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81] 사랑이 깃든 나무Ⅱ… 매년 칠석제 공주시 계룡면 느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81] 사랑이 깃든 나무Ⅱ… 매년 칠석제 공주시 계룡면 느티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2.08.02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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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작가, 사진 채원상 기자] 여름철 시골집 마당에서 올려다 본 별들은 넘쳐흐를 정도였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무리들이 은하수를 이루면 어른들은 ‘견우와 직녀’얘기로 꼬마들에게 많은 상상을 주곤 했다.

동화책이 별로 없던 농촌에서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나이가 되면 서사가 있는 이야기는 여름밤의 별빛처럼 아이들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만들게 했다.

특히 ‘견우와 직녀’는 여름밤의 별자리와도 연결되어 늘 들어도 흥미 진지한 설화다.

견우와 직녀는 생각보다 역사문화적인 흔적부터 과학적인 정보에 이르기까지 넘쳐흐를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견우와 직녀는 이름에서도 고대 농경사회를 대표하는 직업명이다.

고대 농경사회는 농사와 길쌈하는 일이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견우의 이름이 소를 모는 목동이란 의미이고, 직녀는 길쌈하는 여자를 그대로 표현한 이름으로 나타난 것이다.

둘의 갈등은 둘 사이가 아니라 할아버지인 옥화상제의 미움을 받은 이유다.

땀의 양만큼 생산성이 담보되는 고대 사회에서 자신이 맡던 일을 하지 않은 채 신혼의 즐거움에 취해 사는 것을 옥화상제는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옥화상제는 예뻐했던 손녀딸 직녀를 견우와 갈라서게 만든다.

둘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원래 살던 곳에서 살면서 그리워하고 애태우면서 살아야 했다.

전설에는 희망의 메신저가 반드시 생기는 법.

고대 사회에서 현명함으로 국가의 상징으로 대표했던 ‘삼족오’ 까마귀와 까치는 그 둘을 일 년에 한번이라도 만나게 해주려고 은하수를 건널 수 있는 오작교를 만들어 주었다.

음력 7월이면 비가 흔한 계절임에도 칠월칠석에 내리는 비를 ‘견우와 직녀’가 서로 만나서 기쁨의 눈물이라는 이야기도 그 날의 의미를 꺼내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견우와 직녀는 2000년 전 한나라 때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적인 세시 풍속에서 출발했다. 중국에서 넘어온 견우와 직녀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전통적인 세시 풍속에 맞추어 흥미롭게 변용되면서 전해 내려왔다.

이런 견우와 직년가 만나는 칠월칠석에 공주시 계룡면 하대리의 느티나무 아래서는 매우 이례적인 ‘칠석제’가 열렸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70년대 미신타파라는 국가 정책에 시달려도 매년 주민의 극진한 정성으로 만든 음식을 차려 느티나무에 제사를 올리는 일을 칠월칠석에 맞춰 이어왔다.

하대리 칠석제는 하대리와 중장리 등의 자연마을 중 형님 격이자 으뜸 마을이라고 불렸던 ‘마루골(宗谷洞)’의 500년이 넘는 느티나무 아래 제단을 마련해서 제사를 지낸다.

하대리의 칠석제는 농기를 앞장세우고 두레풍장(사물놀이)하는 무리와 함께 마을을 한 바퀴 돌고 500여년 된 느티나무 아래에 모여 농기와 제물을 차려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점에서 다른 지역의 목신제와 다르다고 한다.

이런 역사였을까?

마을회관 입구에는‘2014작은공동체 전통예술잔치 우수축제 선정마을’로 ‘하대리 칠석제’안내판이 붙어 있을 만큼 동네 주민의 느티나무 사랑은 곳곳에 펼쳐져 있다.

‘마을회관 부지 마련 기부자 기념비’는 마을공유재인 느티나무 옆에 마을회관을 조성하면서 부지 마련에 아낌없이 기부한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조성했다는 점도 매우 이례적이다.

2022년의 칠월칠석도 얼마 남지 않았다.

칠석제가 동아시아의 보편적인 러브스토리임에도 이야기는 농촌의 세시풍속에 남아 있을 뿐이다.

500여년을 사랑받아 온 느티나무 아래서 은하수를 바라보며 ‘견우와 직녀’를 떠올리는 일은 여전히 공주시 계룡면 하대리는 가능한 일이다.

공주시 계룡면 하대리 1222-16 느티나무 1본 520년(2022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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