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충남 태안군 안면읍 황도 일대 바지락이 집단 폐사해 어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기도 한데, 어민들은 부남호와 간월호의 방류 때문이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17일 태안군의회 박용성 의원과 황도어촌계 우근봉 계장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후부터 녹조 발생과 함께 바지락 집단 폐사가 확인됐다는 것. 원래는 갯벌에 몸을 숨기고 있어야 할 바지락이 폐사한 채 발견된 것이다.
그 양은 어림잡아 수십톤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황도어촌계는 지난 4월부터 8월 2일까지 바지락 출하 작업을 진행했고, 수협 위판 기준 17억 원 정도를 판매할 정도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황도어촌계는 9월 초부터 다시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집단 폐사로 인해 낭패를 보게 된 것이다.


우근봉 어촌계장은 이날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최근 집중 호우로 부남호와 간월호를 방류하면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게 아니라면 바닷물에 녹조가 발생할 이유가 없다”며 “정확한 피해 원인 규명과 함께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임 도지사들이) 부남호 역간척을 하겠다고 했었다. 우리 어민들 역시 평생 이런 피해를 보는 것보다는 몇 년 손해를 보더라도 역간척을 통해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바 있다”며 “충남도를 비롯한 관계당국 차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용성 의원은 “그나마 황도 쪽 바지락은 괜찮았는데 최근 들어 집단 폐사가 발생해 어민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남호와 간월호의 방류 때문이 아니라면 다른 이유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며 “현대건설(현대서산농장)과 한국농어촌공사 등 책임 있는 기관의 재발 방지 노력과 함께 역간척 등 부남호와 간월호의 수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부남호 역간척의 경우 정치적인 문제로 쉽게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 안희정‧양승조 전 지사의 경우 적극적으로 추진했는데 김태흠 지사는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다”며 “부남호에서 방류하면 안면도는 물론 보령 고대도까지 영향을 미친다. 주꾸미 등 낚시 어장이 초토화 되는 만큼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농어촌공사와 현대서산농장 측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간월호 수량 7762만 톤을 (천수만으로) 방류한 상태”라며, 바지락 집단 폐사에 대해서는 “현대서산농장 쪽에서 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서산농장 관계자는 담당자가 자리를 비운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2~3년 전 어패류 폐사가 발생해 용역을 진행했고, 그 결과 황도 쪽에는 피해가 미치지 않았다는 중간보고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충남도 장민규 수산자원과장은 “비가 많이 내리기 전부터 한국농어촌공사, 현대서산농장 등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해 왔다”며 “조만간 현장 조사를 통해 바지락 폐사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