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인사이트] 누가 한혜진을 피해자로 만들었나
[컬처 인사이트] 누가 한혜진을 피해자로 만들었나
청와대는 문화재인가, 일반 건물인가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2.09.03 14: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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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한혜진. 사진=김헌식 평론가 제공
모델 한혜진. 사진=김헌식 평론가 제공

[굿모닝충청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모델 한혜진이 SNS 댓글 창을 닫았다. 청와대에서 촬영된 보그 코리아 화보 여파다. 여파의 징조는 대기업 가구 광고에 청와대 경내를 허용해주면서 나타났다.

둘은 닮았다. 우선 모두 사기업의 이익에 더 부합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청와대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국정 운영을 최종 총괄하던 국가적 정체성과 공익의 공간이었다. 만약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하고 소통하려면 우선 그 공간에 들어가야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자명하다.

아직도 많은 국민은 그 공간에 발을 딛지도 못했다. 그런 가운데 국민은 두 개의 사례를 통해 사적 이익의 기업들 광고 도구로 청와대가 쓰였다고 생각하기 쉽다.

더구나 보그 코리아 화보의 경우에는 선정적인 장면이 있고, 일본 의복 양식까지 등장하고 있다. 한복이라고 해도 기녀 한복 양식이었다. 한복을 매개로 청와대를 부각한다는 점은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그 공간성이 잘 드러나지 않았고 우리나라 건축 양식에 관해 소양과 관심도 별로 없어 보였다.

그런 화보 촬영에 참여한 모델 한혜진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유명세를 치러내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향력이 있다면 그만큼 신중한 선택이 있어야 했다. 물론 개인에게 모든 것을 전가할 수는 없지만, 광고전에 셀럽들은 이제 꼼꼼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 사전 검토가 신중한 선택은 청와대를 화보 촬영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한 정책적 결정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왜 이러한 정책적 결정을 했는지는 아직도 설왕설래하고 있다. 무능론에서부터 음모론까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확실한 것은 그 배경과 토대에는 세계관이 작동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비어버린 청와대를 두고 문화재청과 문체부의 견해가 달랐던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문화재청의 전문위원들과 문체부 장관의 입장은 판이했다. 그 핵심은 청와대를 문화재로 규정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만약 문화재로 등록 관리한다면 가구 광고나 패션 화보 집에 함부로 등장할 수 없다. 그러나 청와대를 일반 건물로 규정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예컨대 문예회관이나 미술관에 가구가 등장하건 모델이 사진을 촬영하는데 관한 제재는 덜하다. 하지만, 문화재로 규정되는 순간 문화재 전문위원회 등의 심의와 감수 등을 거쳐야 한다. 문화재의 정체성은 물론 보존 관리에 부합한 차원에서 행사나 공연, 전시가 이뤄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청와대를 문화재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구 광고나 패션 화보 촬영이 허가된 것이다. 영빈관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침실 같이 눕는 포즈도 허용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짐작된다.

안타까운 것은 불똥이다.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 패션쇼가 취소되었다는 점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격이다. 패션 화보 논란 이전에 검토되었고 이미 지난 5월에 이탈리아 몬테성에서 검증을 받은 사안이다. 더구나 세계적인 트렌드인 실경 공연 방식으로 패션쇼가 이뤄진다. 근정전 앞마당에서 이뤄질 뿐 근정전 안에 패션모델이 들어가지 않는다. 문화재 정체성이나 보존을 훼손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청와대 화보 촬영 방식이라면 근정전 침상 안에 모델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문화재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즉 청와대는 문화재라는 인식과 규정이 없기에 함부로 그 실내 공간에서 촬영하도록 했고, 그 안에서 이뤄진 콘텐츠 내용도 국민의 상식에 반했다. 문화재 심의위원회의 숙의도 거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일반 건물 시설이라고 해도 그곳은 공공건물이기 때문에 공익에 반하면 곤란하다.

무엇보다 청와대를 바라보는 인식과 근정전을 바라보는 인식은 판이하다. 근정전은 먼 옛날이야기지만 청와대는 지금 바로 국민의 공간이다. 이 모든 원인의 근본 배경에는 청와대를 급하게 비게 만들고 그 공간을 원칙과 기준 없이 먼저 대여해준 정책 행태가 작용하고 있다.

청와대를 문화재로 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일반 문화 시설로 규정할 것인가 교통정리를 하지 않고 개방했기 때문에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개방하기 이전에 충분한 연구와 체계화 그리고 학술적인 논의를 통해 청와대의 정체성 확립과 활용방안의 정립이 우선 이뤄졌어야 한다. 그것이 먼저 전제가 된 이후에 여러 다양한 방식으로 공개되어야 했다. 그렇지 않은 단계에서 상업적으로 도구화되니 국민은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체부는 청와대를 일반 문화 공간화하는데 예산을 이미 많이 배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이 생각하는 청와대 인식에 반하는 행사들이 앞으로 더 많이 기획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

일제는 조선을 이씨 조선이라고 폄훼하고, 사색 당쟁의 정치사를 들어 조선 역사를 부정하며 식민 통치를 합리화했다. 조선이 문제가 많은 건은 사실이어도 그것은 우리의 내부 정치 갈등일 뿐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청와대가 영욕의 역사 현장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역사이다. 현대사에서 국정 운영의 생생한 현장을 낮추거나 이를 부정하는 것은 일제 식민사관의 잔영일 뿐이다. 이제 학술적인 연구 논의도 전제되어야 하고 국민적 눈높이에 맞게 청와대 활용에 관한 여론조사라도 우선 이뤄져야 한다.

청와대는 문화재인가, 일반 시설인가, 여론조사는 필요 없다는 대통령이 있는 한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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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롱킹 2022-09-15 10:23:41
굿!! 윤통이 현명하게 잘 살펴서 관리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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