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을 티켓으로"…충남도 공직자들 '부글부글'
"월급을 티켓으로"…충남도 공직자들 '부글부글'
잇따른 대형 행사 관련 표 판매 부담에 불만 고조…공무원노조 "1인 시위" 예고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2.09.22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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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공직자들이 잇따른 대형 행사 관련 표 판매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충남도공무원노조 사무실 앞에 놓인 임금 인상 촉구 관련 판넬/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충남도청 공직자들이 잇따른 대형 행사 관련 표 판매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충남도공무원노조 사무실 앞에 놓인 임금 인상 촉구 관련 패널/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차후에 있을 행사는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넘어 세계적인 행사로 이름을 올리도록 해당 행사기간 도청 직원 공무원 월급은 전부 티켓으로 지급하는 건 어떨까요? 공무원 한 명당 최소 150장 정도의 실적이 나올텐데, 관련 부서는 한 번 건의해보심이…”

충남도청 행정포털 내부 익명 게시판에 최근 올라온 글이다. 도와 일선 시·군이 잇따라 개최하고 있는 대형 축제의 성공을 위해 공직자들이 사실상 표를 강매 당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어법이자 냉소적인 시선이 읽히는 글이다.

실제로 보령해양머드박람회(7월 16일~8월 15일)에 이어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10월 7일~23일)까지 메가이벤트가 잇따라 열리다보니 공직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의 경우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2020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면서 이런 일이 발생한 측면도 있다.

이와 관련 공직자들은 “더 이상 이런 식의 행사를 치러선 안 된다”며 집행부를 향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공직자는 “조직 내에서 강매 압박이 있는 것도 문제지만, 유관기관에 표 구매를 권하고 주관부서 외 각 부서에 별도로 홍보하도록 압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유관기관일수록 더 조심스러운 관계인데 중간에서 참 난감하다. 행사가 한 두 개도 아니고 적은 봉급으로 참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직자는 “그렇게 티켓 판매가 저조하면 행사의 질 혹은 홍보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야지, 일단 열어놓고 참여율 저조할 것 같으니까 강매시키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밖에도 “박봉의 공무원들이 가지도 않는 축제 입장권을 매년 수십 장씩 강매 당해온 상황”이라며 “입장권을 구매하지 않으면 해당 기관은 예산 지원에 있어 불이익을 당하며, 기관 내에서는 입장권 구매자와 비구매자 명단을 작성해 인사 상 불이익까지 주는 현실”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충남도청 행정포털 내부 익명 게시판에 최근 올라온 글이다. 도와 일선 시·군이 잇따라 개최하고 있는 대형 축제의 성공을 위해 공직자들이 사실상 표를 강매 당하고 있는 것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이 읽히는 글이다. (제공)
충남도청 행정포털 내부 익명 게시판에 최근 올라온 글이다. 도와 일선 시·군이 잇따라 개최하고 있는 대형 축제의 성공을 위해 공직자들이 사실상 표를 강매 당하고 있는 것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이 읽히는 글이다. (제공)

실제로 그런지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일선 공직자들이 느끼는 부담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할 수 있게 만드는 대목이다.

도 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최정희) 역시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조만간 1인 시위에 돌입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정희 위원장은 이날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표 판매에 대한 불만이 많다. 인력동원도 하루 100명씩 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축제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형태의 행사가 이어지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조만간 노조 차원에서 1인 시위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도 집행부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강매를 하는 것은 아니고, 유관기관 등에 협조를 구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이다. 과거와는 달리 표를 직접 팔러 다니는 것도 아니다”며 “(다만) 자율적으로 협조를 구하더라도 각 부서로 넘어가면 그렇게 안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공직자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실 입장권 판매 목표를 정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군 문화 홍보 등 긍정적인 목표도 있는 만큼 부정적으로만 봐 주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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