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2일(현지시각) 윤석열 대통령의 '쌍욕’ 논란과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미 의회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야당 의원들에게 한 말이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쌍욕’을 인정하면서도 대상을 ‘바이든’이나 ‘미 의회’가 아니라, 난데없이 우리나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화살을 돌려 덤터기 씌운 것이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을 다시 주워담으려고 하고 있다는 비판 속에, 김 홍보수석의 '궁색한 해명'이 되레 화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수석은 사건 발생 후 하루가 지난 이날 뒤늦은 브리핑을 통해 180도 다른 전혀 뜬금 없는 쪽으로 방향전환을 꾀했다. 대통령 홍보수석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한 윤 대통령의 욕설을 제 입맛대로 마사지한 것이다. 이른바 '날조'라는 의심을 받는 이유다.

이에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23일 “보다보다 대통령실의 이런 해명은 처음 본다. 마사지도 적당히 하셔야 이해가 가는데, 미국 의회 보다는 '한국 국회'가 만만한 것”이라며 ”윤석열은 한국과 미국 시민 앞에 나서서 자신의 욕설에 대해, 대통령실의 거짓 해명에 자신이 개입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소리쳤다.
앞서 김 수석은 "(대통령 발언에서) 미국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며 "윤 대통령은 미국에 저개발국가 질병 퇴치를 위한 1억 달러의 공여를 약속했으나,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 거대 야당이 이 같은 기조를 꺾고 국제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못할 것이라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박 장관이 야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답변했다”며 “지금 다시 한번 들어봐 달라.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이라고 돼 있다”고, 미국이 아닌 한국 야당이 쌍욕의 대상이었음을 거듭 밝혔다.
이에 박시영 전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며 “파렴치한 대통령, 아마추어 정권, 무능한 보수”라고 깔아뭉갰다.
김 수석이 전날 백브리핑을 통해 취재진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간추려보자.
-어제 발언은 우리 국회를 향해 했단 뜻인가?
▶그렇다.
-앞부분 ‘새끼들’은 맞고 뒤에 ‘바이든’은 아니다?
▶그것 들어보시면 바이든이라는 말이 없고.
-‘날리면’이라고 말했는데, 그럼 앞부분 ‘새끼들’은 맞고 뒤에 ‘날리면’이라는 건가?
▶그렇다.
-영문을 모르겠는데.
▶바이든이라고 말씀하실 이유가 없단 거죠. 왜냐면 미국은 현재의 민주당이 국회에서 여당이기 때문에 약속했던 60억달러를 공여하는 데서 문제가 생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논리상으로나, 아니면 그 당시 상황상으로나 그것을 바이든이라 미국이라 칭할 이유가 없는 거죠.
-윤 대통령에 직접 여쭙고 확인 받으신 건가?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입니다.
-많은 기자들이 다 들었는데, 아무리 들어도 바이든이던데.
▶그러니까 이거를… 거기 있던 기자님들께 특별히 언급하고자 함이 아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 대해선 저희가 충분히 시간이 오래 걸린 뒤에 말씀드리는 건 이만큼 말씀드릴 만큼 충분하게 저희가 검토작업 거쳐서 말씀을 드리는 거다.
-짜깁기, 왜곡은 누가했단 건가?
▶그 안의 맥락을 보면… 기자님한테 말드리는 게 아니에요. 기자가 정면으로 그렇게 생각하실 그런 게 아니다.
-말하셨잖아요?
▶컨텍스트를 보면 충분히 이 안에 진영싸움이 얼마나 있는지를 알게 된다.
-기자들이한건데, 저희가 짜깁기 왜곡?
▶기자님 얘기에 저희가 조치한 거 아님. 특별히 그러려고 했으면 어제 저희가 얘기했겠죠.
-바이든이 아니었다고 해도, 국회 향해 ‘이새끼’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입장 좀 나와야…
▶그러니까요. 보통 개인적으로 오가는 듯한 거친 표현에 대해 느끼시는 국민 우려 잘 듣고 알고 있다. 그리고 오늘 이 말씀드리는 서면 브리핑은 이 사안에 대해서 어제 여러 번 검토하고, 여러 번 저희가 이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기자들에게 말씀드릴 수 있는 확신이 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 선 것이다.
-국회에서 ‘이새끼들’은 우리 국회라는거죠?
▶미국 의회가 아니라는 거죠.
-한국 의회인가요?
▶예, 미국 의회가 아니니까요.
-‘바이든’과 ‘날리면’이 헷갈리게 들릴만한 건 아니잖나?
▶그렇다.
-근데 명확하게 대통령실 입장은 ‘날리면’이라고 하시는 거죠?
▶그렇다.
-대통령께 직접 여쭤본 건가, ‘날리면’이라고 하셨는지?
▶답변을 제가 드렸는데요. 오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오차라고 하는 게 ‘바이든’과 ‘날리면,’ 혹은 다른 말로 바이든이 아닌 말로는 오차가 굉장히 크잖아요. 그러니까 ‘바이든이냐 바이든이 아니냐’잖아요. 적어도 바이든이 아니라는 부분에 대해선 저희가 확신을 갖고 말드리는 거다.
-‘날리면’에 대해선 적어도 ‘바이든’보다 훨씬 더 강한?? 말씀하신 분에게 확인했다고 이해하면 되는 건가?
▶그럼요. 이 부분은 제가 직접 묻고, 그런 절차를 떠나서 이 부분을 따로 저희가 검증하는, 그 기억을 다시 따라가는 작업이 없이 이 이야기를 한다는 건 무리가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