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동우 기자] 서울 광화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ㄱ씨는 요즘 혼자 점식식사를 한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다 먹거나 아니면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사다 먹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이 붐비는 식당에 가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최근 식사비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ㄱ씨는 “요즘에는 만 원 짜리 한 장 들고 식사할 만한 곳을 찾기 힘들 정도”라며 “얼마 전 삼계탕을 먹으러 갔다가 가격이 2만원 가까이 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ㄴ씨는 아예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 예전에는 동료나 후배들과 함께 식사를 했지만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는 “서너 명이 함께 식사를 하러 가면 식비가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한 달에 몇 십 만원씩 지출되는 식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외식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 올랐다. 평균 오름폭(6.3%)을 상회하는 수치다.
여름에 주로 찾는 냉면 한 그릇 가격은 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김치찌개 1인분도 8천원 가까이 된다. 매일 점심을 사먹어야 하는 직장인들에겐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점점 늘어만 가는 점심값 부담에 '런치와 인플레이션'의 합성한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런치플레이션에 부담을 느낀 직장인들은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으로 향한다. 맘스터치의 올해 2분기 점심시간(오전 11시~오후 2시)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9.8%, 전년 대비 23.3% 증가했다. 롯데리아도 전 분기 대비 5%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장을 찾은 이용객은 13% 증가했다.
편의점의 도시락 매출도 늘어났다. CU 편의점의 도시락 매출은 지난 두 달간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5% 증가했다. GS25는 49.8%, 세븐일레븐 40%, 이마트24는 48% 늘었다. 거의 절반가까이 매출이 오른 것이다.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오피스상권의 매출이 특히 더 많이 늘었다. 샌드위치, 샐러드, 김밥 등 간편식사류 매출도 전년대비 25% 정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고 가성비도 좋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