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용산초 학부모 “모듈러 결사반대”… 학교용지 삭제 후유증?
대전 용산초 학부모 “모듈러 결사반대”… 학교용지 삭제 후유증?
27일 학부모 등 “모듈러 설치 중단, 분산배치안 수용하라”
대전교육청 “분산배치 사실상 불가, 모듈러 최적 방안”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2.09.27 14:33
  • 댓글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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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용산초 학부모 등이 모듈러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27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용산초 학부모 등이 모듈러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지난 2020년 대전시교육청의 초등학교 용지 삭제로 논란이 됐던 대전 유성구 용산지구가 후유증에 휩싸일 것으로 우려된다.

학교용지는 다시 확보됐지만, 내년 4월 입주 예정인 호반써밋그랜드파크(호반써밋) 3500가구 자녀들이 신규학교 설립 전까지 용산초로 배정되면서 기존 용산초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

용산초를 포함한 관평초‧동화초‧배울초 등 인근 4개 학교에 호반써밋 입주예정자 자녀 1200여 명의 분산배치가 가능함에도, 시교육청은 모듈러교실(모듈러)을 고집하며 과밀학급을 유도한다는 게 학부모들이 반기를 든 이유다.

시교육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용산초를 제외한 나머지 3개교의 경우 초교 배정 기준인 1.5km를 넘어서는 반경에 위치해 분산배치가 사실상 불가하고, 따라서 모듈러 설치가 최적의 방안이라는 것이다.

용산초 모듈러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 학부모들은 27일 시교육청 앞에 모여 “모듈러 증설 즉각 중단”을 외쳤다.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 용산초가 수용하고 있는 학생은 450여 명이며, 호반써밋 입주 이후 용산초에 배정되는 학생 수는 1200여 명이다.

지난 4월 삭제된 학교용지가 재확보되긴 했지만, 학교 신설은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중투심) 등의 행정절차로 최대 4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호반써밋 단지 내 학교가 신설되기 전까지 호반써밋 아파트 아이들은 용산초에 다니게 된다.

문제는 시교육청은 기존 용산초 학생의 3배 가까운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용산초 옆 용산중 부지에 모듈러를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기존 용산초 학부모들이 이를 거세게 반대한다는 점이다.

27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용산초 학부모 등이 모듈러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27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용산초 학부모 등이 모듈러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비대위에 따르면 모듈러가 설치돼도 호반써밋 아이들은 6차선과 4차선 도로 두 번을 건너, 1km가 넘는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또 호반써밋 학생 70% 이상이 20분 이상을 걸어야 통학이 가능하다.

이 같은 이유로 호반써밋 학부모들은 차량으로 아이들을 통학시킬 것이고, 그렇게 되면 통학 시간에 500대 이상의 차량이 학교 주변으로 몰려 교통안전의 문제가 예상된다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다.

또 모듈러가 설치되면 과밀학급이 발생해 학습권‧안전권 침해가 우려되며, 향후 호반써밋 단지 내 학교 설립 시 철거될 모듈러를 생각하면 결국 150억 원 상당의 세금이 낭비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비대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용산초를 포함한 관평초‧동화초‧배울초 등 인근 4개 학교에 호반써밋 학생을 비균등 분산 배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대위 조사에 따르면 대덕테크노밸리 4개 초교에 여유 정원은 총 1300명이며, 용산지구에서 반경 1.1km 내에 위치해있다. 즉 호반써밋 신규 유입 학생 1200여 명의 수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용산초를 제외한 나머지 3개교는 유휴 교실이 없고 증축여건도 안될뿐더러, 초교 배정 기준 1.5km의 거리를 초과한다는 게 시교육청의 입장이다.

