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기자와 기레기
[청년광장] 기자와 기레기
배 부른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고 싶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8.09 13:32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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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언론의 별명은 워치독(Watchdog)이다. 직역하면 ‘감시하는 개’라는 뜻인데 권력 기관을 감시하며 잘한 점은 널리 알리고 잘못한 점은 비판을 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다. 우리나라에서 언론이란 것이 사실상 처음 생긴 것은 조선시대다. 조선시대에도 지금의 신문에 해당하는 조보(朝報) 혹은 기별(奇別)이라 불리는 것이 있었다.

이 당시 조보는 동아시아 전역의 언론이기도 했는데 중국에서도 만주에서도 일본에서도 널리 읽혔다. 심지어는 일본 오사카에서 조보를 보고 조선의 과거 합격자가 누구인지 알았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 당시 신문기자라 할 수 있는 기별서리(奇別書吏)들은 왕의 눈치도 보지 않고 소신껏 기사를 썼다. 그런 점에서 보면 조선시대 기별서리들이 현대 대한민국의 기자들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

전제군주국 시절인 조선의 기별서리들도 왕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기사를 썼는데 어째서 공화국인 대한민국의 기자들은 왜 소신이란 것이 없는 것인가? 참 필자는 그게 너무도 아리송하다. 이미 이 땅의 기자들이란 대부분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신조를 잃은 기레기로 전락한지 오래다.

8일에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마치고 직무에 복귀했다. 그런데 도어스테핑 자리에서 모 방송사 여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놓고 “대통령님 파이팅.”이라는 말을 했다. 이게 과연 기자로서 합당한 태도인가? 물론 기자도 국민의 한 사람이다 보니 본인이 지지하는 대통령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선공후사(先公後私)라고 했다. 사적으로 본인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라고 하더라도 그 자리는 엄연히 기자 신분으로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닌가?

본인이 기자라면 또 취재를 위해서 왔다면 일단 사적인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중립적인 자세에서 기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대놓고 이렇게 ‘대통령님 파이팅’ 같은 소리를 하는 것이 기자가 보일 태도인가? 이런 기자들 때문에 함께 도매금으로 ‘기레기’ 소리를 듣는 것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 5년 간 문재인 대통령에게 ‘파이팅’을 해준 기자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었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오만불손하게 시건방진 모습들만 잔뜩 보여줬다. 대표적으로 ㅈ일보의 김모기자가 있었다. 본인보다 한참 연장자인 문 대통령 앞에서 시건방지게 비딱한 자세로 앉아서 고개 치켜들고 오만불손한 질문을 해댔던 그 기자의 모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온갖 악의적인 기사를 써댔다. 

또 한 사람을 예로 들면 지금은 정치인이 된 K방송 K모기자가 있다. 그녀는 2019년에 청와대에서 진행된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제 관련 질문을 했는데 아주 대단히 오만불손한 태도를 보였다. 말이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는데 그녀의 모습은 필자가 봐도 대단히 불손했다.

필자는 기자들에게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대통령들을 만날 때처럼 굽실거리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최소한의 예절은 갖추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연장자이니 그에 맞게 예절을 갖추고 서로 간의 기분이 상하지 않을 선을 지키라는 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허나 문재인 정부 시절 기자란 사람들이 하는 짓거리는 모두 다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짓거리들 뿐이었다.

반면에 박근혜 정부 시절이나 지금 윤석열 정부 시절 기자들은 참 공손하기 그지 없다. 탄핵안 가결로 인해 직무정지가 된 시절이었는데도 기자들은 박근혜 앞에서 공손하게 손을 모으며 질문 하나 제대로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앞에선 당선인 신분이었을 때도 기자가 질문을 할 때 “외람되오나” 같은 사극에서나 볼 법한 말을 써가며 굽실거렸다. 덕분에 요즘 기자들 멸칭 중 하나가 ‘외람이’다.

