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91] 은행나무의 도시, 아산시...음봉면 은행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91] 은행나무의 도시, 아산시...음봉면 은행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2.09.02 0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작가, 사진 채원상 기자] 가로수는 도시의 이미지다.

1895년 고종 황제는 신작로 좌우로 가로수를 심도록 명한 이후, 우리나라에도 가로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산림청은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총 가로수는 9,422,829본으로 집계했다.

그중, 가로수로 가장 많이 심은 나무는 여전히 은행나무가 1,029,695본(10.93%)으로 가장 많다.

그 뒤로 왕벚나무(1,008,020본), 이팝나무(655,119본), 벚나무(552,872본)가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은행나무를 주로 공원, 학교, 절, 마을 주변에 많이 심어 왔고, 가로수로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였다.

이전까지 수양버들과 양버즘나무를 심었던 서울은 홀씨로 인한 알레르기에 대한 민원과 낙엽 관리 문제로 은행나무로 전환했다.

당시 은행나무는 녹음과 단풍으로 시원한 그늘과 멋진 가로수 경관을 보여주는 것부터 도시 병충해에 강하고 도시 환경의 적응력이 뛰어난 이유도 한몫했다.

그러나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전면 확대되기에는 단점도 컸다.

악취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기 시작했고, 90년대 후반부터 다른 가로수로 대체됐다.

이미 가로수로 검증 된 벚나무도 병충해에 약해 관리적인 측면에서 가로수로 확산되는 데 한계를 보였다.

그래서 2000년대에 가장 주목받은 나무로 ‘이팝나무’가 등장한다.

이팝나무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른 것은 꽃이 쌀밥처럼 생겼다는 것보다는 관리가 편하고, 얕은 토심에서도 잘 크는 이유가 도시 가로수로서 최적격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제는 가로수가 기후변화,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흡수율 등 도시와 지구촌에 일정한 역할도 중요해지면서 앞으로의 가로수도 다른 수종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가을은 은행나무다.

‘경기도 양평군의 용문사 은행나무 가로수’, ‘서울 신사동 은행나무 가로수’, ‘서울 여의도 은행나무 길’, ‘춘천 남이섬의 은행나무 길’, ‘경북 영주시 부석사의 은행나무 길’, ‘계룡산 갑사 은행나무 길’, ‘충북 제천의 배론 성지 은행나무 가로수’, ‘괴산 양곡저수지와 문광저수지 은행나무 길’ 등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은행나무 가로수 길이다.

모두 가을의 대표 가로수 길로 손꼽는 곳이다.

가을의 샛노란 색은 그 어떤 색깔보다 대체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그 중, ‘전국 아름다운 10대 가로수길’의 대표 길이기도 한 아산의 은행나무 거리는 이제 전국적인 명소이자 ‘은행나무 성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산시 음봉면 산동리 은행나무는 470년 동안 지켜온 보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마을 주민에게 관심 받지 못하는 상황, 나무 상처와 외과수술 흔적들로 무척 외롭게 느껴졌다.

천년의 나무라 하는 은행나무임에도 반 천년을 산 은행나무치고는 너무나 초라해 보였다.

무엇보다 아산의 대표 상징물 은행나무 이미지가 연상되다 보니, 더 안쓰러워 보였던 것 같다.

아산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이순신’의 고향이자 사적 공간인 ‘현충사’를 중심으로 은행나무와 아산의 역사·문화 서사가 풍부한 곳이다.

더구나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은행나무는 공룡과 지질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과학 이야기도 넘쳐흐른다.

그래서 아산시의 대표 상징물로서 음봉면 은행나무도 지역의 역사·문화와 관련된 서사가 발굴된다면, 좀 더 사랑받는 보호수가 될 것 같다.

특히 곡교천의 은행나무가 이제 50대에 접어들었다면, 아산시의 15그루의 은행나무 보호수는 200년부터 700년에 이르기까지 연령이 다양하다.

아산이라는 공간에 중세·근세·현대와 연결할 수 있는 소중한 유산인 셈이다.

그래서 산재한 은행나무 보호수를 각각의 특성을 살리는 이야기와 아산시의 역사·문화를 연결하는 이야기를 발굴한다면 아산시 음봉면의 은행나무도 보다 활력 넘치는 이미지가 만들어 질 것이다.

아산시하면 은행나무다.

젊은 은행나무 거리부터 수백 살의 은행나무 보호수가 아산의 역사·문화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아산시 음봉면 산동리 826-3 은행나무 1본 470년(2022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황해동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황해동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