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예수의 재림인가? 아니면 '적아(敵我)' 구분이 사라진 것일까? 윤석열 대통령에게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일까?
윤 대통령이 7일 지난 대선 경쟁의 맞수였고, 제1야당 대표로 최고의 ‘정적(政敵)’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격려’하고 나섰다.
민영통신사인 보수우파 성향의 〈뉴스1〉은 이날 저녁 9시 06분 「포항 이재명 격려하는 윤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고했다. 이를테면, 윤 대통령이 포항에 온 이 대표를 격려한다는 내용이다.
간단한 현장 스케치 사진 기사인 이 보도는 그러나 사진을 설명하는 캡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대송면 다목적 복지회관에 마련된 주민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들을 격려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이 대표로서는 제목에서는 윤 대통령의 격려를 받았다가, 정작 본문에서는 격려 대상이 ‘이재명’이 아닌 ‘이재민’으로 바뀌었음을 목도하게 됐다. 이를 좋아해야 할지, 안타까워해야 할 지 모를 황당한 순간을 졸지에 맞게 된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 대표도 포항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고 법을 개정해 피해보상 금액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기사는 첫 송고 후 1시간쯤 지나 「포항 이재민 격려하는 윤 대통령」으로 바뀌었다. 〈뉴스1〉의 오보가 본의 아닌 실수인지, 모종의 의도가 담긴 제스처인지 아리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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