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친일이라는 망령에 대하여
[청년광장] 친일이라는 망령에 대하여
역사 의식이 부재한 정부와 여당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8.17 12: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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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사진=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사진=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지난 15일 감격스러운 광복절 77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이 감격스러운 날에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는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듣다 보면 그가 광복절이 어떤 날인지 모르는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왜 보수 정당과 보수 정부는 여전히 친일과 숭미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그토록 국민들이 염원하는 ‘친일 청산’에 대한 메시지는 전혀 없었고 ‘자유’만 33번이나 외쳤다. 심지어 일본은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 같은 소리 등을 했다. 과연 국민들을 향해 보낸 메시지인지 일본을 향해 보낸 메시지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대다수 국민들은 일본이란 나라 자체를 믿지 않는다.

일본이 일제 강점기 35년을 비롯해 우리에게 끼친 해악이 얼마나 많던가? 거기다 그들은 단 한 번도 과거사 청산을 위해 진정성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 사실들은 모조리 외면하고 일본에 미래 지향적 관계를 건설하자는 달달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에 대한 국민들의 심정을 알고는 있는가? 과거가 있어야 현재가 있고 또 미래가 있는 법이다. 과거 없는 미래는 없는 것이다. 과거를 해결하지 않고서 무슨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가?

분명히 잘못은 일본이 했는데 왜 피해자인 한국이 스스로 머리를 굽히려 안달인 것인지 모르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극일(克日)의 자세로 나아가며 절대 일본에 머리를 숙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을 때 우리 국민들은 모두 높이 평가했다. 그 무렵에 우리의 국격도 상승했고 국력도 신장되었기에 더 이상 일본이 두렵지 않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 자부심을 단 석 달만에 모조리 다 부순 게 지금의 윤석열이다.

일전에 필자가 고구려 영류왕의 예시를 들어 먼저 숙이는 외교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지적한 바 있다. 외교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앞에서는 우방이니 동맹이니 해도 뒤에서는 서로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챙기려 드는 게 외교다. 그런데 양보랍시고 먼저 허리를 숙이고 굽히면 상대는 우리를 더 만만히 본다. 일본 입장에선 문재인 대통령만큼 미운 사람도 없고 윤석열 대통령 만큼 예쁜 사람도 없다. 그건 무엇을 뜻하겠는가?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에 이렇게 미래 지향적 관계 건설 등을 떠들 때 일본은 무엇을 했던가? 총리 기시다가 전범들이 잠들어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일본이 이 따위로 하고 있는데 무슨 얼어죽을 미래 지향적 관계인가? 이에 대해 정부는 제대로 항의라도 했는가?

대통령실은 기시다의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에 대해 “야스쿠니 신사에 일단 일본 총리가 직접 가지는 않는 선에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한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일본 총리 대변인이었나? 당장 항의를 해도 뭐할 판에 지금 도리어 변호를 하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광복과 독립을 맞은 날이지만 일본은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날이라는 의미에서 일본 지도부가 매년 8·15마다 야스쿠니 신사에 어떤 식으로든 예를 표하는 게 멈출 수 없는 관습이 됐다.”며 “여기에 대해 한·일이 어떻게 교감하느냐, 그리고 그 이후에 관행을 어떻게 조절해나가느냐 문제”라고 말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관습이라니. 야스쿠니 신사가 그냥 단순히 조상신들 모셔놓은 사당인 줄 아는가? 엄연히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이런 사당에 총리란 자가 참배를 하고 공물을 봉납하는 것은 저들은 과거사 청산의 의지가 없고 오히려 저들을 전쟁 영웅으로 대접한다는 의미다. 이런 의미가 들어 있는데 그게 단순히 관습이라고 할 수 있는 말인가? 그만큼 지금 대통령실에는 역사관이 제대로 박힌 자가 없음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똑같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 국가였던 독일에서 아돌프 히틀러를 비롯한 나치 수뇌부들의 묘소를 참배한다는 식의 기사를 본 사람이 있는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독일은 다른 건 몰라도 나치 전범들 문제에 대해선 강경하게 처리했다. 아돌프 히틀러 등을 영웅으로 추대하는 건 인종차별 집단인 네오나치들밖에 없다. 그리고 그 네오나치들도 독일에서는 범죄자들로 취급한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히틀러의 묘를 참배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사진=서강석 송파구청장 페이스북 캡처]
[사진=서강석 송파구청장 페이스북 캡처]

