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끝날 기미를 안 보이는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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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국민의힘 尹-李 간 갈등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8.08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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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대통령과 이준석 대표 간 치킨 게임(Chicken Game)이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불과 90일도 채 되지 않아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서로 으르렁거리는 모습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본다. 서로가 서로를 못 죽여서 안달이다. 정말 이 쯤 되면 그 옛날 로마 시절 검투(劍鬪) 경기처럼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윤석열-권성동 간 텔레그램 문자 논란으로 인해 이준석 대표의 징계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였음이 드러났다. 그 이후로 이준석 대표는 완전히 흑화되었고 현재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을 저격하는 메시지를 쏟고 있다. 하지만 이 메시지들로 인해 도리어 자신의 우군들마저 다 내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텔레그램 문자를 비롯해 펠로시 의장 도촬 논란 등 온갖 가벼운 처신 등으로 인해 여론의 압박을 받자 당 대표 직무대행을 사퇴하고 국민의힘은 비대위 결성을 결정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징계를 받긴 했지만 당 대표직은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상 비대위가 결성되면 자동적으로 이준석 대표는 당 대표직에서 해임된다고 한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아울러 사실상 이 비대위 결성이 본인의 복귀를 막기 위한 윤핵관들의 공작이라는 게 이준석 대표의 주장이다. 특히 윤핵관들 중 핵심 인물인 장제원 의원을 가리켜 이준석 대표는 ‘삼성가노(三姓家奴)’라는 멸칭까지 썼다. 삼성가노는 ‘성씨가 셋인 종놈’이란 뜻인데 이는 『삼국지』의 여포(呂布)를 가리키는 멸칭이다.

『삼국지』에서 여포는 그야말로 배은망덕(背恩忘德)하고 신의 없는 인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본래 그는 형주자사 정원(丁原)이란 인물의 양자로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십상시의 난 직후 정권을 잡은 동탁(董卓)이 천하의 준마인 적토마(赤土馬) 1필을 뇌물로 주어 꼬드기자 양아버지 정원을 배반하고 그 수급을 동탁에게 바치고 동탁의 양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후 동탁과도 미녀 초선(貂蟬)을 두고 사이가 틀어지자 곧바로 동탁을 죽이는데 앞장섰다.

이렇게 여포는 자신을 거두어주었던 두 분의 양아버지를 무참하게 살해한 배은망덕한 인물이어서 삼성가노라 불린 것이다. 본래 성씨인 여 씨에 첫 번째 양아버지인 정원의 아들이어서 정 씨였다가 이후 두 번째 양아버지 동탁의 아들이 되어 동 씨가 되었다는 뜻이다. 중국어에서 奴는 종놈이란 뜻 외에도 누군가를 비하하는 단어로도 쓰는 글자다.

장제원 의원 또한 본래는 친이계에 속한 인물로 이명박을 받들어 모셨던 사람이었다. 이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엔 유승민 전의원을 지지하며 그를 지지하는 연설까지 부산에서 했다. 그러나 그 연설이 끝나고 72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당시 유승민 전의원의 지지율이 저조함을 면치 못하자 곧바로 바른정당을 버리고 자유한국당으로 갈아탔다. 그리고 이후에는 안철수 의원을 국민의힘으로 데려오려 하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로 갈아탔다. 이준석 대표는 이런 그의 행보를 두고 ‘삼성가노’라 한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준석 대표의 이런 행보는 도리어 본인 정치 생명을 더 단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물론 장제원 의원이 정말 박쥐 같은 행보를 여러 차례 보인 것은 맞다. 그러나 그를 두고 ‘삼성가노’ 운운하는 건 다소 선을 넘은 비판이다. 본래 삼성가노란 단어는 장비(張飛)가 여포를 죽이려고 달려들 때 썼던 말이었다. 그리고 이 단어 자체가 굉장히 심한 요즘 말로 ‘패드립’이다.

장제원 의원이 삼성가노라면 그가 여포처럼 두 분 양아버지의 등에 칼을 꽂는 인간말종 쓰레기나 마찬가지란 뜻인데 이 정도로 수위 높은 비판을 ‘촌철살인’이라고 봐줄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도리어 국민의힘 내부 비윤계들조차도 이건 너무 심했다고 반응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 尹-李 간 갈등에는 이전에도 지적했듯이 이준석대표 본인이 자초한 면이 크다. 그런 만큼 그 역시 우군을 하나라도 더 끌어모아야 하는데 그의 공격성이 다가올 우군들도 다 내치고 있는 것 같다.