이렇게 비굴한 자들을 뭐라고 해야 할까? 본인들 눈에 만만하다 싶은 사람에게는 상투 끝까지 잡고 휘두르며 막 나가고 무섭다 싶은 사람에게는 알아서 기는 이런 비겁한 사람들이 어디에 있을까? 이런 강약약강의 태도는 거리의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거리들이다. 건달들도 이런 부류들은 ‘쓰레기’ 취급하면서 멸시한다.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이 나라 언론들은 굴종의 태도가 몸에 배였다. 대다수의 민족 정론지들이 무더기로 정간, 폐간된 이후 언론들은 친일파들의 손에 넘어갔다. 대표적으로 조선일보는 193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민족 정론지였으나 1930년대 후반에 친일 광산업자 방응모의 손에 들어간 이후 변절했다. 일제 강점기 때는 일제의 나팔수가 되었고 독재정권 시절엔 독재정권의 개가 되었다. 이렇게 80년 이상을 굴종으로 일관해온 것이다.

이렇게 굴종적인 태도가 몸에 밴 자들에겐 자유가 낯설기 그지 없다. 노예들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노예들은 손발이 묶여 있지 않고 자유롭다. 손발이 묶여 있으면 어떻게 일을 시킬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도망치고 싶다면 언제라도 도망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예들은 손발이 풀려 있어도 도망칠 수가 없다. 왜 그런가? 노예 소유주들이 무지막지한 구타와 학대를 통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세뇌를 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발이 풀려 있어도 도망칠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노예를 해방시켜주어도 다시 자발적으로 노예의 삶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흑인 노예를 해방시켜주었지만 자립할 능력이 없었던 일부 흑인 노예들 중에선 다시 옛 주인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

조중동을 비롯한 대다수의 한국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군사독재정권 시절은 끝이 났고 민주화가 정착되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민주화가 된 건 아직 40년이 채 되지 않았고 대한민국 대다수 언론은 그보다 2배나 더 긴 80년이 넘는 세월을 노예처럼 굴종하며 살아왔다. 이미 그들은 노예 근성이 몸에 배어 있기에 자유를 주어도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굴종적으로 사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기자는 자유민이고 기레기는 노예들이라고 본다.

존 스튜어트 밀
존 스튜어트 밀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배부른 돼지가 되느니 차라리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고 싶다.”는 명언을 남긴 바 있었다. 주류 언론 기자들은 필자보다 더 많은 고료를 받고 더 많은 수입을 올리며 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전부 정파성에 갇힌 배부른 노예들이다. 차라리 필자는 배고픈 시민기자일망정 그렇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노예는 암만 배가 불러도 자유롭게 못 움직이는 노예일 뿐이다.

이전에도 했던 질문이지만 주류 언론사들의 기자들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당신들은 필자보다 더 많이 배웠고 더 많이 아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열심히 죽을 힘을 다해 공부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피땀 흘려 공부한 대가가 남에게 ‘쓰레기’, ‘벌레’ 취급받는 삶이라면 과연 그게 가치 있는 인생인가?  왜 그런 무가치한 인생을 사는 것인가? 국민들도 공정한 보도를 하는 언론을 보고 싶어한다.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그런 언론을 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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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인 2022-08-09 21:47:04
기사 잘 봤습니다.
기자보다 기레기가 많은 세싱은 아니겠지요?

더탐사는 범죄집단 2022-08-28 07:18:38
조하준 기자님은 좋은기자 같네요
대한민국 기자들이 옳고 그름에 대하여 쏠리지 않고 재대로 알리는 기자 바른 길로 가는 자유민 기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친일이 보수냐 기레기야 2022-09-18 08:19:43
기레기만 보다가 오랜만에 기자를 보네요
감사합니다

양심으로 2022-09-18 12:19:55
기레기가 뭔말인지도 모르다가
최근들어 치가 떨리도록 알게 되었네요
정말 인간 쓰레기라는 말이 딱 일 정도로.
세상이 옳은 길로 가길바랍니다.

오형환 2023-01-09 11:23:42
잘 읽었습니다. 지금의 기자정신을 잃지 마시고 언제나 대중에게 진실을 전하는 등불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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