이것만으로도 분통이 터질 일인데 송파구청장 서강석은 송파구청과 송파구 내 27개 주민센터에 ‘77주년 광복절’ 뿐 아니라 ‘74주년 건국절’ 등이 표기된 플래카드가 걸린 것을 자랑스럽게 떠들었다. 건국절이 무엇인가? 바로 뉴라이트들이 떠들었던 소리다. 건국절이란 말이 어불성설인 이유는 대한민국의 국가 정통성을 무시하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에는 국가의 정통성을 상해임시정부에 두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이 건국 원년이라는 것이다. 또 대한민국의 연호였던 대한민국도 그 원년이 1919년이었고 1948년 정부 수립 당시 이승만도 그 해를 ‘대한민국 30년’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하면 상해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건국절’이란 말은 쓰면 안 되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우리 헌법에서 북한은 국가가 아니라 ‘반국가단체’이다.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에 우리 대한민국이 탄생했는데 1948년에 소련을 등에 업은 북한이 제멋대로 정권을 세우고 국가를 참칭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헌법에 담긴 내용이다. 그런데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정하면 임시정부의 정통성이 부정되므로 대한민국이나 북한이나 모두 그냥 신생 정부가 되어버린다. 즉, 우리 헌법의 내용과도 충돌하는 것이다. 그래서 ‘건국절’이란 말은 쓰면 안 된다.

이는 결국 지금 정부와 여당 모두 역사 의식이 부재한 집단이라는 걸 다시금 보여주는 대목이다. 도대체 언제쯤 그들이 정신을 차릴 것인가? 아무리 그 당의 뿌리가 과거 친일파들이었다고는 하지만 지금 8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렇다면 그들도 적절히 변화라는 걸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왜 아직도 친일, 숭미의 망령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인가?

본래 민족주의라는 것은 우파들이 내놓는 이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나라에서는 좌파라 불리는 사람들이 민족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는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좌파, 우파의 개념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 잘못된 개념이 통용된 계기는 일제 강점기와 남북 분단이다. 본래 반민족주의자였던 친일파들이 살기 위해 미국과 결탁하여 반공을 외치면서 잘못된 도식이 통용된 것이다.

한국에서 말하는 ‘극우파’들은 다른 나라의 극우파들과 비교하면 ‘반공’이라는 것 외에는 전혀 접점이 없다. 세상에 어느 극우파가 자기 역사를 앞장서서 깎아내리고 식민사관을 전도하는가? 그런 극우파는 극우파가 아니다. 진짜배기 극우파들은 국수주의 성향이 강한 집단들인데 한국 극우파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의 극우파는 변종인 셈이다.

언제쯤 우리는 이런 친일 세력의 잔당들이 활개치지 않는 세상을 겪게 될 것인가? 광복을 맞은지 77년이 지났다. 정말 100년이 지나야 이런 친일 잔당들이 없어지는 세상이 올 것인가? 친일 청산을 외면했던 이승만의 업보가 아직도 우리 국민들의 고통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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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배아범 2022-08-18 14:16:26
지겹지도 않냐?
레파토리좀 바꿔봐 그늠의 친일 친일
쓸게 없으면 좀 쉬어.
그런데 궁금한게 있다
왜늠 관청에서 계장 감투를 쓰고 친일 행워를
한 ㅇㅇㅇ 애비는 반민족 친일 명단에 들어가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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