윤핵관들은 윤석열대통령이 부리는 환관들과 같은 처지이니 어떻게든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대로 이준석 대표를 내치려 할 것이다. 그러자면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는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순순히 물러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세상에 정권 초반부터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충돌한 전례가 있었던가?

물론 참여정부 시절에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장이 충돌한 적이 있었다. 그 때 김근태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계급장 떼고 붙어보자.”며 강하게 대든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사건도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중반에 있었던 일이지 이렇게 정부 출범 90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의장이 충돌이 있었던 그 시점에 언론들은 참여정부가 레임덕을 맞았다고 떠들어댔다. 그게 레임덕이라면 지금 윤석열 정부도 출범 90일도 채 되지 않아 레임덕을 맞았다고 봐야할 것이다. 레임덕이 오면 정부와 여당이 서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는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척을 지고 싸우고 있지 않은가? 이게 레임덕이 아니면 무엇일까?

이 같은 윤석열 대통령-이준석 대표 간 갈등은 정부, 여당의 지지율 동반 하락세를 이끌었다. 지난 5일에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24%, 부정 66%로 사상 최저치를 또 갱신했다. 필자가 예측했던 지지율 하락세 한계점을 오차범위에서나마 깨뜨린 것이다. 이 정도로 빨리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고는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초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역전했다.

당연한 결과다. 그나마 이 조사 결과도 펠로시 의장 홀대 사건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란 점을 감안하면 차주 조사에서는 20%대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정말 이 쯤 되면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5년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조차 의문스러울 지경이다.

윤석열 정부는 임기 초반에 지지율 20%대까지 추락했다가 다시 반등에 성공했던 이명박 정부를 본보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전에 누차 지적했듯이 윤석열 정부는 이명박 정부와 처한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이전에 이 공식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반드시 현재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명박 정부 초반에 지지율이 급락했던 것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문제가 컸다. 급락한 원인이 뚜렷하게 존재했기에 그 문제가 해소되자 지지율도 다시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지지율 급락 원인이 복합적이다. 원인이 복합적이기에 해결책도 더욱 복잡할 수밖에 없다. 어떤 한 가지 이슈로 돌파하기엔 너무 멀리 왔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임기 초반 18대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어 국회를 극강의 여대야소로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기에 국회에서 온갖 법안을 날치기로 통과하는 힘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아직 총선이 2년 남았고 적어도 그 동안은 여소야대로 있어야 한다. 국회의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법안에 제동을 걸면 정부와 여당은 해결할 방법이 전혀 없다.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엔 최소한 여당 내 갈등이 이 정도로 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그 당시에도 친이계 vs 친박계 간 계파 갈등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심한 치킨 게임을 벌이지도 않았고 또 당론을 규합해야 할 일에는 친이든 친박이든 서로 보조를 맞추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지금 윤석열 정부의 여당은 그 때보다 계파 갈등도 심하고 서로 간의 구심력과 화합력도 떨어진다. 최소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은 여당 지지율이 야당에 역전을 허용했던 적이 단 1번도 없었는데 지금 윤석열 정부는 임기 초반에 벌써 야당에 정당 지지율 역전을 허용했다.

이렇게 자기네들끼리 안에서 머리 터지게 자꾸 싸우면 결국 득을 보는 건 제 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우상호 비대위 체제가 딱히 유능한 모습을 보인 건 없는데도 지지율이 쑥쑥 올라 역전에 성공한 것은 결국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국민의힘 내부 분열로 인한 반사이익이라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반사이익의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그 전에 더불어민주당 또한 자신들 실력으로 이 지지율을 더 올리거나 유지할 힘과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언제까지 저렇게 尹-李 간 갈등을 방치하고 있을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런 막장 드라마 같은 집안 싸움은 보는 사람도 피곤하게 만든다. 지금 국내 민생 경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지긋지긋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종식될 기미를 안 보이고 방역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거기에 국제 정세까지도 혼란스럽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자기네들 집안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으니 언제까지 이 모습을 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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