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의 경제 돋보기] 우산 장수, 짚신 장수 모두 웃는 날을 위하여
[신용한의 경제 돋보기] 우산 장수, 짚신 장수 모두 웃는 날을 위하여
신용한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前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2.09.13 1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대한민국은 연일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 아들을 둔 심정으로 울고 웃는다. 사진=신용한/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구전동화인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동화다. 우산 장수 아들과 짚신 장수를 둔 어머니는 비가 오는 날에는 짚신이 팔리지 않아 걱정이고 햇살이 가득한 날에는 우산이 팔리지 않아 걱정이다.

그러나 이 전래동화의 끝은 해피엔딩이다. 걱정만 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우산이 잘 팔리니 첫째 아들이 좋고, 반대로 햇살이 내리쬐는 날에는 짚신이 잘 팔려서 둘째 아들이 좋아할테니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날마다 행복할 것이라는 이웃의 조언에 어머니는 날마다 웃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요즘 대한민국은 연일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 아들을 둔 심정으로 울고 웃는다. 원달러 환율과 부진한 수출입 상황, 기준금리 인상과 주식시장,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과 산업 업종별 희비 등 하루하루가 울고 웃는 날들의 연속이다.

울고 웃는 일상의 한복판에 집 나간 짚신 장수로 괴로워하는 ‘부동산’ 시장이 있다. 더 정확히는 ‘아파트’ 시장 즉, ‘집값’이 그 주인공이다. 시도별로 편차는 있지만 우리나라의 ‘주택보급율’은 103.6%로 이미 100%를 넘긴지 오래다. 그러나 2020년 기준 ‘자가보유율’은 전국 기준으로는 60.6%이지만 수도권은 53%밖에 되지 않는다. ‘자가점유율’도 수도권에서는 50%대, 광역시는 60%대로 나타나고 있다. 즉, 자가점유율이 낮은 만큼 전세나 월세 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도권의 경우에는 집값이 오를 때 좋아하는 사람과 떨어질 때 좋아하는 사람의 비중이 거의 엇비슷한 실정이다. 즉, 원천적으로 집값이 올라도 정부는 욕을 먹고 떨어져도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비율 구성이 우리의 현실이다.

국토의 균형발전부터 교통, 항공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많은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토부장관의 주된 업무가 ‘집값’ 잡는 일로 격하(?)되면서 그 자리를 맡는 것은 ‘독이 든 성배’는 커녕 ‘독이 든 독배’라는 말을 하곤 한다.

달콤했던 한가위 연휴가 지나고 이제 다시 치열한 경제 현장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수많은 경제 이슈 가운데에도 추석 연휴 이후의 부동산 가격 전망은 국민들에게는 단연코 첫 번째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추석까지만 해도 투기 과열, 집값 폭등 같은 이야기들을 거의 매일 듣다시피 했었지만, 거꾸로 지금은 경착륙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10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였고 서울 아파트값도 9년 1개월 만에 가장 많이 하락하였으며 1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으니 경착륙을 걱정할 만도 하다.

특히,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매매 심리가 얼어붙고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시작된 하락세는 마포·성동구 등 강북 주요 지역을 넘어 강남권까지 확산되며 당분간 집값 하락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심리적 요인 및 대출 규제, 주택 공급물량 감소 등의 여파로 수도권 주택의 매매·전세 시장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지속되는 2023년 1분기까지는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신용한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前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사진=신용한/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정부는 집값의 안정화와 연착륙 등을 표방하면서 당초 250만호 공급 계획을 상회하는 270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1기 신도시 재개발 대책 발표를 유예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과 알맹이가 빠지면서 “계획을 계획하였다.”라는 조롱섞인 비판을 자초하기도 하였다.

광풍과도 같았던 우리 사회의 부동산 쏠림 현상 앞에서 2030세대의 패닉바잉과 영끌, 빚투 등 과열 현상 및 그에 따른 부작용을 비단 그들만의 과욕이나 부족한 실력 탓으로 치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세부 계획을 밝히겠다고 밝힌 정부는 집 나간 짚신 장수도 돌아오고 우산 장수도 활짝 웃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주길 기대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