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인사이트] 영화 ‘헌트’ 현상, 기득권 언론은 왜 외면할까?
[컬처 인사이트] 영화 ‘헌트’ 현상, 기득권 언론은 왜 외면할까?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2.08.22 11: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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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헌트. 사진=김헌식 평론가 제공
영화 헌트. 사진=김헌식 평론가 제공

[굿모닝충청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영화 ‘헌트’가 파죽지세다.

칸 영화제에서 초청 상영되었을 때, 단순히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후광 효과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 첫 작품이라는 화제성도 있었다.

다만 공개되기도 전에 전석 매진되는 일이 이해될 수 없어 보였다. 대개는 영화제 초청작들은 징크스가 있다. 명성에 비교해 흥행성적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헌트’는 실제 극장 개봉에서도 매우 달랐다. 화려한 캐스팅에 빛나는 ‘비상선언’은 상대가 되지 못했고, 최고의 기대작이자 팬덤을 지난 영화 ‘한산’ 도 가볍게 이기며 개봉하자마자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이 두 배가 많다. 이순신의 후광 효과였지, 영화 자체의 팬덤은 미약했다.

이럼에도 영화 ‘헌트’는 많은 유수의 언론들이 잘 다루지 않았다. 왜 ‘헌트’를 다루지 않을까. 객관적인 스펙이 밀리긴 한다. 예컨대, ‘외계+인’은 가장 많은 제작비 330억을 기록했고, 최동훈 감독은 ‘범죄의 재구성’, ‘타짜’, ‘암살’, ‘도둑들’을 연출했다. 영화 ‘비상선언’은 260억의 제작비에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이라는 캐스팅에다가 ‘관상’과 ‘더 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작품이다.

영화 ‘헌트’는 내세울 것은 이정재와 정우성이 우정에 바탕을 두고 의기투합했다는 정도였다. 액션 영화로 무더운 여름에 총싸움 영화 정도는 있어야 될 듯싶었다. 세계적으로도 207개 국가에 수출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웰메이드 총싸움 영화 정도에 머물지 않았다. 사회적 가치는 물론 역사적 가치도 진지하게 환기하고 있다.

하지만 유수의 언론들이 영화 ‘헌트’가 크게 흥행을 하고 있어도 잘 다루지 않는 것은 가벼움 때문이 아니다. 너무 진지함과 무거움 때문이고 근원적인 이유는 바로 불편하기 때문이다. 영화 ‘헌트’는 배신자 처단이라는 점에서 ‘남산의 부장들’과 같다. 이 영화도 주류 언론에 상당한 불편함을 줬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중앙정보부장 김재평(이병헌)은 박정희(이성민)에게 “우리가 이러려고 혁명을 한 것입니까?”라고 곧잘 말한다. 결국, 1979년 10월 26일, 김재평은 안가에서 “각하를 혁명의 배신자로 처단합니다.”라며 박정희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긴다.

이런 장면은 김재평의 실제 모델이 김재규 부장이라는 것을 각인시킨다. 혁명의 배신자로 김재평이 규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독재에 항거한 ‘부마항쟁’을 탱크로 밀어버리려고 했기 때문이다. 군인이 적을 격퇴하고 국민을 지켜야 하는데 거꾸로 자신의 권력을 위해 국민을 도륙하는 만행은 혁명의 배신이라고 본 것이다. 아니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 ‘헌트’에서는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는 셈이다. 이번에는 전두환이 총구가 향하는 대상이었다.

박정희가 부재하게 된 공간에서 새로운 정치군인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그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을 도륙하여 권력을 차지한다. 이를 목도한 군인 출신의 안기부 요원이 암살 계획을 세운다. 이를 통해 학살의 현장에 있던 죄책감을 떨칠 수가 없던 군인의 양심을 말한다.

여기에 대응하는 또 다른 한 명은 남북한 간에 다시는 전쟁이 벌어지지 않게 북한 공작원으로 정보기관에 암약한다. 남북한의 전쟁은 막아야겠다는 절박함에 대통령 암살에 대응하는 모습은 격렬한 긴장과 갈등 상황을 증폭시킨다. 이는 비극적 장렬함의 원동력을 제공한다. 어떻게 보면 현실에 비춰 볼 때 황당한 설정일 수 있다.

1980년대에 광주학살 장교가 전두환을 암살하려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또한, 안기부에 침투된 공작원이 어떻게 핵심 지위까지 올라설 수 있는지 현실 가능성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관점으로 묻기 시작하면 다큐멘터리가 되어야 한다.

하나의 가상 상황을 통해 영화 ‘헌트’에서는 군인이나 정보기관원들의 정체성을 묻는다.

군인과 정보기관원이 원래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자신의 권력을 위해 국민의 생명을 빼앗고 괴롭히기보다는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본분에 충실해지려는 이들이 없을 수 없다. 영화는 그렇게 간과하고 잊혔던 그들의 존재를 부각한다. 영화에서 고문 기술자를 혼내주는 장면이 통쾌한 이유다.

하지만, 언제나 이런 본분의 사람들은 정치군인과 기관원들에 이용당하거나 희생당하기 쉬웠다. 이는 영화같이 과거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점을 액션 영화일지라도 대중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필요한 것은 악화가 양화를 쫓아내는 일이 미래에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지금도 국가와 나라를 위해 열심히 자기 맡은 직분을 다하는 군인과 정보기관원, 공무원은 존재한다. 그들이 정치적인 권력에 경도된 이들에게 당하지 않아야 한다. 소수의 정치화된 무리 때문에 수많은 선의의 양심이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고 국민과 멀어지는 이간질에 희생당하면 안 된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민의 안전은 물론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다. 그것이 영화 ‘헌트’ 신드롬의 가치를 자리매김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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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택 2022-08-23 09:11:15
역쉬
김평론가님~
주말에 한번 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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