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값 10년째 그대론데 원자재값 올랐다고? … 치킨값 2배↑
닭값 10년째 그대론데 원자재값 올랐다고? … 치킨값 2배↑
마트 치킨에 눈 돌리는 소비자, 반응도 달라져… “대기업 횡포”→“좋은 가성비”
  • 박종혁 기자
  • 승인 2022.08.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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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닭고기 가격은 10년째 같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치킨값은 2배가량 올라 소비자들이 마트 치킨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한국육계협회 시세정보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9호 육계 시세는 3923원으로 2012년 8월 1일 시세와 완벽하게 같은 수치다.

일시적으로 ±300원가량 시세 변동이 있었던 점을 제외하면, 10년간 닭고깃값은 거의 일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육계 시세. 사진=한국육계협회/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지난 20일 육계 시세. 사진=한국육계협회/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어쩔 수 없다”라는 식으로 꾸준히 치킨값을 올려왔다.

결국 프랜차이즈 치킨값은 2만 원 중반대로 치솟았으며,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치킨 1마리에 약 3만 원을 써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됐다.

이에 소비자들은 “어쩌다 치킨 한번 뜯는데 3만 원을 태우는 시대가 왔나!”라는 등 강하게 반발했으며, 특히 DC인사이드 치킨 갤러리에선 장난삼아 불매운동 포스터가 등장해 누리꾼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NO 재팬 불매 운동 포스터를 패러디한 치킨 불매 포스터. 사진=커뮤니티 갈무리/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NO 재팬 불매 운동 포스터를 패러디한 치킨 불매 포스터. 사진=커뮤니티 갈무리/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치킨값 급등에 대해 전문가도 이상하다는 의견을 냈다. 유튜브 채널 공격수 셰프를 운영하는 박민혁 셰프는 ‘BBQ의 역대급 망언과 닭고기 가격으로 장난치는 업체들’이란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프랜차이즈 담합 문제를 지적했다.

박 셰프는 “우리나라 치킨 제조사 16곳에서 12년간 담합해 과징금을 약 1758억 원 받았다”라며 “심지어 담합을 통해 가격이 실제로 올랐는지 확인하는 치밀함도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닭고기 유통시장에서 구매량을 늘려 시세까지 조작했다는 것.

이어 “‘육계 가격이 그대로지만, 기름값이나 인건비 등이 올라 부득이하게 치킨값을 올렸다’라는 BBQ 회장의 말에 일부 동의하나, 그 부분을 고려해도 너무 비싸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치킨값이 오르자 프랜차이즈 치킨 대신 동네 치킨집이나 마트 치킨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나타났다.

천안의 한 회사원은 “2주에 한 번 정도 가족들끼리 치킨을 시켰었는데, 요즘에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너무 올라서 주문하기 약간 망설여진다”라며 “최근엔 배달 대신 근처 치킨집에서 포장해오거나 퇴근하면서 마트에 들러 치킨을 사 오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치킨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대형마트에선 앞다퉈 가성비 치킨을 출시했다.

지난 7월 홈플러스는 6990원에 당당치킨을 출시했고, 롯데마트도 특정 카드로 결제 시 8800원인 한통치킨을 선보였다. 이마트도 지난 18일부터 9호 치킨을 일주일간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왼쪽부터) 당당치킨, 한통치킨. 사진=홈플러스, 롯데마트 홈페이지/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왼쪽부터) 당당치킨, 한통치킨. 사진=홈플러스, 롯데마트 홈페이지/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마트에서 가성비 치킨을 출시하자 프랜차이즈 업계는 즉시 강하게 반발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타 매체를 통해 “3만 원짜리 고든 램지 버거와 3000원짜리 시장 버거는 같은 햄버거지만 ▲재료 ▲레시피 ▲노하우 등이 달라 인정받는다”라며 “치킨 전문점의 치킨과 마트 치킨도 각자 다른 시장에서 서로 다른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라고 반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밀가루에 소금만 치는 마트 치킨과 강황 등 20가지 천연 원재료를 섞은 튀김옷을 입힌 치킨은 원가 자체가 다르다”라면서 마트 치킨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프랜차이즈 치킨 업주들이 가성비 치킨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향해 “치킨 사 먹을 돈도 없는 거지들” 등의 악성 리뷰를 남겼으며, 비슷한 시기에 나온 “잔고 걱정에 치킨 못 시켜 먹어?”라는 내용의 광고와 엮여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다.

“잔고 걱정에 치킨 못 시켜 먹어?”라는 내용의 광고. 사진=카카오톡 갈무리/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잔고 걱정에 치킨 못 시켜 먹어?”라는 내용의 광고. 사진=카카오톡 갈무리/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응에 대해 소비자들은 “거지라고 욕하는 사람들 치킨을 굳이 사고 싶지 않다”, “고든 램지 버거와 일반 햄버거처럼 프랜차이즈-마트 치킨 간에 큰 차이가 있는지 의문”, “저는 프랜차이즈 치킨 사 먹을 잔고가 없어서 배틀그라운드 치킨이나 도전해야겠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소비자는 “10년 전만 마트 가성비 치킨 출시 당시만 해도 ‘대기업 횡포’, ‘골목상권 위협’ 등 반응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라며 “최근 치킨 가격을 보면 대기업의 횡포는 누가 부리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마트 치킨의 좋은 가성비를 생각해보면서 반성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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