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국제행사로 승인받은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대전 총회가 행사를 코앞에 두고 ‘구설’에 오르고 있다.
과거 국제행사에서 잇따라 국가 망신을 시킨 업체가 행사 준비 대행업체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UCLG 대전 총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 4월 E사가 조달 입찰을 통해 대전 총회 행사준비 대행업체로 선정됐다. E사는 전시·행사 대행 실적과 규모 등에서 국내 정상급 업체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E사가 지난 2015년 세계 물포럼 개막식과 지난해 P4G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황당한 사고를 유발, 국가 망신을 시킨 업체라는 것. P4G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목표를달성하고자 공공·민간 부문이 함께 참여하는 글로벌협의체다.(네이버)
2015년 4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세계 물포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전 세계 100여개국 장관 등 각료들이 참가한 대규모 국제행사다.
당시 E사는 개막식 퍼포먼스로 ‘자격루(조선 세종대왕 시절 과학자 장영실이 만든 물시계) 줄 당기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과 각국 주요 인사들이 줄을 잡아당기는 순간 2m짜리 자격루 구조물이 주요인사들 쪽으로 쓰러지는 황당 사고가 발생했다.
애초 줄을 잡아당기면 구조물 상단 항아리에 담긴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개막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려 퍼져야 했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국제적 망신을 사기에 충분한 사고였다.
당시 대구시의회 조사위원회가 꾸려지고, 대구시장 사과 요구 등 미숙한 행사 운영과 국가 명예를 실추시킨 책임론이 불거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E사는 지난해 5월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 영상 중 개최지 서울을 알리는 장면에서 평양의 능라도와 대동강 위성사진을 사용해 지탄을 받았다. 당시 언론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외교 참사’라고까지 할 정도로 망신을 샀던 사고다.
E사는 전문 영상제작 업체에 외주를 맡겼으나, 양 측과 외교부 모두 편집과 수정 과정에서 오류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P4G 정상회의는 한국이 개최한 최초의 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로 이틀간 서울에서 개최됐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상급·고위급 47명, 국제기구 수장 21명이 화상으로 참석한 국제행사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전력이 있으니,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별다른 사고 없이 정상적으로 행사가 치러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UCLG 대전 총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과거 사고에 대한 제재 규정이 있다면 선정 과정에서 감안이 돼 결정됐을 것”이라며 “관리감독을 더 철저히 해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