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속담 그대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도대체 대통령 집무실은 어떻게 된 것인지 예산이 정말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들어가고 있다.
21일 KBS 단독 보도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리모델링 성격’의 비용으로 30억 원 가까운 추가 예산을 요청했다고 한다.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이 국회에 제출한 ‘2023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시설관리 및 개선’ 사업 명목으로 ‘건설비 29억 6,000만 원’을 편성했다.
사업 목적을 보면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시설물에 대한 지속적 관리 및 개선을 통해 낡고 오래된 각종 시설물의 안전성 확보”라고 되어있다.
이에 자료를 분석한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대통령실과 경호처 예산에서 드러난 것뿐만 아니라 전 부처에 걸쳐 숨어있을 예산이 얼마나 더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실 이전 비용의 끝을 알 수 없다. 대통령실은 이전에 필요한 예산을 국민과 국회에 제대로 보고하고 처리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KBS에 “리모델링을 하는 건 전혀 없다.”면서 “해당 건설비에는 기자실 주차장과 랜선 설치 비용 등이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그 역시 이전 비용, 특히 이전에 따른 리모델링 성격의 비용 아니냐’는 지적에도 거부감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집무실을 이전했다고 해서 기존 청와대에서도 매년 필요해 집행하던 시설 유지, 보수, 관리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백 번 양보해서 대통령실 측의 해명이 다 맞다고 치자. 하지만 추가로 들어가는 예산은 그것만이 아니다.
지난 4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예비비 99억 9,700만 원을 들여 대통령 경호처를 이전했다. 그런데 내년도 대통령 경호처 예산은 1,163억 원이 편성됐다. 그 중 건설비는 93억 6,900만 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는 2021년, 2022년 문재인 정부 당시 경호처 건설비에 견줘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년 경호처 건설비는 32억여 원, 2022년은 44억여 원이었다.
세부 내역을 보면 경호처는 전체 건설비 중 ‘통신시설 개선 공사’에 8억 원, ‘차량 진입 차단 시설 공사’에 20억 원의 예산을 각각 편성했다. 경호처가 용산으로 옮겨가면서 신규 공사로 편성된 예산이다.
경호처는 다만 “전직 대통령 사저 경호시설 공사에 20억 원, 경호처 부속청사와 연무관(훈련장) 개·보수 공사에 43억 원을 편성했다”면서 “이런 비용은 대통령실 이전과 상관없는 공사”라고 밝혀왔다.
한편 대통령비서실의 내년도 예산안에는 ‘대통령실 이전 1주년 기념 행사’ 명목으로 5억 원의 예산도 편성돼 있었다. 그 뿐 아니라 기존 청와대 관광·개방관리엔 내년까지 465억원이 소요된다. 올해 정부가 예비비로 쓴 청와대 개방비용은 96억원, 내년 예산으로는 369억원이 편성됐다.
눈에 띄는 것은 청와대 경내에 설치될 관람객용 화장실 1기 건립비인데 평당(3.3㎡) 약 1000만원의 공사비가 들어 총 7억원이 소요된다. 이외에도 청와대 조경관리에 74억원, 입장관리에 123억원, 관람환경 개선에 16억원이 들어간다.
국가 예산이 대통령 개인 재산도 아니고 어떻게 이렇게 함부로 구멍가게 운영하듯이 주먹구구로 운영되고 있는 것인가? 지금 대통령 집무실은 필자가 일전에 말한 대로 ‘하얀 코끼리’, ‘돈 먹는 하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이 계속해서 돈이 끝도 없이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예산안을 짜놓고 또 뒤에 가서 또 돈을 더 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이유는 일전에 필자가 지적했듯이 “멀쩡한 청와대 놔두고 헛돈 쓴다.”는 대국민 비난을 피할 목적으로 예산을 터무니 없이 적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억지로 숫자를 줄였다고 해도 결국 밝혀질 진실은 언젠간 다 드러나기 마련이다. 실제 공사에 들어가고 보니 이래저래 추가 비용은 계속 발생했고 그러니 지금처럼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풀리지 않는 의문점은 있다. 일반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에 돈이 많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청와대 관람객 화장실 설치를 위해 7억이 든다고 한 부분이다.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 추진단에 따르면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개방함에 따라 관람객 화장실로 임시 화장실 10개소 등을 현재 운영하고 있으나, 많은 방문객이 이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확충이 불가피한 실정”이라 2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규모(155㎡)로 새로 짓기 위해 이 정도 금액을 책정한 것이라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화장실 하나 짓는데 7억 원씩이나 들어간다는 건 상식적으로 전혀 납득이 안 간다.
변기에 뭔 금칠이라도 하기에 그런 것인가? 화장실 천장에 비싼 샹들리에라도 설치한다던가? 길 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화장실 하나 짓는데 7억 원이나 든다고 하면 그 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필자에게 누가 7억 원을 준다면 현재 80년 가까이 되어 다 쓰러져 가는 경상남도 함안군의 본가를 철거하고 신축하고도 오히려 돈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즉, 단독 주택 한 채를 짓고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큰 돈이란 뜻이다. 그런데 화장실 하나 짓는데 그렇게 큰 돈이 들어간다면 어느 누가 납득을 하겠는가?
저것의 임팩트가 워낙 커서 그렇지 대통령실이 실제 추계 건설 비용보다 더 세게 부른 건은 한 둘이 아니다.
왜 그렇게 과다한 예산을 부른 것인가? 혹 누군가가 이렇게 과다하게 부르고 남은 예산을 착복하기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닌가 강력하게 의심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국가 예산을 이렇게 눈 먼 돈으로 막 굴린단 말인가?
윤석열 대통령은 태양광사업에 소요된 ‘전력산업기반기금’을 두고 “어려운 분들을 위한 복지에 쓰여야 할 돈”이라고 했다. 즉, 마치 그 돈을 쓸데없이 낭비하는 돈 취급한 것이다. 그러나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원자력·풍력 등 분야의 기술 개발’에 소요될 돈이다.
오히려 진짜 어려운 분들을 위한 복지에 써야할 돈은 지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마냥 들어가고 있는 청와대 이전비가 아닐까?
논란이 일자 취소되었던 영빈관 신축 문제도 그 당시 대통령실에서 예상한 공사 비용은 무려 878억 원이었다. 그 돈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말대로 태풍 힌남노 당시 큰 피해를 입었던 이재민들에게 1,000만원씩 나눠주고도 남는다.
이렇게 본인은 아무렇게나 국가 예산을 펑펑 쓰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대해 트집을 잡고 있다. 이렇게 후안무치한 자는 내 평생에 처음 보는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쭉 그랬다. 늘 자신에게는 관대했고 남에게는 엄격했다. 남의 눈에 티끌은 잘 찾아내면서 정작 제 눈의 대들보는 못 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도 남는다. 이런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은 이 나라 검사란 사람들이 어떠한 인생을 살아왔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도대체 감사원이란 기관은 뭐하는 기관인가? 이것이야말로 감사 대상 아닌가? 도대체 어떻게 삐까번쩍하게 공사를 하기에 돈이 물 쓰듯이 들어가는 것인가?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건 나쁜 것이고 윤석열 정부가 지금 이렇게 돈을 펑펑 쓰는 건 착한 소비인가? 최재형 전 원장 때부터 이미지가 많이 나빠진 감사원인데 지금 하는 꼬라지를 보면 이 기관도 더 이상 존재의 가치가 없어 보인다. 이 ‘밑 빠진 독의 물 붓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