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다물었던 권총강도 주범, 공범 자백 소식에 입 열어…
입 다물었던 권총강도 주범, 공범 자백 소식에 입 열어…
이승만, 사회에 강한 불만 품고 범행 결심
“총기 탈취 사건 뉴스↑,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범행”
  • 박종혁 기자
  • 승인 2022.09.01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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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전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이승만(52)이 1일 입을 열었다.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21년 전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이승만(52)이 1일 입을 열었다.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21년 전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이승만(52)이 1일 입을 열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이정학의 진술 등에 따라 이승만을 검거했지만, 그는 약 4일째 입을 열지 않았다.

경찰은 전문 프로파일러와 미제사건수사팀장 등을 투입해 이승만에 대한 심층 조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이정학의 자백 소식이 전해지자 이승만은 크게 동요했다.

자백 소식을 들은 이승만은 하루 뒤인 1일 조사과정에서 “제가 차로 경찰관을 들이받고 은행원을 쐈으며, 이정학은 내 지시에 따라 범행했다”라고 범행을 시인했다.

총기 강탈 사건 자료. 사진=대전경찰청 제공/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총기 강탈 사건 자료. 사진=대전경찰청 제공/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이에 경찰은 이날 비공식 브리핑을 열고 이승만의 진술 일부 등을 공개했다.

이승만은 1990년대 말 불법 복제 비디오테이프 장사를 하던 도중 2회 단속돼 교도소에 생활을 한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사회에 강한 불만을 느낀 이승만은 범행을 마음먹게 된다.

이에 학교 동창인 이정학에게 은행털이를 제안했고, 특별한 직업이 없어 생활고를 겪던 이정학은 이를 수락한다.

피의자들의 공통된 진술에 따르면, 이승만은 범행 계획을 세운 뒤 차량으로 경찰을 들이받고 은행원에게 총을 발사하는 등 범행을 주도했으며, 이정학은 쓰러진 경찰에게서 총을 가져오거나 돈가방을 차에 옮기는 등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총기를 강탈하는 과정에 대해 이승만은 “특별히 그(대덕서) 경관을 노리고 들이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차를 타고 대전지역을 배회하다가 우연히 경찰을 발견한 뒤 들이받았다”라고 증언했다.

강도 살인 자료. 사진=대전경찰청 제공/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강도 살인 자료. 사진=대전경찰청 제공/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또, 총기 탈취 범행과 은행강도 범행 시점이 약 2개월가량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승만은 “총기 탈취 사건이 뉴스에 많이 나와서 잠잠해지길 기다렸다 범행했다”라고 회고했다.

강도살인 범행에 대해선 “직원(피해자) 허리춤에 가스총으로 추정되는 것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 총을 꺼내 사격했다”라며 “놀란 상태에서 죽일 의도 없이 난사했는데, 추후 피해자가 숨졌다는 뉴스를 보고 굉장히 당황했다”라고 진술했다.

이어 “범행에 썼던 총기는 망치로 부순 뒤 2008년쯤 대전 동구 모 대학 인근 야산에 조금씩 나눠서 버렸다”라며 “시간이 오래 지나서 자세한 위치 등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을 버리면서 실탄을 버렸던 기억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이승만이 탈취한 총은 공포탄 1발과 실탄 4발이 장전된다”라며 “이승만의 진술대로 난사 과정에서 잔탄이 모두 소모됐다면, 현장에서 탄두 1발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38권총. 사진=대전경찰청 제공/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38권총. 사진=대전경찰청 제공/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반면, 3억의 행방과 도주 경로에 대해선 피의자들의 증언이 엇갈렸다.

이정학은 범죄 기여도가 큰 이승만이 2억1000만 원을 챙겼고 본인이 9000만 원을 가졌으나 집에 방치했다가 분실했다고 진술했다.

반면, 이승만은 이정학과 각각 1억5000만 원씩 나눠 가졌고, 본인은 주식 등에 탕진했다고 밝혔다.

범행 후 차를 버린 뒤 도주한 경로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달랐다.

이정학은 “이승만 차에 돈 가방을 옮긴 뒤 대전역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라고 진술했으나 이승만은 “제 차에 돈 가방을 싣고 차를 타고 대전 동구의 한 대학교 인근 야산에 돈가방을 숨겼다”라고 진술했다.

현재 이들 모두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죄를 표하며 죄를 뉘우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정학은 본인의 가족들에게도 21년간 범행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이정학은 본인의 가족들에게도 21년간 범행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한편, 경찰에 따르면 이정학은 본인의 가족들에게도 21년간 범행 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며, 이에 가족들은 당황하면서 슬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피해자의 유족들은 경찰에게 “아버지의 한을 풀어줘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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