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기본이 안 된 대통령
[청년광장] 기본이 안 된 대통령
서민의 삶을 안 살아봤으니 민생을 모를 수밖에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9.30 11: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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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8일에 한국리서치에서 발표한 여론조사가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이 조사기관은 격주로 목요일에 발표하는 전국지표조사(NBS)에 참가하는 4개 여론조사 기관 중 하나이다.

한국리서치에서 조사한 윤석열의 직무수행평가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겨우 20%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에 부정평가는 무려 72%나 되어 3.6배나 더 높게 나왔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조사는 주요 헌법기관에 대한 역할수행 평가였는데 1년에 두 번씩 상반기에 한 번, 하반기에 한 번 이렇게 조사를 한다. 올해는 3월과 9월에 각각 실시를 했다. 올해 5월에 정권교체가 이뤄졌으므로 3월의 조사는 문재인 대통령에 관한 조사였고 이번 조사는 윤석열 대통령에 관한 조사인 셈이다. 그런데 결과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3월에 실시한 조사에선 대통령 역할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43%, 부정평가가 53%로 나타났다. 전술했다시피 이 결과는 지난 5월 9일에 퇴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과이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조사 결과가 아니다.

3월 조사는 3월 25일〜28일에 걸쳐 실시되었는데 임기 만료까지 불과 40일 남짓 남겨둔 말년의 대통령치고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9월 조사에선 긍정평가 20%, 부정평가 72%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는 전술했다시피 5월 10일에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과다. 이번 9월 조사는 9월 16일〜19일에 걸쳐 실시되었다.

보시다시피 취임하고 불과 140일 정도밖에 안 된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가 전임 대통령이 퇴임 40여 일 전에 기록한 결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쯤 되면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게 미스터리일 정도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임기 초반인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임자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지지율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일까? 필자가 봤을 때는 외신들이 지적한 대로 ‘기본부터 안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기본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중간은 간다는 속담처럼 임기 초반에는 그냥 기본적인 것만 충실히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어지간해서는 50% 이상은 받는다는 말이다. 74년 헌정 사상 최초로 임기 중 파면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 조차도 임기 초반엔 50〜6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애초에 충성도가 높은 콘크리트 지지층도 전임자인 문재인 대통령에 비해 그 두께가 얇은데다 기본적인 자세조차 미흡하니 이렇게 박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임기 초반에 20%대 지지율로 추락한 사람은 광우병 파동으로 홍역을 치렀던 이명박 전 대통령 밖에 없다. 그도 광우병 파동이 수그러든 이후에는 다시 50%대 지지율을 회복했다. 하지만 지금 윤석열 정부는 동시다발적으로 사건사고가 터지니 이명박 전 대통령 처럼 극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도 힘들것 같다.

29일에 윤석열 대통령은 보육문제를 의논하고자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어느 어린이집을 방문했다. 그 어린이집 교실엔 ‘아나바다 시장’이란 글씨가 크게 쓰여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일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마치 그 말을 처음 본다는 듯 어린이집 교사에게 “아나바다가 무슨 뜻이에요?”라고 질문을 했다.

참 충격적이었다. 지금 20대 이하 사람들에게는 저 단어가 생소할 수 있지만 필자 같은 30대 이상 사람들에겐 ‘아나바다’란 단어를 모를 수가 없다. 기억 한 편으로 치워놨어도 들으면 퍼뜩 그 뜻이 생각이 날 정도다.

‘아나바다’는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자.’를 앞 글자만 따서 만든 것이다. 이 ‘아나바다’ 운동은 1998년에 처음 전개된 것인데 전 해에 있었던 IMF 경제위기로 인해 전개된 것이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필자는 저 단어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기억이 있다.

본래 IMF 경제위기는 사실 기업들의 무분별한 차입 경영이 초래한 것이었다. IMF 경제위기의 시발점이 한보그룹 부도 사태가 아니었던가? 당시 한보그룹은 정경유착, 부정부패, 관치금융, 부동산 투기, 황제경영, 문어발식 확장 등 압축성장의 폐해를 적나라하고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표본과도 같은 기업이었다.

거기다 당시 문민정부 또한 정권 홍보 차원에서 외화를 대량으로 방출하는 짓을 해 외환위기에 크게 일조했다.

