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조하준 시민기자] 국민의힘이 MBC를 향해 도를 넘은 린치를 가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은 MBC가 자막을 멋대로 왜곡해 마치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 의회를 향해 뒷담화를 깐 것처럼 몰았고 그로 인해 대통령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익을 훼손시켰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MBC 자막 조작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덮으려 하고 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힘은 법세련 대표를 지낸 서울시의원 이종배를 앞세워 박성제 사장과 보도 책임자 4명을 26일에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공모공동정범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참 가지가지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공무원인 대통령에 관한 사실 보도가 형법상 명예훼손죄가 될 확률은 거의 없다. 이는 2011년에 있었던 PD 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관한 대법원 판례에서 명시된 것이다. 이는 진실한 사실이든 허위의 사실이든 그 모두를 막론한다. 업무방해죄는 아예 공무원의 업무가 배제되어 있다. 거기다 MBC 측의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던 것도 아니므로 공무집행방해죄도 성립될 수 없다. 정말 이종배 이 사람이 법을 제대로 공부하긴 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공무원에 대한 사실 보도가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려면 그 보도의 내용이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어야 한다. 해당 보도가 이에 해당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즉 UN 총회 중 발생한 해당 사건에 대한 여권의 고발은 대법원 판례들로 비춰볼 때 고발장만 낭비하는 무리수이고 MBC를 필두로 한 언론사들에 입 다물라는 으름장 외에 효과가 없다.

도대체 왜 자꾸 이러는 것인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입만 열면 ‘자유민주주의’를 달고 살았다. 하지만 정작 그들이 하는 짓은 자유민주주의와는 늘 유리되어 있었다. 지금 하는 것은 바로 언론통제라는 것이고 그건 북한이 즐겨 하는 짓이다. 이것이 자유민주주의라면 똥파리를 새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이 사건은 그렇게 파장이 커질 만한 사건도 아니었다. 대통령도 사람인 이상 욕을 할 수는 있다. 이로 인해 문제가 생겼으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을 했으면 국민들도 쿨하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어설프게 변명을 한 것을 시작으로 이젠 그걸 보도한 언론사를 걸고 넘어지고 있으니 문제가 커진 것이다.

그렇게도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인가? 그런 마인드라면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치인이란 국민의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공복이다. 공복이 주인에게 고개를 숙이는 걸 자존심 상해하면 왜 공복 노릇을 하려고 정치인이 되었나?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뼛속까지 엘리트주의에 젖어 있다는 증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현 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언론 장악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 시절엔 야당인 민주당이 18대 총선에서 대패하여 전국을 통틀어 81석밖에 얻지 못했기에 한나라당이 저렇게 막 나가도 그걸 제지할 힘이 없었다. 그 과정에서 KBS 사장인 정연주가 누명을 쓰고 해임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번 MBC 고발 사건도 그 때 이명박 정부 시절에 맛본 성공의 기억을 못 잊어서 또 그러는 것이다. 하지만 이젠 두 번 당하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 지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에서 졌어도 여전히 원내 제 1당이다. 이런 식으로 정부와 여당이 막 나가면 더 이상의 협치는 없을 것이고 언론들도 더 이상 윤석열 정부를 비호해주는 일이 없을 것이다.

28일 조원씨앤아이에서 스트레이트 뉴스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27.7%에 그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참고로 이 여론조사 기관도 알앤써치, ㈜여론조사공정, PNR 리서치처럼 꽤 보수적인 여론조사 기관이다. 그런 곳에서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부정평가는 무려 71.3%나 기록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이겠는가?

더 이상 MBC 때려잡기 쇼는 그만 벌이고 이번 해외 순방에서 빚어진 논란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외교 라인 쇄신부터 하라. 물론 이미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이제 와서 사과를 한다고 해도 돌아선 국민의 마음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과도 적절한 타이밍이 있는데 지금 정부와 여당은 그걸 한참 놓쳤다. 왜 지지율이 더 오르지 못하고 갈수록 바닥을 치는 것인지 한 번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 게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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