이처럼 비대위와 시교육청의 주장이 엇갈리며, 양측은 쉽사리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비대위는 이러한 시교육청의 행보에 대해, 중투심을 통과하기 위해 분산배치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인근 4개교에 분산배치가 충분히 가능하지만, 시교육청이 이를 부정하고 모듈러 설치를 추진하는 이유는 ‘중투심 통과’ 때문이다”라며 “분산배치 시 교육부에서 과밀이 해소됐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중투심 통과가 불투명하기에 이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용산초 학부모 98%는 모듈러 증설을 반대하고 있는데, 시교육청은 독단적이고 불합리한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며 “분산배치라는 대안이 있음에도 모듈러 증설을 강행하는 시교육청은 즉각 행위를 중단하고, 용산초 학부모 등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교육청도 관평초‧동화초‧배울초 분산배치가 가능한지 검토해봤으나, 세 학교는 중축할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고 초교 배정 기준 거리를 넘어가 (분산배치가) 어렵다”고 설명하며 “모듈러 설치와 중투심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호반써밋 아이들은 용산초에 배정되지 않으면 당장 내년 4월 입주 후 갈 수 있는 학교가 없다. 용산초 학부모님들의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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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거지? 2022-09-27 16:47:00
왜 이기적이란 소릴 들어야되죠? 행정착오와 그 영향으로 가만히 잘 지내고 있던 아이들 공사판에 판자교실에 지내게 생겼는데요? 피해자가 가해자 되는 건 한순간이네요 댓글로 이렇게 호반 입주민들과 이간질시켜 괜한 사람들 가해자 만드는 짓 그만합시다! 교육하셨다는 교육청분들은 도대체 어디가 교육자 모습입니까? 내 자식들 안전한 곳에서 교육시키려고 이 아파트 골라서 학교 보내놨더니 뜬금없이 이런 일이 벌어져서 피해 호소하는게 어떻게 이기적인지 알 수가 없네요

모듈러반대 2022-09-27 16:49:52
어제 눈앞에서 현대아울렛 화재를 목격하였고 주변에 그곳에 근무하시는 분들을 다수 압니다. 남의일같지 않습니다.
정식건물의 화재도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거센불길이 5분만에 번집니다. 말이좋아 모듈러지 컨테이너 가건물 패널입니다. 불이 번지는 속도, 탈출의 어려움. 더이상 이야기 해야하나요? 모듈러를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안전 입니다

편가르기니 지역이기주의니 프레임을 씌우시는데, 문제의 본질은 호반 학교부지를 삭제한 교육청. 그리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위한 방안이라고 내놓은것이 모듈러인겁니다.

용산초학부모는 처음부터 이순간까지 모듈러반대 입니다. 편가르기 한 적 없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모듈러아닌 정식건물에서 생활하기를 바라는 겁니다.

현대아울렛 불 난거 보고도 2022-09-27 16:55:36
컨테이너교실에 애들 몰아 넣을 생각이 든답니까? 어느 부모가요? 사고는 그렇게 쉽게 안 난다고요? 현대아울렛 구멍가게여서 이리 쉽게 인명재해사고 났나요?
정신은 제발 탁상공론하는 이기적인 교육청 공무원들! 차리세요! 제발!

행인 2022-09-27 16:58:04
교육청의 행정 실수로 인해 용산초 및 호반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용산초와 호반이 서로 분쟁을 하여 본질인 '교육청의 실수'가 이슈화 되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좋아할까요? 서로서로 칼을 겨눌 것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인 초등학교 부지 취소에 따른 교육청의 확실한 대책과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행인 2022-09-27 16:42:33
분산배치는 교육청에서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그리고, 분산배치가 가능하도록 허용하더라도 학교에 대한 선택은 호반 아이들이 결정하면 됩니다. 초등학교 선택을 교육청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거든요. 다만, 교육청에서 분산배치를 허용해 주면 호반 아이들이 용산초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도 입학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니 호반 아이들(또는 부모들)에게 폭 넓은 선택권을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기사에서 보면 저 시위는 모듈러가 위험하니 모듈러 설치를 반대하는 시위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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