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이런 건 언론도 아니다!
[시민기자의 눈] 이런 건 언론도 아니다!
  • 홍경석 수필가
  • 승인 2015.05.01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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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석 수필가.

[굿모닝충청 홍경석 시민기자] 작년 여름에 이사를 했다. 부동산 중개없소의 주인은 “몇 평짜리를 원하세요?”라더니 우리 형편에 맞는 빌라를 소개해주었다. 평(坪)은 땅 넓이의 단위를 말한다. 또한 한 평은 여섯 자의 제곱으로 3.3058㎡에 해당한다.

그러나 정부에선 이 ‘평’을 못 쓰게 한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국민들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는 신규 주택을 판매하고자 하는 건설사마저도 버젓이 광고유인물엔 ‘몇 평’이라고 표기하여 마구 뿌린다.

정부가 언젠가 이 ‘평’을 못 쓰게 하면서, 앞으로 주택 등의 단위에 있어서도 이처럼 평(坪)을 사용하거나 표기하면 가만 두지 않겠노라는 으름장을 놓은 지도 꽤 되었다. 그러나 국민들은 여전히 이를 고수하고 있다.

그럼 왜 이처럼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유명무실과 또한 허울 뿐의 정책이 된 것일까? 마치 엄청난 거금을 들여 마련한 도로명 주소가 그렇지만 여전히 국민의 정서, 그리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처럼 그렇게.

이를 나는 선견지명과 아울러 미래를 가늠하는 도량의 부재 철학과 더불어 근시안적의 무모한 업적 쌓기에 매몰된 어처구니없는 예산 낭비라고 보는 시각이다. 도량(度量)은 무언가를 재거나 되거나 하여 사물의 양을 헤아림을 의미한다.

또한 길이를 재는 자와 양을 재는 되(곡식, 가루, 액체 따위를 담아 분량을 헤아리는 데 쓰는 그릇)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암행어사로 가장 유명한 이는 단연 박문수였다. 그가 나타나 “암행어사 출도야~”를 외치면 탐관오리들은 간이 덜컥 떨어지면서 달아나고 숨느라 바빴다.

우리가 알기로 암행어사가 탐관오리 따위들을 징치(懲治)할 때 주로 사용했던 것으론 쉬이 마패만을 떠올리기 일쑤다. 그렇지만 당시 암행어사가 탐관오리의 부정부패를 잡아내기 위해 실제로 사용했던 것은 마패가 아니라 유척(鍮尺)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참고로 유척은 놋쇠로 만든 자다. 길이 246cm이며 황동으로 만들어진 사각기둥 막대이다. 유척은 또한 지방 수령이 전정·군정·환곡 등을 규정대로 관리하며, 백성들로부터 수탈을 하지 않았나 까지를 살피는 표준자였던 것이다.

만날 글을 쓰고 여기저기 투고를 열심히 하는 덕분에 그에 상응하는 답례 성격의 택배를 자주 받는 터다. 요즘의 택배회사는 문자메시지로 모 월 모 시에 배달하겠다는 친절한 마인드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여전한 건 “대전시 서구 문정로 48번길 30(도로명 주소)이 구주소로는 뭐죠?”라는 택배회사 배송 담당 직원의 질문 전화라는 것이다. 그럼 나는 이런 대답을 앵무새처럼 또 해야만 한다.

“네, 대전시 서구 탄방동 649번지입니다.” 정밀한 도량이 배제된 사회는 불편과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지금도 착근되지 못 하고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평과, 도로명 주소 실시의 ‘강행’은 국민 정서와는 사뭇 유리된 정부와 담당 공무원만의 우월적 갑의 작태라는 게 소견이다.

아울러 이를 글로 써서 지적하고자 해도 어디 눈치를 보는 건지 하여간 묵과하여 글(기사)로 나타내지 못하게끔 하는 언론과 매체는 더 문제다! 그렇게 배짱과 굳건한 마인드조차 없어서야 어디 언론이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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