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또 다시 터진 외교 참사
[청년광장] 또 다시 터진 외교 참사
입으로는 친미, 행동은 친중?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8.05 10:0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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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한 미 대사관 트위터]
[사진=주한 미 대사관 트위터]

[굿모닝충청 조하준 시민기자] 윤석열 정부의 외교 참사가 또 다시 터지고 말았다. 이번엔 한국을 방문한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를 문전박대한 사건이다. 지난 3일에 아시아를 순방 중인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가 한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는 이유로 낸시 펠로시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것만으로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사안이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명색이 동맹국이라는 미국에서 온 손님이고 보통 사람도 아닌 우리나라로 치면 국회의장 정도 되는 사람이 왔는데 공항에 마중을 나온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하는 보수 정권에서 이렇게 미국 하원의장을 푸대접하는 꼴을 뭐라고 해야 할까? 이는 심각한 외교 결례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은 3년 연속으로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일을 했던 적이 있다. 2019년에는 한일 간 무역분쟁으로 인해서 그리고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바이러스 창궐 등으로 인해서 여름 휴가를 반납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천하태평이다. 지금 국내외 정세가 한가로이 본인이 휴가를 즐길 만한 상황이 아니다. 현재 국제 정세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나라가 대립하는 신냉전 시대가 되었다. 낸시 펠로시의 방한은 미․중 두 나라 사이에서 한국이 어느 쪽에 줄을 설 것인지 확인하고자 하는 의도가 강하게 들어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개 정치인도 아니고 미국 하원의장이 방한했는데 국가 원수란 사람이 휴가를 이유로 접견을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해줄 나라가 누가 있을까? 한국 외교사에서 아무리 적성국의 외교사절이 방문하더라도 아예 아무도 한국 측에서 영접 인원이 오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물며 미국은 대한민국의 최우선 동맹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일은 그 어느 대통령도 한 적이 없다.

정 휴가라서 대통령이 못 나가겠다면 총리 등 다른 고위인사나 하다못해 외교부 의전팀이라도 보내는 것이 정상인데 말단 공무원 한 명마저도 안 보내고 미국 측 관계자만이 펠로시를 맞이했다. 기본 의전까지 무시하는 것은 적성국 외교사절에게도 안 할 명백한 외교적 결례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대통령실 제공]

게다가 펠로시가 입국하는 그 시점에 대통령은 휴가를 즐기기 위해 서울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갔다가 연극배우들과 술자리를 가지고 있었다. 누가 유출한 사진도 아니고 해당 사진이 사용된 기사들은 다 대통령실 제공이라고 표기하고 있어 잘못된 행동이라는 인식조차 없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멀리 지방에 간 것도 아니고 서울에 있었으면서 본인 술 마시는데 시간 뺏기기 싫으니까 마중을 안 간 거라고 보일 소지가 매우 크다. 이렇게 술 때문에 외교적 결례를 범한 건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다.

이렇게 문제가 커지자 조선일보까지 이례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 사설을 내놓았다. 조선일보 성향 상 이런 식으로 막 나가면 윤석열 정부의 생명이 단축되기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함일 것이다. 이에 윤석열대통령도 부랴부랴 4일에 낸시 펠로시와 전화 통화를 하긴 했다. 하지만 끝내 두 사람이 서로 대면한 적은 없는 채로 끝이 났다.

심지어 TV조선 단독보도에 따르면, 면담을 먼저 요청한 것이 낸시 펠로시 의장이었고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한 것이라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미국 측 고위 인사를 상대로 저지른 전례없는 홀대다. 꼭 미국이 아니더라도 다른 나라의 입법부 의장급 인사가 방한했을 경우 당시의 우리나라 대통령이 휴가를 이유로 면담을 거절하고 통화로 갈음한 것은 전례도 없고 앞으로도 절대 나올 수 없을 일이다. 그야말로 아마추어 정부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와중에 하태경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방한, 한국 국회가 이토록 냉대해도 괜찮은가?’라며 ‘국회에서 방한 환영 의전팀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안나갔다고 합니다.’ 국회의장이 심각한 결례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낸시 펠로시를 홀대한 책임을 대통령이 아닌 국회의장 김진표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이다.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싶다.

