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마다 지뢰 살포하는 은행나무, 왜 가로수로 쓸까? [브레이크 고장 난 박기자]
가을마다 지뢰 살포하는 은행나무, 왜 가로수로 쓸까? [브레이크 고장 난 박기자]
1970년경 시범 도입 후 폭발적 인기…전국 확대
어릴 땐, 암수 구분 어려워 교체하기도
  • 박종혁 기자
  • 승인 2022.10.01 0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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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은행 열매를 밟은 흔적.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누군가 은행 열매를 밟은 흔적.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퇴근 후 북적이는 버스에 오르면, 사람들 신발 밑창에 낀 은행 열매에서 나는 구린내가 버스를 가득 채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길가엔 혹시 은행 열매를 밟을까 땅바닥을 보며 까치발을 들고 걷는 이도 눈에 띄었다. 가을이 온 것이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지역 가로수 14만 1400여 그루 중 은행나무는 3만 5786 그루로 전체의 약 25.3%를 차지한다.

매년 구린 냄새를 통해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은행나무는 왜 가로수로 널리 쓰이게 된 것일까?

전 산림청 연구관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많이 심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무렵이다.

당시 일본에서 가로수로 은행나무를 많이 심는 것을 본 발 빠른 조경업자들은 충남 예산 오가면 지역에 은행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이들이 키운 은행나무는 현충사 입구 지역에 시범적으로 심어졌으며, 기침·가래에 효과가 좋은 은행 열매를 주워갈 수 있게 된 지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지역민들에게 인기 있는 점과 병충해에 강한 점, 공기정화 능력이 좋은 점 등을 이유로 은행나무는 전국적으로 가로수로 쓰이게 됐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열매를 줍지 않게 되면서, 은행나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사람들이 열매를 줍지 않게 되면서, 은행나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하지만, 미세먼지나 대기오염 등을 우려해 사람들이 은행을 줍지 않게 되면서, 은행나무는 악취를 풍기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전 연구관은 “원래 숲에서 떨어진 열매는 흙하고 섞여 냄새가 상당 부분 중화되지만, 도로에선 그렇지 않다”며 “악취 때문에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를 심어야 하지만, 어렸을 땐 암수 구별이 어려워 은행나무를 교체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나무인 줄 알고 교체했던 은행나무가 알고 보니 암나무였었다”라며 “열매를 맺자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한편, 은행 열매로 인한 악취 민원은 자치구마다 하루 평균 100여 건이 발생하고 있으며, 대전시는 악취를 해소하기 위해 매년 진동 수확기를 이용해 열매를 미리 채취해 처리하거나 암나무를 일부 교체하고 있다.

진동 수확기를 이용해 은행 열매를 채취하는 모습. 사진=대전시/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진동 수확기를 이용해 은행 열매를 채취하는 모습. 사진=대전시/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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