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89] 여덟 마리의 용 중 한 마리는 느티나무 보호수…청양군 정산면 느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89] 여덟 마리의 용 중 한 마리는 느티나무 보호수…청양군 정산면 느티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2.08.28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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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 정산면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청양군 정산면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굿모닝충청 글=백인환 작가, 사진=채원상 기자] 칠갑산에서 발원한 지천이 금강을 만나기 전 마지막 만나는 마을이 구룡리이다.

지천이 망월산을 휘감아 돌아 금강 물을 만나기 전 넓은 뜰을 형성하는 곳인데, 바로 이곳이 청양군 최대 곡창지대이며 부농으로 알려진 장평면의 들말이다.

백제 때는 사비군, 통일신라 때는 부여군, 고려 때는 공주목, 조선 초에는 부여현, 조선 말에는 부여군으로 불렸던 청양군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청양군에 편입되었고, 구룡리도 이때부터 행정명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마을 이름이 구룡리라고 불렸던 것은 아주 오래전이라고 한다.

청양군 정산면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청양군 정산면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을이 구룡리라고 불린 이유는 구룡리 뒤쪽의 망월산을 바라보는 곳에 용산과 용못이 있고, 이곳에 아홉 마리의 용이 살았다는 데서 연유한다.

용은 도를 닦아 승천하기만을 기다렸다가 일제히 하늘로 올라가던 중, 임신부의 눈에 띄어 한 마리만 겨우 하늘로 올라갔다.

아직 이 마을에는 여덟 마리의 용이 살고 있는 셈이다.

용은 농경사회에서 비와 바람을 담당한다. 즉 기상을 담당하는 신이다.

여덟 마리의 용은 구룡리를 부유하게 만들었다.

청양군 정산면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청양군 정산면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한 마리의 용은 지천에 남아 깊은 산을 휘돌아서 맑은 물을 금강에 끊임없이 제공한다.

또 한 마리의 용은 장평면의 넓은 뜰을 만들었다 하여 구룡말이다.

물이 마르지 않고 넓은 뜰이 있는 장평면의 들말은 용의 기운으로 형성되었다고 주민들은 알고 있다.

물론 높은 산이 많은 청양은 지천을 따라 맑은 물이 금강에 유입되고, 잦은 홍수로 저지대인 금강 변에 퇴적물이 쌓여 비옥한 땅을 형성했다고 보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그래서 장평면 구룡리의 농업 환경은 용의 기운보다는 지형적인 요인에서 오는 것이 타당하다.

청양군 정산면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청양군 정산면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그러나 상식보다는 전설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법.

수리시설이 갖추어지기 전, 사람들은 하늘을 쳐다봐야 했다.

기우제는 하늘의 신이 노하지 않고, 비와 바람을 적절히 내려주시길 바라는 인간의 마음을 표현하는 행사다.

실제로 구룡리는 6~70년대 가뭄이 심할 때 인접한 부여와 은산에서 몰려와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기우제를 지내려면 거대한 노거수가 필요했고, 실제로 청양군 일대의 느티나무는 이러한 기우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장평면 구룡리 느티나무도 하늘을 쳐다봐야 하던 시절에 기우제를 지내던 나무였을 가능성이 높다.

청양군 정산면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청양군 정산면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하늘로 뻗은 모습, 수피가 깊게 갈라진 느티나무는 언덕 사면에 위치하여 길에서 올려봐야 한다.

마치 승천하는 용이 땅을 박차고 승천하려는 모습이다.

아마도 여덟 마리의 용 중 한 마리는 느티나무 보호수가 아닐까 싶다.

시원한 가을 바람.

구룡리 앞마당은 넓은 뜰과 지천이 휘돌아가는 풍경을 담고 있다.

참게가 살고, 천연기념물 미호종개가 서식하는 지역이자, 10월부터 북쪽에서 남하하는 물수리, 지천 곳곳에서 번식했던 원앙들은 풍요로운 지천의 생명 그 자체이다.

이 모두가 용의 기운으로 형성된 구룡리의 자랑이다.

여전히 이들 용이 떠나지 않은 구룡리는 가을 문턱에서 너무나 풍요롭다.

청양군 장평면 구룡리 189 느티나무 1본 718년(2022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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