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의 경제돋보기] 지구의 역습, 기후변화의 경제학
[신용한의 경제돋보기] 지구의 역습, 기후변화의 경제학
신용한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前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2.08.15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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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청년일자리, 경제 전문가로 불리는 신용한 연세대학교 겸임교수가 굿모닝충청 독자를 위한 경제 칼럼을 시작한다. ‘신용한의 경제돋보기’라는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전문가의 날카로운 해석과 풍부한 현장 경험이 어우러진 칼럼은 독자들에게 유익한 경제 이야기를 전달할 계획이다. <편집자 주>

기상 위성 사진. 사진=기상청/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대체로 맑겠으나 곳에 따라 소나기가 한두 차례 내리겠습니다.” 

일기 예보와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은 자주 틀리고, 알쏭달쏭하다는 우스갯소리에 자주 소환되는 문구다. 날씨나 경제나 맞는 예측이 대부분이지만 틀린 예측으로 심각한 낭패를 겪는 경우가 잦다 보니 마냥 우스갯소리로만 들리지는 않는 게 현실이다.

최근 폭염과 폭우가 교차하는 가운데 서울 강남과 충청지역에 집중호우 피해가 잇달아 발생했다. 사상 최악의 집중호우로 서울은 기록 관측 115년 만에 최대 폭우를 기록하면서 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이 속출했다. 차량 침수로 인한 피해액도 1천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어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연간 최대 규모를 기록하였다.

자연재해에 따른 보상으로 민감한 손해보험 업계가 기후변화를 집중적으로 분석해서 이미 1년전에 기습 폭우에 따른 강우량과 강남 침수 위험 지역, 시간 등을 상세히 제시한 분석보고서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비 소홀로 피해를 줄이지 못한 정부와 지자체 및 수해복구 현장에서조차 실언과 쇼로 일관해서 뭇매를 맞은 정치권 모두 질타받아 마땅한 대목이다.

세계적인 기상 이변에 의한 자연재해는 인간의 환경 파괴에 의해 지구가 몸살을 앓는다는 정도를 넘어 식음료 물가, 주식시장, 인플레이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생활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수준까지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날씨가 보이지 않게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날씨가 주가와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실증적 연구로 뒷받침되고 있다.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이 지난 20년 간의 ‘재난의 인적 비용’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발생한 자연재해 가운데 90%가 기후와 관련된 재난으로 그 경제적 손실 규모가 무려 3,40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올여름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지역과 남미 아르헨티나의 가뭄과 무더위를 비롯한 이상기후로 밀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특히, 밀은 대표적인 식량작물이라 수요 감축도 쉽지 않다보니 공급이 조금만 줄어도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식량 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2차 식량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식량안보지수는 OECD 가입국 중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비축량 확대, 생산작물 전환 등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체질개선을 추진하고 식량위기에 대한 대응 수준을 높여야만 한다. 우리는 전통적인 농업 기업부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대기업까지 애그테크(AgTech, 농업과 기술을 접목한 신산업) 분야 투자에 팔을 걷어부치는 이유를 주목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라 몽블랑의 만년설까지 녹아내리다 보니 연간 1억 2천만명이 찾고 67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알프스산맥의 관광산업도 큰 타격을 입고 있는다는 뉴스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오히려 빙하가 녹아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지역 물줄기를 바꾸면서 양국 사이의 국경 분쟁까지 야기하고 있다고 하니 지구의 역습이 주는 심각성은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지구를 사용해온 우리에게 엄청난 경고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ESG경영(환경, 사회, 지배구조)이 더욱 강조되는 배경에도 환경오염에 따른 기후변화가 한몫하고 있다. 마케팅, 영업 등 다양한 기업 활동에 날씨를 접목하여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고 기업 경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날씨경영’이라는 개념도 기업을 중심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날씨를 유가나 환율, 금리처럼 중요한 경영변수로 인식해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지만, 날이 갈수록 극심한 기후변화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리스크의 형태가 다양해지자 그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날씨경영’ 기법을 적극적으로 경영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용한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前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사진=신용한/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날씨는 곧 ‘돈’이다. 예나 지금이나. 다만 지구의 역습에 대한 우리의 자각이 늦었을 뿐이다. 인간은 자연환경에 순응하거나 때로는 역행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의 경제활동은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큰돈을 벌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좀 더 세밀하게 일기 예보에 귀를 기울여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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