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30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를 본 한 네티즌은 22일 “기시다 총리는 영국 총리와는 식당에서 점심 먹으면서 회담하고, 터키 대통령과는 양국 국기 갖추고 회담까지 했네요”라며 “해맑게 웃는 우리 윤 대통령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지극히 반어적 표현이다.
두 정상간 만남에 대해 일본 언론은 ‘간담(懇談)’으로 사실대로 묘사한 반면, 국내 언론은 ‘정상회담’ ‘약식회담’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한일 정상간 만남을 둘러싼 비난여론은 가히 폭발 직전이다. ‘보여주기식 굴욕외교’라는 말과 함께, 영국에 이어 윤 대통령이 만방에 과시한 ‘시리즈 외교참사’로 '간담(肝膽)을 서늘케 하는 외교적 망신'이라는 원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 정치평론가는 “영국 가서는 조문도 안 한 데다, 영국총리가 만나자고 해도 일정 바쁘다고 패스하더니, 뉴욕 가서는 기시다한테 손수 직접 찾아가서 굴종외교로~ 이런 친일매국노가 또 어디 있을까”라며 “국격이 말이 아니다”라고 흥분했다.
그는 “기시다를 찾아가서 30분 만나고 온 것도 정상회담인가? 사진 한 장 건진 게 그렇게 좋은가? 이렇게 환하게 웃을 만큼 강제징용과 배상문제 등을 우리 입장에서 모두 해결한 것이냐”며 “상대 국가가 일본이다.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다”고 회초리를 들었다.
한 네티즌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국 기자도 대동하지 않고 일본 취재진만 있는 곳으로 찾아가 만났다. 이쯤 되면 외교가 아니라 일본 총리 스토킹 수준”이라며 “윤 대통령이 뉴욕에 가서 ‘기시다’ 왔다”라고 조롱했다.
이와 관련,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양 정상은 ‘원징용공(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 등을 염두에 두고, 양국의 현안을 해결하고 건전한 한일관계로 되돌릴 필요성을 공유했다”며 “정상 간 의사소통을 계속하는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 언론은 “윤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직접 찾아가는 의지를 보였음에도 일본 측에서 회담 장소에 테이블과 국기 등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결과적으로 2년 10개월 만에 한일 정상이 30분간 회담을 했으나 '약식회담'으로 남게 됐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첫걸음을 떼었다"며 "한일 간에 여러 갈등이 존재함에도 불구, 어쨌든 양 정상이 만나 해결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는 데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측 기자들과는 달리, 한국측 기자들은 회담에 참석해 취재하기는커녕 한일 정상이 만난다는 문자만 달랑 받았을 뿐 취재 자체가 허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윤 대통령의 외교가 기자들에게까지 ‘참사’를 제공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