이렇듯 1997년 말에 터진 IMF 경제위기는 정부와 기업의 합작품이었다. 그러나 당시 문민정부와 언론들은 IMF 경제위기 책임을 국민들의 과소비로 전가했다. 당시 소득이 높아지자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급증했는데 해외에서 명품 쇼핑 등으로 흥청망청 외화를 소비하고 돌아오니 결국 외환위기를 초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교과서에서도 국민들의 과소비가 원인인 양 서술하기도 했다.

이렇게 정부와 언론들이 ‘국민들의 과소비’가 외환위기의 원인이라고 세뇌를 하니 국민들 스스로가 소비를 줄이자는 운동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아나바다 운동이다. 새 것을 사지 말고 예전에 샀던 걸 아껴쓰고 산 물건은 서로 나눠 쓰며 소비를 줄이고 또 서로 바꿔 써서 소비를 줄이며 함부로 버리지 말고 다시 써서 소비를 줄이자는 취지였다. 어떻게 보면 정부와 언론의 세뇌에 당한 당시 국민들의 무지가 낳은 산물이라 좀 씁쓸하기도 한 운동이다.

이렇게 1990년대 말 한국 경제의 암흑기를 겪었던 국민들은 누구나 다 기억하는 것인데 윤석열 대통령은 필자보다 나이가 2배 가까이 더 많으면서도 마치 처음 듣는다는 듯 말하고 있다. 혹시 그 시절에 해외에서 유학 중이기라도 했나? 필자가 알기로 윤석열 대통령은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안다. 농담으로 한 말이라고 하기엔 그의 표정이 정말 ‘아나바다’란 단어를 처음 듣는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는 그가 그만큼 민생에 대해서 무지하다는 걸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는 유한계층의 집안에서 자라 풍족한 생활을 했다. 사법고시를 8번이나 낙방하는 동안에도 그는 딱히 일이란 걸 한 적이 없었다.

만약 그가 노무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처럼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면 절대 저런 삶을 살 수가 없다. 그 두 사람은 막노동을 하면서 공부를 했던 사람들이다.

사법고시 자체가 굉장히 어렵기에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그래서 사시생이 집안에 있으면 부모들이 등골이 휘어가면서 지원을 해줬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한 두 번이다. 보통 예부터 고시 공부는 3번 이내에 합격하지 못하면 작파해야 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그것도 다 이 때문에 나온 것이다. 3번 이상 떨어지면 부모도 더 이상 지원을 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그 말이 나온 것이다.

하물며 윤석열 대통령은 무려 8번이나 미역국을 드신 양반이다. 그런데도 노무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처럼 막노동판을 뛰어가며 고시 공부를 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없다. 이는 그의 집안이 그가 고시 공부를 9수까지 하는 동안에도 물적 지원을 할 수 있을 만큼 풍족한 집안이었다는 반증이다.

그런 집안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서민들의 삶을 과연 알겠는가? 그리고 그는 끝내 9수 끝에 사회 엘리트 계층으로 불리는 검사가 되었다. 그렇게 30여 년을 검사로 살았다.

평생에 해본 일이라고는 엘리트 계층인 검사 자리 하나 뿐인 사람이 서민들의 삶에 대해 뭘 알겠는가? 그런 삶을 살았다 보니 엘리트주의가 몸에 아주 깊숙이 배어 있다.

국민들의 공복인 것이 대통령인데 그는 아직도 검사 티를 벗지 못해 여전히 국민들 앞에서 거만하게 목에 힘을 빳빳이 주고 있다. 엘리트들은 지는 법을 모른다. 늘 이기는 삶만 살았기에 지는 것을 모르고 그걸 두려워한다.

하지만 정치는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공복인 대통령은 국민들 앞에선 져줄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그게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외신들조차도 그를 향해 ‘기본이 안 되었다’고 평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 위에서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섬기는 존재이다. 국왕은 즉위하면 자신이 양위를 하거나 혹은 죽을 때까지 왕으로 있지만 대통령은 임기 동안에만 대통령 노릇을 할 수 있을 뿐이다.

또 국왕은 왕가의 핏줄을 타고 나야만 할 수 있지만 대통령은 핏줄과 관계 없이 여건만 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이 기본적인 차이를 과연 윤석열 대통령은 알고 있을까? 이젠 이런 의심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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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2022-10-02 09:42:57
서민 살아본게 아파트 가격을 안드로메다 까지
밀어 올리나요 구차하게 핑계나 안대면 밉지나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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