재료는 매일 아침 전문 유통업체에서, 푸주와 당면 등 중국 식재료는 전문 중국식품 유통업체에서 전달받는다. 신선도가 떨어진 채소 등을 받으면 직접 시장에 가서 구해오기도 한단다.

“햄이나 어묵은 쉽게 상해요. 그래서 소량의 재료만 내놓고 소진될 때쯤 채워 넣고 있어요. 당면 등이 담긴 물도 수시로 갈아주고 있고요. 하나의 집게로 담다 보니 물이 빨리 탁해지더라고요. 지난번에 어떤 손님도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여긴 물이 왜 이렇게 깨끗하냐고(웃음).”

소고기의 경우 매장에서 직접 썰고 있다고 한다. 신선도를 최우선으로 하는 조 씨의 신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햄이나 어묵도 좋아하시면 하나 꼭 드셔보세요. 저희는 돈육‧어육 함량이 높은 것만 선별해서 쓰고 있거든요. 맛있을 거예요.”

육수는 중국 본점에서 받아온 레시피에서 조금 변화를 줬다고 한다. 모든 이들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마오차이를 위해, 본토의 강한 향신료를 줄이는 대신 감칠맛 넘치는 육수 개발에 공을 들였다는 것.

“한국인 입맛에 맞는 마오차이를 위해 공을 많이 들였죠. 매장 인테리어가 완성되고 오픈을 앞둔 상황에, 육수가 마음에 들지 않아 오픈 날짜를 미룰 정도였어요. 그렇게 최종적으로 돼지와 닭 뼈 그리고 28가지의 약초를 배합한 육수가 완성됐어요. 식재료에 유독 신경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기껏 좋은 육수 만들어놓고 재료에 돈을 아끼면, 너무 아깝잖아요.”

아이엠마오차이 대표 조현진 씨가 재료를 살피고 있다/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아이엠마오차이 대표 조현진 씨가 재료를 살피고 있다/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조 씨의 이러한 노력을 손님들도 아는 건지, 이날 찾은 매장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으로 가득했다.

드디어 완성된 마오차이를 한입 떠먹어봤다. 깊은 국물은 24시간 고아낸 국밥을 연상케 할 정도로 시원하고, 신선한 재료는 다양한 식감을 자랑하며 씹는 맛의 즐거움을 극대화시켰다.

그간 먹어왔던 마라탕과는 달리 자극적이지 않지만, 마라 향은 풍부하게 감돌았다. 이에 더해진 깊고 진한 육수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의 입맛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한번은 저희 어머니와 같은 연령대로 보이시던 아주머니가 처음 오신 적이 있는데, 이틀 뒤에 다른 친구분을 데리고 오신 적이 있어요. 7~80대로 가늠되는 한 할아버지는 드시고 나가시면서 모임을 하겠다며 명함을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참 뿌듯했죠.”

이 집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고기 추가 비용이 없다는 것이다. 보통 마오차이나 마라탕 가게의 경우 채소와 당면 등의 재료는 무게로 계산하고, 고기는 100g당 3000원, 꼬치는 개당 1000원가량의 추가 비용을 받는다.

“중‧고등학생들도 정말 많이 와요. 저희는 고기 추가 비용이 따로 없어서, 아무래도 부담이 덜 한 것 같더라고요. 저희 매장이 인근 학교와 거리가 좀 있는 편인데, 땀을 뻘뻘 흘리면서 찾아올 때마다 고맙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그래요.”

조 씨의 신념이 깃들어서일까? 함께 시킨 마오차이샹궈와 꿔바로우 역시 자극적인 맛보단 재료 본연의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입 속을 즐겁게 했다.

마오차이샹궈/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마오차이샹궈/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마오차이샹궈는 탕으로 만들어지는 마오차이와 달리, 재료들을 볶아 조리하는 음식이다. 한 젓가락 크게 집어 입에 넣으면, 매콤하게 퍼지는 마라 향 사이로 쫄깃한 고기와 통통한 해산물 그리고 아삭한 채소들이 입 안에서 춤을 춘다.

꿔바로우/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꿔바로우/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꿔바로우는 중국식 찹쌀 탕수육이다. 바삭하게 씹히는 찹쌀 피는 그야말로 쫀득쫀득함의 정수. 그 안으로 씹히는 부드러운 고기는 잡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샹궈 소스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중국 비법을 그대로 쓰기에는 거부감이 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본점에서 받아온 레시피를 바탕으로, 저희가 직접 개발한 비법 소스를 추가했어요. 꿔바로우의 경우에는 튀김 요리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더 쫄깃한 피와 부드러운 고기를 만들 수 있을지 연구했어요.”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그냥 즐기는 건 아쉬웠다. 혹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사장님만의 꿀팁에 관해 물어봤다.

“천추라는 중국 식초와 깨장 소스를 항상 갖춰두고 있어요. 색은 간장 색깔이지만 톡 쏠 정도로 새콤한 맛이 도는 천추를 마오차이와 함께 먹으면 별미랍니다. 고소한 걸 좋아하시면 깨장 소스에 듬뿍 찍어 드시는걸 추천드려요. 마라 향을 유독 좋아하시는 손님들은 미리 말씀해주시면 더 추가해드리고 있어요.”

실제로 천추와 함께 마오차이를 먹어보니, 얼얼한 마라 향에 새콤함이 배가돼 안 그래도 좋은 입맛을 더 돋게 했다. 거부감 없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맛을 구현하면서도, 중국 본연의 맛까지 찾을 수 있도록 한 조 씨의 노력이 와닿는 순간이었다.

끝으로 조 씨는 제일 기억에 남는 손님으로 중년 부부를 꼽았다.

“중년 부부 손님이 계시는데, 일주일에 대여섯 번은 오시는 것 같아요.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계속 생각이 나신대요. 제일 기억에 남는 손님이자, 저의 원동력이 되어주시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분들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손님도 저희 마오차이를 계속 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저의 연구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마오차이와 마오차이샹궈, 꿔바로우/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마오차이와 마오차이샹궈, 꿔바로우/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아이엠마오차이

주소: 대전시 유성구 관평1로 78-1 1층

대표: 조현진(☎042-934-8886)

가격: 마오차이 100g 2000원(기본 400g부터), 마오차이샹궈 100g 3000원(기본 600g부터), 꿔바로우 小 9000원, 大 18000원

아이엠마오차이 약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아이엠마오차이 약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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