대한민국의 외교 의전은 대한민국 외교부가 전담하여 책임지는 업무이다. 대한민국 국회 산하에 ‘국회외교처’ 따위의 기관은 없고, 국회의장비서실 산하에도 정무, 정책, 공보 조직이 있을 뿐 ‘국회의장비서실 외교수석비서관’ 따위의 직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태경의원의 말은 정부 요인들이 아무도 안 가는 상황에서 야당 출신인 국회의장이 여당이나 대통령 대신 가라고 하는 것이다. 그럼 상식적으로 정부 요인들이 먼저 나서야 할 일이지 야당 출신 국회의장이 먼저 나가면 대통령을 무시했다고 욕을 얻어먹을 게 뻔하다. 하태경의원의 말대로라면 결국 외교부와 대통령실 의전팀 기능을 떼어내 국회의장한테 넘겨주어야 한다는 소리나 다름없다.

그럼 하태경의원 본인부터 동료 여당 의원들이랑 같이 윤석열 대신 마중 나가지 그랬나? 왜 본인들이 할 일을 야당 출신인 김진표 의장에게 떠넘기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무리 윤석열 정부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고 해도 상황이 앞뒤가 맞는 소리를 해야 할 것 아닌가? 초선 시절부터 이 사람은 왜 자꾸 생각 없이 아무 말이나 막 내뱉는 것인지 모르겠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를 ‘친중 정부’로 매도해왔다. 정작 본인들이 박근혜 정부 시절 천안문에서 중국 전승절 참석했던 과거는 싹 숨기고서 말이다. 그리고 이번 사건으로 오히려 그들이야말로 ‘친중’ 행보를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중국 언론에서는 윤석열의 행동을 칭찬하고 있고 중국 네티즌들까지도 “한국은 대만보다 똑똑하다”, “한국 총통(=대통령)은 총명하고 기개가 있다”, “남한은 미국의 장기말이 될 이유가 없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윤석열 대통령을 칭찬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언론에서는 한국이 중국 눈치를 보는 것 같다는 식의 기사를 내며 비판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누가 친중인가?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의도가 어떻든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기에 말과 행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은 그냥 단순히 휴가를 좀 즐기고 있었을 뿐이었을지 몰라도 이미 전세계 언론을 통해 본인이 낸시 펠로시를 홀대하는 모습이 다 보도되었다. 그럼 전세계 사람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친미로 생각하겠는가? 아님 친중으로 생각하겠는가? 불문가지다. 단순히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만남을 숙고한 수준이 아니라 연극 보러 가서 술까지 마시는 장면을 노출했고 방문 장소에 정부 측 인원 한 명 파견하지 않았기에 전세계의 시선으로는 미국을 무시했다고 인지하기에 충분하다.

현재 계속 지지율 하락세를 타고 있는 윤석열 정부인데 이번 사건으로 더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을 수도 있을 것 같다. 4일 KBC광주방송과 UPI뉴스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넥스트위크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27.4%, 부정 68.8%로 나타나 또 최저치를 갱신했다. 심지어 이젠 70대 이상 노년층에서도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질렀다.

필자가 앞서 지적했듯이 현재 상황에서 그나마 국정 동력을 유지할 지지율 한계점은 25%인데 이제 그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25% 아래로 떨어지면 레임덕이 더욱 확실해질 뿐 아니라 더 반등할 가능성도 거의 없어진다. 취임 석 달도 되지 않아 그 임계점이 더욱 가까워진 것이다. 임계점을 뚫고 더 바닥으로 추락할 것인지 아니면 바닥을 치고 다시 반등을 할 것인지는 대통령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5년 임기 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국격을 윤석열 대통령이 석 달도 채 되지 않아 모조리 다 무너뜨려놨다. 이걸 지켜보는 필자는 정말 억장이 무너진다. 그만큼 투표의 중요성을 또 다시 뼈저리게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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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부 2022-08-05 10:42:52
외교가 뭔지는 아냐? 하다못해 너님이말한 얼굴이나 익히고 안면트는것도 안하면서.. 대통령 왜하는 거니?ㅋㅋㅋㅋ

ㅆㄴㄷ 2022-08-06 06:59:17
정말한심하다.이런보수를원한건아니다

이한성 2022-08-09 01:15:07
사대외교-_- 이것도 기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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