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빈 손으로 끝나버린 해외 순방
[청년광장] 빈 손으로 끝나버린 해외 순방
성과는 없고 논란만 한가득 떠안은 외교 행보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9.23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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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번 윤석열 대통령이 계획한 해외 순방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이었는지 정말 의문이다. 도대체 그가 영국으로 또 미국으로 간 까닭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영국에 갈때는 애초부터 지연 출발을 해서 지각을 해놓고 교통 통제를 핑계로 엘리자베스 2세의 조문을 취소해 ‘조문 없는 조문 외교’를 자행했다. 그리고 미국에 가서는 또 다시 실속 없는 맹탕 외교를 하고 있다.

당초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영국에 가서 지난 8일에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해 조문을 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UN 총회에 참석한 후 한미 정상회담 및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라 발표했다. 

그 후 캐나다로 건너가 트뤼도 총리와 또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라 발표했다. 계획은 정말 거창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거창한 계획 중에서 이루어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서로 이번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흔쾌히 합의됐다.”며 “강제징용 등 현안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일본과도 내밀하게 의견을 주고받고 있어서 정상이 갑자기 만나서 체크할 필요도 없는 상태에서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통상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엔 회담의 당사국들이 동시에 발표한다. 2018년과 2019년에 두 차례 있었던 북미정상회담조차도 북한과 미국 양국 모두 동시에 정상회담 성사 사실을 발표했다. 

정상회담이란 것이 양국의 국가 원수가 만나는 것인만큼 세세한 일정까지도 하나하나 다 조율해야 하고 점검할 사항이 한 둘이 아니다. 또 세계의 이목을 주목할 빅 이벤트이다보니 발표 전까지는 기밀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동시에 발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양국이 동시에 발표하지 않았다. 일본 측에선 전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 한국만 신나게 발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정말 한일정상회담 개최가 합의가 된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대통령실이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한 직후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런데 21일에 일본의 아사히신문에서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가 한국의 일방적인 한일정상회담 발표에 대해 크게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한국 대통령실이 지난 15일 유엔총회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해놓고 시간을 조율 중이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 “그렇다면 반대로 만나지 않겠다.”고 반응했다. 기시다 후미오는 전날에도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한일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현재 일정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참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런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은 “일본의 보도에 대해 일일이 확인하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겠다.”고 하면서 “외교 일정은 유동성과 변동성이 항상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변동된다고 해서 철회라거나 입장 번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일정상회담 및 한미정상회담 일정은 언제 발표하느냐는 언론의 질문엔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빨리 일괄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아직 회담 일정도 안 정해졌으면서 무엇 때문에 국민들에게 미리 떠들어서 현혹을 시킨 것인가? 

한국시각으로 22일 새벽에 한일정상회담이 성사되긴 했다. 하지만 정식 회담도 아니고 30분짜리 약식 회담이었다.

그렇게 일본의 바짓가랑이를 붙들다시피 해서 이룬 게 고작 약식 회담이었나? 그럴 거면 외교부 장관 박진은 뭐하러 일본 외무상과 사전에 만난 것인가? 정부는 어떻게든 언론의 힘으로 이걸 포장하려 하겠지만 30분 동안 만나서 얻은 성과가 뭐가 있겠나? 아무리 봐도 빈 손 외교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한미정상회담은 그보다 더 심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과 만난 건 고작 '48초'였다. 그냥 얼굴 한 번 보고 환담한 것이 끝이었다.

우리 기업의 생존 문제가 달린 'IRA'를 해결하는 게 이번 회담의 목적이었을 것인데 그건 하나도 건드리지 못했다. 그래놓고 한미정상회담 홍보는 왜 그렇게 해댄 것인가? 더군다나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과 만난 이후 마이크가 꺼진 줄 알았는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해주면 바이든(대통령)이...."라고 욕설이 담긴 말을 해서 또 빈축을 샀다.

바이든이 언급된 걸로 보아 미국 국회를 지칭하는 것 같다는 게 중론이다. 어느 쪽이든 간에 그의 언어 습관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정부에 한 번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윤석열 정부는 왜 그토록 일본과 정상회담을 못해서 안달이었는가? 지금 일본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 어떤 행동을 실천한 바가 하나라도 있었나? 수출 규제를 푼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강제 징용된 한국인 근로자들과 성 착취를 한 위안부 문제 등에 어떠한 배상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한국 정부가 대법원에 압력을 넣어서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을 뒤집으라고 하는 판이다. 이런 일본의 요구가 삼권분립 침해인 건 둘째치고 과거사 청산에 전혀 의지가 없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그렇게 일본과 정상회담을 못해서 안달인 것인가? 피해자인 우리가 가해자인 일본에 만나달라고 졸라대는 게 얼마나 치욕스러운 모습인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과연 알고는 있는가? 그렇게 기껏 만나달라고 졸라대면 뭐하나? 일본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데 말이다. 일본에 절대 기죽지 않고 맞섰던 문재인 정부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 윤석열 정부는 비굴함 그 자체다. 

앞으로 윤석열 정부 임기 동안 일본은 계속해서 우리를 가지고 놀 것이다. 이번 30분짜리 약식 회담은 그 첫 시범타다. 

UN 총회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행동은 참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UN 총회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의 연설 자리에서 ‘자유’만 21번이나 외쳤다. 

그저 할 줄 아는 단어가 ‘자유’밖에 없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이번 UN 총회의 주제는 환경과 전염병 그리고 식량문제였다. 그런데 ‘자유’를 외치는 것이 과연 주제에 맞는 것인가? 이는 그저 공허한 메아리 같은 소리에 불과하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 내용은 ‘회원국에 자유확산을 권고’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같은 권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유엔헌장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논란이 예상된다. 

참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샌다는 느낌밖에 안 든다. 그의 사고방식은 정말 냉전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군대도 안 갔다오신 양반이 왜 그렇게 사고방식은 냉전시대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UN 총회에 참석한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는 본인의 연설 자리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는 회담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일본은 평양선언에 따라 납북자 문제와 핵, 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북한과 수교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일본이 뜬금없이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려는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이 이 문제에 소외되어 있다는 것이다. 과거 북한이 한국을 통하지 않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을 구사한 바 있는데 이젠 그의 또 다른 버전인 ‘통일봉남(通日封南)’을 당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문재인 정부 시절에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우리가 중간에서 징검다리를 놓아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즉, 한반도 문제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시도 중 하나였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부의 꼴은 뭔가? 북일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는데 중재자 역할은커녕 완전히 뒷방 늙은이마냥 소외되어 있지 않은가? 만약 북일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그것이 열리는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한 일은 아무 것도 없게 된다. 부끄럽지도 않은가?

주류 언론들 대다수는 있지도 않은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어떻게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며 꾸며대기 바쁘다. 정부보다도 언론들 당신들이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당신들 때문에 정부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헤매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그렇게 말 장난으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소식도 바로 그 날에 알 수 있는 시대다. 주류 언론들은 더 이상 국민을 속이지 말라. 아울러 정부도 더 이상 속이지 말라.

끝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도대체 당신이 미국으로 간 까닭은 무엇인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보다 당신이 미국으로 간 까닭이 무엇인지가 필자는 더 궁금하다. 아무 것도 얻은 게 없는 빈손 외교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정말 억장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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