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또 나왔다.
12일 SNS에서는 온종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재클린 패션’ 따라하기 추적이 이어졌고, 숱한 사진들이 우르르 부지기수로 쏟아졌다. 이른바 ‘재클린 코스프레’다.
김 여사가 영부인이 된 이후 공식적인 자리마다 착용한 패션은 미국 재클린 케네디(Jacqueline Kennedy) 여사의 스타일링에 초점을 맞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간간이 영화 배우 오드리 햅번이나 여타 외국 셀럽들의 패션도 따라 했다.
하지만 김 여사의 이 같은 스타일링은 창의성과는 아무런 상관 없이 그저 따라하기 수준을 넘어 거의 ‘복사’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하등 문제시할 게 없다는 반응도 없지 않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김 여사가 입어서 멋스럽고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다면 됐지,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라느냐”는 반박이다.
반면 한 패션 스타일리스트는 “국내에서는 모르나, 적어도 외국의 패션 스타일에 익숙한 서구인들에게 이 같은 외국 셀럽 따라하기는 창의성이 없는 스타일로 평가절하 당하기 십상”이라며 “더구나 일반인이 아닌, 국격과 품격을 두루 보여줘야 할 일국의 영부인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매우 부적절하고 치명적인 패션으로 감점 대상”이라고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그는 “김 여사의 패션을 두루 살펴보면, 한국적인 멋이나 맛은 온데간데 찾아보기 어렵다"며 “외국 셀럽의 패션으로 치장하는 순간 자신이 그들과 동일시된다는 착각, 아니면 모종의 신분상승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고자 하는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게 아닌지 아리송하다”고 갸웃거렸다.
한 비판적 네티즌은 심지어 김 여사의 이 같은 심리를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으로 진단, “리플리 증후군은 성취 욕구가 강한 무능력한 개인이 타인의 삶에 대한 동경이나 과도하게 집착한 결과, 피해의식과 열등감에 사로잡혀 시달리다가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거짓말을 일삼게 되는 증상”이라고 일깨웠다.
그는 “김건희의 뜬금없는 패션이 대부분 재클린 케네디의 표절이거나, 해외 패셔니스타의 카피인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본인이 입고 싶은 대로 입는 거야 누가 뭐라나? 다만 해외 무대에서도 저러면 국격이 심하게 손상된다. 오죽하면 질 바이든이 'Just be yourself(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라)'’라는 조언을 했겠는가?”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최초의 ‘워킹 퍼스트 레이디’로 불리는 바이든 여사는 지난 6월 29일 스페인 왕실 주관의 배우자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자리에서 “높은 자리에 가면 주변에서 많은 조언이 있기 마련이지만,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의 생각과 의지”라며 김 여사에게 이같이 조언한 바 있다. 당시 이 표현은 ‘과장하지 말고 평소 하던 대로 하라’는 의미로, 일종의 리플리 증후군에 대한 충고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었다.
진보논객 김상수 작가는 “백건우 작가/만화평론가가 제기한 ‘우연을 가장한 패션 복사 쇼’로 논란이 뜨거운데,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여사는 한 시대 패션의 아이콘이었다”며 “그녀의 20대 초반은 워싱턴 DC에 있는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서 1951년 프랑스어문학 문학사를 취득하였고, 졸업 후 그녀는 워싱턴 타임즈-헤럴드 신문사에서 취재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고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