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의 환경이야기] 시민과 함께 새활용공예도시를 꿈꾸다
[염우의 환경이야기] 시민과 함께 새활용공예도시를 꿈꾸다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2.09.03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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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활용공예가들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인류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는 이제 전문가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고 이겨내야 할 문제다. 이에 굿모닝충청은 충북 환경운동의 역사로 불리는 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로부터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 지역에서 진행돼온 환경운동의 현실과 앞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 등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9월 1일 청주새활용시민센터에서는 새활용공방 연합작품전을 시작하였다. 센터 내·외 19개의 새활용공방이 참여한다. 기후 위기와 쓰레기 대란에 직면하여 자원순환 활성화와 새활용 문화 확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커졌다. 그동안 많은 공방과 공예가들이 다양한 소재와 창의적인 기법을 개발하며 새활용공예를 정착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22 청주새활용공방 연합작품전 ‘버림에서 쓰임으로’를 통해 새활용의 가치를 더욱 확산하고 공예도시 청주의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 또한 쓰레기 없는 자원순환도시 실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생명문화도시 청주는 오랫동안 공예도시를 표방하고 지향해 왔다. 특히 청주국제공예비렌날레를 빼 놓을 수 없는데, 1999년 시작하여 2021년까지 12번의 국제행사를 이어왔다. 한국공예를 국제적으로 알려내고 직지의 고장 청주를 대표적인 공예도시로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청주시민들은 수준 높은 공예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문화적 향유를 누려왔다. 하지만 아직도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전문적이며 고상한 영역’이라는 인식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예를 바라보며 청주새활용시민센터가 염두에 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시민 중심의 공예 활성화, 또 하나는 자원순환(업사이클)과 공예의 접목이었다. ‘새활용(upcycle)’과 ‘공예(craft)’를 통합하면 새활용공예(Upcycle Craft)된다. 새활용은 디자인·이야기·쓰임새를 더하여 물건이나 재료의 가치를 제고하는 것, 공예란 쓸모(실용성)와 아름다움(조형미)를 갖춘 생활물품 제작하는 것이다. 새활용공예란 버려지거나 안쓰는 물건(또는 재료)를 활용하여 보기좋고 쓸모있는 생활물품을 제작하는 것이다. 시민 중심성을 확보하는게 관건인데, 공예재능을 지닌 시민들을 발굴하여 발현시켜야 한다.

시작은 소박하나 끝은 창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시민과 새활용과 공예를 결합시키는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시민 중심의 새활용공예 활성화’를 위해서는 적어도 다섯가지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우선 시민들에게 새활용공예 체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새활용 시민공예가를 양성해야 한다. 셋째 새활용공예품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제작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넷째 새활용공방과 새활용공예가를 묶어내고 공동의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다섯째 새활용공예품과 체험프로그램을 상용화·사업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시민들에게 새활용공예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시민들이 쉽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주말 가족 새활용공예체험프로그램을 개설하였다. 초기에는 센터 입주공방을 중심으로 7가지 주제를 묶어 ‘일곱 색깔 무지개’라는 실험적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세 해가 지난 지금 35가지 주제로 확대하여 매주 토요일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70회 가량의 ‘더 새로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 입주공방과 네트워크로 묶인 외부공방, 자체적으로 양성한 새활용공예가들이 한 두 꼭지씩 분담하고 있다.

둘째 새활용 시민공예가를 양성하는 일이다. 시민 속에 숨어있거나 잠재되어 있는 공예재능을 찾아서 끄집어내야 한다. 새활용공예가 양성과정은 무료로 운영하되 신청자 중 절차를 거쳐 선발한다. 자원순환과 업사이클, 공예와 디자인 등 이론교육 10강, 목공, 금속, 가죽, 재봉 등 실습교육 15강 등 65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3년 동안 60명의 새활용공예가를 양성하였으며 모두 새활용공예가협의회에 결합하였다. 센터의 공동작업실은 언제나 새활용공예가들로 북적거린다.

청주시 새활용공예가들.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셋째 새활용공예품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제작·지원하는 일이다. 새활용공예품 제작지원프로젝트는 일종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운영한다. 새활용공예품 아이디어를 공모하면, 보통 70~80건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접수된다. 단계별 워크숍을 거치게 되는데 1단계는 아이디어 발표회, 2단계는 제작계획 발표회, 3단계는 시제품 발표회다. 과정 자체가 집단적 창작과정인데, 이 과정에서 10개 가량의 우수작품을 선정하게 된다. 유년기 그림을 안쓰는 옷으로 형상화하며 만드는 맞춤형 가족기억인형, 버려지는 우산천을 활용한 텀블러 보냉백 등이 제작되었다.

넷째 새활용공방과 새활용공예가를 묶어내고 공동작업을 수행하는 일이다. 이미 업사이클의 소중함을 인식하여 오랫동안 곳곳에서 공예활동을 펼쳐온 많은 공방 또는 공예가들이 있다. 이들을 찾아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서로 교류·협력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연합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있고 작품전시회를 열 수도 있다. 자원순환 한마당 같은 큰 행사에서  체험부스를 서로 분담할 수도 있다. 문화재생공동체‘터무니’, 아뜰리에201 등 20여개 공방이 연계협력하고 있다.

다섯째 새활용공예품과 체험프로그램을 상용화·사업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다. 새활용공예는 당위성이나 실험적 차원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 생활에서 상용화되어야 한다. 상품화하여 시장 경쟁력을 획득하며 사업적으로 성공해야 한다. 하지만 수작업을 주로 하는 새활용공예가들이 홍보와 마케팅까지 펼쳐내기란 쉽지 않다. 공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 공동매장을 내는 것도 필요하고 기존 친환경 매장과 연계하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공예가 협동조합을 만들거나 사회적 기업가 육성과정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아직 준비단계이다.

이상의 과제들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보다 의미있는 수준의 파급력을 기대하고자 한다면 정책적·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소비자인 시민들의 인식과 호응도 중요하다. 기업체가 ESG경영 차원에서 지원의 역할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업사이클이란 재료나 물건 뿐 아니라 도시와 공간, 사람과 사회를 선순환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새활용공예도시 청주는 시민 누구나 새활용 특기(또는 취미)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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